김천성은 말이 끝나자, 곧바로 아우라 전체가 변하더니 축 처진 노인에서 타인의 생사를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가 된 듯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모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것이 바로 일언일행으로 사람의 심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종자의 무서운 점이다.“최 대가, 너의 실력 어디 한번 보여줘 봐.”김천성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고 그가 발로 수면을 힘차게 밟자 잔잔하던 호수가 갑자기 출렁거리기 시작했다.“쿵!”순간 한 줄기의 거대한 물기둥이 그의 뒤쪽에서 하늘높이로 솟아올랐는데 김천성이 한 손을 휘두르자 거대한 물기둥은 생명력을 얻은 듯 공중으로 더 솟구쳐 오르더니 방향을 바꿔 허공을 가르며 최서준을 향해 날아갔다.멀리에서 보면 호수 밑에서 솟아 나와 사납게 포효하는 용 한 마리 같았는데 그 안에 담긴 엄청난 충격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을 듯이 강렬했다.“이래서 무술 고수가 대단한 거네요 정말 너무 충격적이에요.”“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폭발력이 있는 거죠? 정말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네요.”“김천성의 공격을 최 대가가 받을 수 있을까요?”“...”옆에서 보고 있던 수많은 구경꾼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감탄과 공포에 휩싸였다.염부용, 우영원, 오영원 그리고 곽도훈은 모두 최서준에게 시선을 고정했고 과연 최서준이 김천성의 공격을 어떻게 받을지 궁금했다.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최서준은 여전히 한 손을 뒤로 하고 당황하지도 조급해하지도 않고 똑같이 원기를 모아 한 줄기의 거대한 물기둥을 만들었다.“쿵!”두 갈래의 거대한 물기둥은 마치 폭주하는 두 대의 기차처럼 커다란 굉음을 내며 공중에서 부딪혔다. 몇 초 후, 충격적인 폭발음과 함께 두 사람의 물기둥은 동시에 하늘에서 수많은 물방울로 변해 쏟아져 내렸다.“세상에, 저걸 받았어?”모두 눈앞의 광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최서준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제는 최 대가라고 불릴 만하다며 감탄했다.김천성은
구경꾼들이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밀려오는 충격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어머, 김천성이야. 김천성이 패한 거야?”“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김천성은 오래전부터 유명한 무술 종사인데!”모든 사람은 비참한 모습으로 후퇴하는 김천성과 한 손을 여전히 뒤로하고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예 최서준이 베테랑 무술 종사를 이겼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김천성은 겨우 똑바로 선 후 최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이 흔들이기 시작했다.“너 대체 뭐야?”무술 종사의 경지에서도 삼화취정과 오기조원에 따라 강자와 약자로 나뉜다.김천성은 수십 년 동안 수련하여 겨우 일화취정과 일기조원의 경지에 도달했고 이 정도면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젊은 청년에게 패하게 된 것이다.“나요? 당신을 죽일 사람이죠.”최서준은 여전히 한 손은 뒤로 하고 담담하게 말했다.“김천성, 기회를 줄 건데 지금 당장 여기서 조용히 꺼지면 죽이지는 않을게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당신은 여기에서 죽어야 할 겁니다.”“헛소리 집어치워!”김천성은 화가 나서 얼굴을 찡그렸다.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도망가면 대하 무술계에 소문이 퍼져서 체면이 구겨지는 건 물론이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최 대가, 당신이 악마에 근접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건 인정하네.”김천성이 심호흡하고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단순히 내경으로만 보면 확실히 자네가 나보다 강하긴 해.”김천성은 겉으로 최서준을 칭찬했지만 속으로는 살기가 거세차게 치솟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최서준은 젊은 나이에 무술 종사가 되었고 내경 또한 장난이 아니었기에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훗날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면 자기와 김씨 가문 전체가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오늘 반드시 죽여버려야 했다.“하지만 무술은 내경으로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야. 오늘 나의 진정한 실력이 뭔지 보여주
대구호수 밖에 SUV 한 대가 길가에 멈췄다.“아가씨, 대구호수에 도착했습니다.”운전기사가 뒷좌석 문을 열고 말했다.김지유는 차에서 내려 아무 생각 없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고마움을 표했다.“정말 고마워요.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이제부터 저 혼자서 찾아볼게요.”“아가씨, 저와 같이 찾아요. 홍 선생님께서 아가씨가 최 대가님을 만나기 전까지 안전하게 모시라고 하셨습니다.”운전기사가 말했다.“괜찮아요. 여기까지 함께 와주신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요. 이제 정말 괜찮아요.”김지유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경주시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 사람의 보호가 없었다면 어떻게 왔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어찌 보면 이 사람은 그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서 홍만세의 지시로 여기까지 동행해 주었기에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알았어요. 아가씨, 그럼 꼭 몸조심하세요.”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차를 타고 출발했다.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지유는 구슬이 두 개 남은 팔찌를 다시 꺼내보며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대구호수는 그녀가 신농각에서의 첫 코스로 찾은 곳이다. 비록 도담이 동생이 여기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구호수에서 우선 찾아보고 없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녀가 대구호수에 막 들어섰을 때 많은 사람이 겁에 질린 얼굴로 뛰어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어떤 사람은 어찌나 긴장했는지 쓰러지기도 했다.최서준과 김천성의 결투를 끝까지 지켜볼 용기가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전투 중에 혹여라도 본인들까지 다칠까 봐 걱정되는 사람들은 황급히 도망을 갔던 것이다.김지유의 옆을 지나가다가 쓰러진 한 청년이 일어서며 충고했다.“저 안에 싸움이 벌어졌으니 들어가지 말고 얼른 돌아가세요.”“싸움이요?”김지유는 놀랐다.‘여기는 관광구가 아닌가? 왜 싸움이 일어난 거지?’청년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게다가 보통 싸움이 아니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무술 고수들이 죽기 내기로 싸우고 있어요.
많은 구경꾼은 최서준의 상황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숨을 쉬며 아쉬워했다.우영원도 조급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용 씨, 이제 어떡해?”비록 최서준을 못마땅해했지만, 어찌 됐든 후지이 이츠키를 잡을 때 최서준이 몰래 도와줬기 때문에 그가 김천성의 손에 죽는 걸 지켜볼 수가 없었다.염부용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방법이 없어. 이건 무술 종사들의 싸움이야. 우리 둘은 일반 무술인이라 끼어들 수 없어. 그리고 우리가 현무의 신분을 밝혀봤자 김천성은 현무의 체면을 봐주지도 않을 거야.”우영원은 염부용의 말을 듣고 절망의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오윤정과 곽도훈도 불안감에 휩싸였고 오윤정은 호수 위에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두 손을 가슴 앞에 꼭 잡았다.“최서준 씨, 제발 이겨요. 비록 친한 사이도 아니고 오해도 있었지만 그래도 당신이 이기길 바라요!”“하하하!”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김천성은 꽁꽁 묶여있는 최서준을 비웃었다.“최 대가는 무슨. 이게 바로 나한테 도발한 결과야. 지금 기분 어때?”최서준은 이제 독 안에 든 쥐라는 생각에 김천성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 이 또한 그가 철문전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거였다. 아무리 무술 종사라고 해도 철문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고 최후의 결과는 원기가 소진되면서 폐인이 될 것이다.김천성은 최서준을 잡으면 곧바로 죽이지 않고 경주로 데려가서 많은 거물이 보는 앞에서 처형하겠다고 맹세했고 그래야만 자신의 위엄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김천성의 표정이 굳어버렸는데 최서준이 그가 보는 앞에서 아주 쉽게 철문전을 부숴버리고 그가 반응할 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김천성의 눈앞에 나타났다.“펑!”최서준은 망설임 없이 김천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차게 내리쳤다.김천성이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는데 그의 몸은 폭탄처럼 공중으로 튕겨 나가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추락했다.순식간에 대구호수 전체가 고요해졌다. 구경꾼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너무 놀라서 잠시 아
연이은 패배로 김천성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지금의 그는 최서준을 죽여서 체면을 되찾을 생각뿐이다.“용천둥!”김천성은 포효하며 온몸의 기운을 모두 오른쪽 손바닥에 모아 푸른 빛을 보이더니 마치 손에 천둥을 잡은 듯한 기세로 최서준을 향해 후려쳤다. 일반 사람들 눈에는 한 방 때린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수십 번 휘둘렀고 매번 손바닥의 힘은 강력하고 번개같이 빨라 천둥이 요동치는 듯했다.“용천둥은 김천성의 또 하나의 필살기인데 정말 조급했나 보네.”염부용의 동공이 격렬하게 수축하였다.“김천성을 이 정도까지 몰아붙였다는 건 오늘의 결과와 상관없이 최 대가는 이미 이긴 거야!”염부용은 심호흡하더니 눈에서 끝없는 감탄과 열광이 흘렀다.“오늘 이후 최 대가는 세상에 명성을 날리는 건 물론이고 최 대가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들 거야!”우영원은 염부용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최서준을 바라봤는데 눈에는 무한한 존경심이 가득했다.순식간에 수많은 강력한 힘을 실은 손바닥이 최서준을 삼켜버릴 듯 다가왔는데 호수 표면이 그 위력에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 같았다.최서준은 물 위를 밟고 꿋꿋이 선 채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김천성, 이것이 당신의 마지막 몸부림인가요? 제가 당신의 용천둥을 어떻게 부숴버리는지 똑똑히 봐요!”최서준이 말을 마치고 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주먹을 쥐자 물속에서 한 줄기의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물기둥은 최서준의 손에서 물검으로 변했고 겉보기에는 부드러웠지만 실제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힘을 갖고 있었다.“이 검의 이름은 단악검! 모든 귀신과 악을 없앨 거라는 뜻이지! 김천성 나 오늘 이 검으로 당신을 베어 도를 깨끗하게 할 것이야.”순간 검은 최서준의 손에서 한 마리의 용맹한 용처럼 뻗어나가더니 근처 100미터 이내에 검의 기운을 폭발시켰다.“쿵쿵쿵!”검의 기운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파괴되었는데 김천성의 수많은 용천둥도 모두 산산조각 나버렸다.절망에 빠진 김청성은 검이 번개처럼 멀리에서부
만약 언젠가 김천성이 그들을 찾아가서 복수를 한다면 아무리 최서준이라 해도 매번 막을 수 없었기에 오늘 김천성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김천성은 최서준이 이토록 냉정하게 거절할 줄은 몰랐던지 순식간에 포효했다.“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어디 그런 실력이 있는지 보자고.”“쓱!”김천성은 갑자기 자기의 가슴을 힘차게 내리치고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아까보다 2배는 더 빠른 속도로 멀리 도망갔다.“혈둔술?”최서준의 눈빛이 번쩍하더니 발을 들어 우주 위를 밟는 듯 여운을 남기며 쫓아갔다.구천탑보라고 아주 심오한 발걸음이었다.“김천성이 도망쳤어요?”싸움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마주 봤다.“빨리 따라가 보자.”염부용과 우영원은 빠른 속도로 최서준을 쫓아 질주했다.그들은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서라도 결투의 결과를 꼭 알아야 했다....10여 분 후, 대구호수 남쪽에 있는 싱크홀 근처.김천성은 최서준의 주먹에 맞아 바닥에 떨어졌는데 심지어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냈다.“최 대가, 정말 오늘 한 사람은 죽어야 하는 거야?”김청성이 피투성이가 되어 힘겹게 일어서며 물었다.“내가 죽이려는 사람은 아무도 도망가지 못했어요.”최서준이 천천히 그의 앞에 내려왔다.“그래, 좋아!”김천성의 눈에는 분노의 광기가 이글거렸다.“그렇게 죽고 싶다면 어디 한번 해보자고.”그는 갑자기 복부를 깊게 움츠리고 입을 크게 벌려 격렬하게 빨아들이더니 큰 고래가 세상을 삼킨 듯 복부와 가슴이 급속히 부풀어 올랐고 마치 공기를 가득 채운 풍선 같았다.“젠장!”최서준은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후퇴하려 했다.“하하하, 우리 같이 죽자!”김천성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폭발했고 폭발하면서 뿜어져 나온 격렬한 기운이 최서준을 덮쳤다. 멀리에서 봤을 때 수십 개의 폭탄이 땅에 떨어지면서 폭발하는 것 같았고 폭발과 함께 땅이 진동하며 수많은 낙석이 싱크홀에 굴러떨어졌다.겨우 쫓아온 염부용이 다급하게 외쳤다.“최서준 씨!”염부용과 우영원이 현장에 도착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우영원이 잽싸게 쓰러지는 김지유를 붙잡으며 염부용에게 물었다.“이 여자는 누구야?”“나도 몰라.”염부용은 김지유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최서준 씨를 걱정하는 걸 봐서는 최서준 씨의 여자 친구 같은데.”‘최서준의 여자 친구?’우영원은 여자 친구라는 말에 김지유를 몇 번 더 쳐다보더니 자기보다 더 예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우영원의 시선이 김지유의 두 손에 닿는 순간 놀라서 소리쳤다.“부용 씨, 이 여자 손을 봐.”염부용이 황급히 달려가 살펴보니 김지유의 손은 온통 피투성이였는데 손톱은 모두 부러지고 지금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여기까지 기어 왔나 봐, 그러니 손톱이 끊어지고 손도 이 정도로 상처 입었지.”우영원이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여자야. 얼마나 절박했으면, 최 대가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거야?”“우선 치료부터 해주자, 아니면 나중에 손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염부용은 고개를 저으며 옷을 벗어 바닥에 펴고 우영원에게 김지유를 눕히라고 했다. 그러고는 늘 몸에 가지고 다니는 작은 약상자에서 현무에서 비장의 치료 약을 꺼내 김지유를 치료했다. 그리고 일부 은밀한 부위는 등을 돌리고 같은 여자인 우영원에게 맡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지유가 천천히 깨어나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누군가의 손에 잡혔다.“몸에 상처가 있으니 움직이지 말아요.”김지유는 그제야 멋지고 예쁜 여자가 자기와 말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의 기억이 맞는다면 최서준이 사고 났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김지유는 자기의 손가락이 거즈에 감겨 있고 예전처럼 아프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감사합니다.”“별말씀요.”우영원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당신은 이렇게 다쳤으면서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김지유의 아름다운 눈빛이 어두워졌다.“방금 최 대가가 어떻게 됐다고 하셨죠?”우영원과 염부용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염부용이 물었다.“당신은 최 대가와
“그게 가능할까요?”김지유는 눈앞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싱크홀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최소 수천 미터는 될 것 같은 깊이에 사람은 물론이고 큰 바위가 떨어져도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염부용이 다가와서 말했다.“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서준 대가님은 일반 사람과 달리 무술 종사잖아요.”그의 말에 김지유는 흠칫하더니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을 보았다.“정말요?”그녀의 눈에 희망의 불꽃이 다시 타올랐다.우영원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힘내요. 지원 요청을 이미 보냈으니 지원팀이 올 겁니다.”“지원팀은 언제쯤 도착하나요?”김지유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우영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많은 장비를 비행기로 옮길 수 없어서 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아마 최소 4시간은 걸릴 거예요.”‘4시간...’김지유의 마음속에 타오르던 희망이 다시 꺼졌다. 4시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할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지금과 같은 위급한 시기에 1분이라도 지체하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만약 최서준이 크게 다쳤는데 조치가 되지 않으면…순간 김지유의 머릿속에 수많은 무서운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그때 문득 염부용 뒤에 짊어진 등산용 로프 다발을 보더니 김지유는 눈을 반짝이면서 결심했다.“그 등산용 로프 다발을 빌려주실 수 있어요?”“내려가시려고요?”염부용은 안색이 급변하더니 단호하게 거절했다.“안 돼요. 그건 너무 위험해요.”“맞아요. 김지유 씨, 싱크홀이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아래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에 안 돼요. 그리고 이건 일반 암벽 등반에 사용하는 것이기에 이곳에 사용할 수 없어요. 게다가 부상까지 있잖아요.”우영원이 말렸지만 김지유는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로프 다발의 길이가 얼마나 되나요?”“약 1,500미터 정도예요.”염부용이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됐어요.”김지유는 잠깐 기뻐하더니 갑자기 콩알만한 눈물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