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이 호수 위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세상에, 저 젊은이도 고수였네요!”“그러니까요. 보통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정말 최 대가 맞나봐요!”“그 유명한 남양의 최 대가가 저렇게 젊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수면 위에 떠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모두 두피가 마비되는 것을 느낄 정도의 충격에 휩싸였다. 염부용 옆에 있는 우영원 등 사람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오윤정은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끼며 최서준을 바라볼 뿐이다.“최... 최서준 씨가 정... 정말...”염부용은 깊은숨을 내쉬더니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한 글자씩 말했다.“저분이 바로 최 대가에요!”그의 말에 곽도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저앉았다.‘저 자식이 정말 최 대가라고?’‘대체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곽도훈은 조금 전까지도 최서준을 촌놈으로 생각하며 무시하고 심지어 본인이 최서준의 제자라고 거짓말까지 했었기에 너무 부끄럽고 두려웠다.반면 옆에 있던 우영원은 저도 모르게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정... 정말로 최 대가였어?”오윤정은 자기가 그토록 경멸했던 사람이 바로 그녀가 우러러보며 존경했던 최 대가라는 걸 알고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마음속으로 끝없이 후회했다. 그녀는 공항에서 최서준을 처음 봤을 때 사촌 언니의 가난한 친척이 자기 가문에 빌붙으러 왔다고 생각했고 나중에는 최서준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고 착각하며 최서준을 조롱했었다. 최근에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더니 오윤정은 부끄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잔잔한 대구호수 수면 위.김천성은 멀리 떨어져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그래, 네가 바로 그 최 대가구나!”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음을 자초하는 젊은이라고 생각했던 최서준이 물을 밟고 서있는 모습을 보고 최 대가라는 걸 믿었다. 물을 밟고 설 수 있는 건 무술 종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최서준이 20대 초반에 불과해 보이
김천성은 말이 끝나자, 곧바로 아우라 전체가 변하더니 축 처진 노인에서 타인의 생사를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가 된 듯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모두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것이 바로 일언일행으로 사람의 심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종자의 무서운 점이다.“최 대가, 너의 실력 어디 한번 보여줘 봐.”김천성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고 그가 발로 수면을 힘차게 밟자 잔잔하던 호수가 갑자기 출렁거리기 시작했다.“쿵!”순간 한 줄기의 거대한 물기둥이 그의 뒤쪽에서 하늘높이로 솟아올랐는데 김천성이 한 손을 휘두르자 거대한 물기둥은 생명력을 얻은 듯 공중으로 더 솟구쳐 오르더니 방향을 바꿔 허공을 가르며 최서준을 향해 날아갔다.멀리에서 보면 호수 밑에서 솟아 나와 사납게 포효하는 용 한 마리 같았는데 그 안에 담긴 엄청난 충격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을 듯이 강렬했다.“이래서 무술 고수가 대단한 거네요 정말 너무 충격적이에요.”“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폭발력이 있는 거죠? 정말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네요.”“김천성의 공격을 최 대가가 받을 수 있을까요?”“...”옆에서 보고 있던 수많은 구경꾼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감탄과 공포에 휩싸였다.염부용, 우영원, 오영원 그리고 곽도훈은 모두 최서준에게 시선을 고정했고 과연 최서준이 김천성의 공격을 어떻게 받을지 궁금했다.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최서준은 여전히 한 손을 뒤로 하고 당황하지도 조급해하지도 않고 똑같이 원기를 모아 한 줄기의 거대한 물기둥을 만들었다.“쿵!”두 갈래의 거대한 물기둥은 마치 폭주하는 두 대의 기차처럼 커다란 굉음을 내며 공중에서 부딪혔다. 몇 초 후, 충격적인 폭발음과 함께 두 사람의 물기둥은 동시에 하늘에서 수많은 물방울로 변해 쏟아져 내렸다.“세상에, 저걸 받았어?”모두 눈앞의 광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최서준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제는 최 대가라고 불릴 만하다며 감탄했다.김천성은
구경꾼들이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밀려오는 충격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어머, 김천성이야. 김천성이 패한 거야?”“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김천성은 오래전부터 유명한 무술 종사인데!”모든 사람은 비참한 모습으로 후퇴하는 김천성과 한 손을 여전히 뒤로하고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충격에 휩싸였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신예 최서준이 베테랑 무술 종사를 이겼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김천성은 겨우 똑바로 선 후 최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이 흔들이기 시작했다.“너 대체 뭐야?”무술 종사의 경지에서도 삼화취정과 오기조원에 따라 강자와 약자로 나뉜다.김천성은 수십 년 동안 수련하여 겨우 일화취정과 일기조원의 경지에 도달했고 이 정도면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젊은 청년에게 패하게 된 것이다.“나요? 당신을 죽일 사람이죠.”최서준은 여전히 한 손은 뒤로 하고 담담하게 말했다.“김천성, 기회를 줄 건데 지금 당장 여기서 조용히 꺼지면 죽이지는 않을게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당신은 여기에서 죽어야 할 겁니다.”“헛소리 집어치워!”김천성은 화가 나서 얼굴을 찡그렸다.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도망가면 대하 무술계에 소문이 퍼져서 체면이 구겨지는 건 물론이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최 대가, 당신이 악마에 근접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건 인정하네.”김천성이 심호흡하고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단순히 내경으로만 보면 확실히 자네가 나보다 강하긴 해.”김천성은 겉으로 최서준을 칭찬했지만 속으로는 살기가 거세차게 치솟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최서준은 젊은 나이에 무술 종사가 되었고 내경 또한 장난이 아니었기에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만약 훗날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면 자기와 김씨 가문 전체가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오늘 반드시 죽여버려야 했다.“하지만 무술은 내경으로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 것이 아니야. 오늘 나의 진정한 실력이 뭔지 보여주
대구호수 밖에 SUV 한 대가 길가에 멈췄다.“아가씨, 대구호수에 도착했습니다.”운전기사가 뒷좌석 문을 열고 말했다.김지유는 차에서 내려 아무 생각 없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고마움을 표했다.“정말 고마워요.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이제부터 저 혼자서 찾아볼게요.”“아가씨, 저와 같이 찾아요. 홍 선생님께서 아가씨가 최 대가님을 만나기 전까지 안전하게 모시라고 하셨습니다.”운전기사가 말했다.“괜찮아요. 여기까지 함께 와주신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요. 이제 정말 괜찮아요.”김지유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경주시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 사람의 보호가 없었다면 어떻게 왔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어찌 보면 이 사람은 그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면서 홍만세의 지시로 여기까지 동행해 주었기에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알았어요. 아가씨, 그럼 꼭 몸조심하세요.”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차를 타고 출발했다.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지유는 구슬이 두 개 남은 팔찌를 다시 꺼내보며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대구호수는 그녀가 신농각에서의 첫 코스로 찾은 곳이다. 비록 도담이 동생이 여기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구호수에서 우선 찾아보고 없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녀가 대구호수에 막 들어섰을 때 많은 사람이 겁에 질린 얼굴로 뛰어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어떤 사람은 어찌나 긴장했는지 쓰러지기도 했다.최서준과 김천성의 결투를 끝까지 지켜볼 용기가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전투 중에 혹여라도 본인들까지 다칠까 봐 걱정되는 사람들은 황급히 도망을 갔던 것이다.김지유의 옆을 지나가다가 쓰러진 한 청년이 일어서며 충고했다.“저 안에 싸움이 벌어졌으니 들어가지 말고 얼른 돌아가세요.”“싸움이요?”김지유는 놀랐다.‘여기는 관광구가 아닌가? 왜 싸움이 일어난 거지?’청년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게다가 보통 싸움이 아니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무술 고수들이 죽기 내기로 싸우고 있어요.
많은 구경꾼은 최서준의 상황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숨을 쉬며 아쉬워했다.우영원도 조급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용 씨, 이제 어떡해?”비록 최서준을 못마땅해했지만, 어찌 됐든 후지이 이츠키를 잡을 때 최서준이 몰래 도와줬기 때문에 그가 김천성의 손에 죽는 걸 지켜볼 수가 없었다.염부용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방법이 없어. 이건 무술 종사들의 싸움이야. 우리 둘은 일반 무술인이라 끼어들 수 없어. 그리고 우리가 현무의 신분을 밝혀봤자 김천성은 현무의 체면을 봐주지도 않을 거야.”우영원은 염부용의 말을 듣고 절망의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오윤정과 곽도훈도 불안감에 휩싸였고 오윤정은 호수 위에 있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두 손을 가슴 앞에 꼭 잡았다.“최서준 씨, 제발 이겨요. 비록 친한 사이도 아니고 오해도 있었지만 그래도 당신이 이기길 바라요!”“하하하!”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김천성은 꽁꽁 묶여있는 최서준을 비웃었다.“최 대가는 무슨. 이게 바로 나한테 도발한 결과야. 지금 기분 어때?”최서준은 이제 독 안에 든 쥐라는 생각에 김천성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 이 또한 그가 철문전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거였다. 아무리 무술 종사라고 해도 철문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고 최후의 결과는 원기가 소진되면서 폐인이 될 것이다.김천성은 최서준을 잡으면 곧바로 죽이지 않고 경주로 데려가서 많은 거물이 보는 앞에서 처형하겠다고 맹세했고 그래야만 자신의 위엄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갑자기 김천성의 표정이 굳어버렸는데 최서준이 그가 보는 앞에서 아주 쉽게 철문전을 부숴버리고 그가 반응할 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김천성의 눈앞에 나타났다.“펑!”최서준은 망설임 없이 김천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차게 내리쳤다.김천성이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는데 그의 몸은 폭탄처럼 공중으로 튕겨 나가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추락했다.순식간에 대구호수 전체가 고요해졌다. 구경꾼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너무 놀라서 잠시 아
연이은 패배로 김천성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지금의 그는 최서준을 죽여서 체면을 되찾을 생각뿐이다.“용천둥!”김천성은 포효하며 온몸의 기운을 모두 오른쪽 손바닥에 모아 푸른 빛을 보이더니 마치 손에 천둥을 잡은 듯한 기세로 최서준을 향해 후려쳤다. 일반 사람들 눈에는 한 방 때린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수십 번 휘둘렀고 매번 손바닥의 힘은 강력하고 번개같이 빨라 천둥이 요동치는 듯했다.“용천둥은 김천성의 또 하나의 필살기인데 정말 조급했나 보네.”염부용의 동공이 격렬하게 수축하였다.“김천성을 이 정도까지 몰아붙였다는 건 오늘의 결과와 상관없이 최 대가는 이미 이긴 거야!”염부용은 심호흡하더니 눈에서 끝없는 감탄과 열광이 흘렀다.“오늘 이후 최 대가는 세상에 명성을 날리는 건 물론이고 최 대가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을 뒤흔들 거야!”우영원은 염부용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최서준을 바라봤는데 눈에는 무한한 존경심이 가득했다.순식간에 수많은 강력한 힘을 실은 손바닥이 최서준을 삼켜버릴 듯 다가왔는데 호수 표면이 그 위력에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 같았다.최서준은 물 위를 밟고 꿋꿋이 선 채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김천성, 이것이 당신의 마지막 몸부림인가요? 제가 당신의 용천둥을 어떻게 부숴버리는지 똑똑히 봐요!”최서준이 말을 마치고 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주먹을 쥐자 물속에서 한 줄기의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물기둥은 최서준의 손에서 물검으로 변했고 겉보기에는 부드러웠지만 실제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힘을 갖고 있었다.“이 검의 이름은 단악검! 모든 귀신과 악을 없앨 거라는 뜻이지! 김천성 나 오늘 이 검으로 당신을 베어 도를 깨끗하게 할 것이야.”순간 검은 최서준의 손에서 한 마리의 용맹한 용처럼 뻗어나가더니 근처 100미터 이내에 검의 기운을 폭발시켰다.“쿵쿵쿵!”검의 기운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파괴되었는데 김천성의 수많은 용천둥도 모두 산산조각 나버렸다.절망에 빠진 김청성은 검이 번개처럼 멀리에서부
만약 언젠가 김천성이 그들을 찾아가서 복수를 한다면 아무리 최서준이라 해도 매번 막을 수 없었기에 오늘 김천성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김천성은 최서준이 이토록 냉정하게 거절할 줄은 몰랐던지 순식간에 포효했다.“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어디 그런 실력이 있는지 보자고.”“쓱!”김천성은 갑자기 자기의 가슴을 힘차게 내리치고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아까보다 2배는 더 빠른 속도로 멀리 도망갔다.“혈둔술?”최서준의 눈빛이 번쩍하더니 발을 들어 우주 위를 밟는 듯 여운을 남기며 쫓아갔다.구천탑보라고 아주 심오한 발걸음이었다.“김천성이 도망쳤어요?”싸움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마주 봤다.“빨리 따라가 보자.”염부용과 우영원은 빠른 속도로 최서준을 쫓아 질주했다.그들은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서라도 결투의 결과를 꼭 알아야 했다....10여 분 후, 대구호수 남쪽에 있는 싱크홀 근처.김천성은 최서준의 주먹에 맞아 바닥에 떨어졌는데 심지어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냈다.“최 대가, 정말 오늘 한 사람은 죽어야 하는 거야?”김청성이 피투성이가 되어 힘겹게 일어서며 물었다.“내가 죽이려는 사람은 아무도 도망가지 못했어요.”최서준이 천천히 그의 앞에 내려왔다.“그래, 좋아!”김천성의 눈에는 분노의 광기가 이글거렸다.“그렇게 죽고 싶다면 어디 한번 해보자고.”그는 갑자기 복부를 깊게 움츠리고 입을 크게 벌려 격렬하게 빨아들이더니 큰 고래가 세상을 삼킨 듯 복부와 가슴이 급속히 부풀어 올랐고 마치 공기를 가득 채운 풍선 같았다.“젠장!”최서준은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후퇴하려 했다.“하하하, 우리 같이 죽자!”김천성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폭발했고 폭발하면서 뿜어져 나온 격렬한 기운이 최서준을 덮쳤다. 멀리에서 봤을 때 수십 개의 폭탄이 땅에 떨어지면서 폭발하는 것 같았고 폭발과 함께 땅이 진동하며 수많은 낙석이 싱크홀에 굴러떨어졌다.겨우 쫓아온 염부용이 다급하게 외쳤다.“최서준 씨!”염부용과 우영원이 현장에 도착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우영원이 잽싸게 쓰러지는 김지유를 붙잡으며 염부용에게 물었다.“이 여자는 누구야?”“나도 몰라.”염부용은 김지유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최서준 씨를 걱정하는 걸 봐서는 최서준 씨의 여자 친구 같은데.”‘최서준의 여자 친구?’우영원은 여자 친구라는 말에 김지유를 몇 번 더 쳐다보더니 자기보다 더 예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우영원의 시선이 김지유의 두 손에 닿는 순간 놀라서 소리쳤다.“부용 씨, 이 여자 손을 봐.”염부용이 황급히 달려가 살펴보니 김지유의 손은 온통 피투성이였는데 손톱은 모두 부러지고 지금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여기까지 기어 왔나 봐, 그러니 손톱이 끊어지고 손도 이 정도로 상처 입었지.”우영원이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정말 대단한 여자야. 얼마나 절박했으면, 최 대가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거야?”“우선 치료부터 해주자, 아니면 나중에 손을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염부용은 고개를 저으며 옷을 벗어 바닥에 펴고 우영원에게 김지유를 눕히라고 했다. 그러고는 늘 몸에 가지고 다니는 작은 약상자에서 현무에서 비장의 치료 약을 꺼내 김지유를 치료했다. 그리고 일부 은밀한 부위는 등을 돌리고 같은 여자인 우영원에게 맡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지유가 천천히 깨어나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누군가의 손에 잡혔다.“몸에 상처가 있으니 움직이지 말아요.”김지유는 그제야 멋지고 예쁜 여자가 자기와 말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의 기억이 맞는다면 최서준이 사고 났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김지유는 자기의 손가락이 거즈에 감겨 있고 예전처럼 아프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감사합니다.”“별말씀요.”우영원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당신은 이렇게 다쳤으면서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김지유의 아름다운 눈빛이 어두워졌다.“방금 최 대가가 어떻게 됐다고 하셨죠?”우영원과 염부용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염부용이 물었다.“당신은 최 대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