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딸꾹질하면서 방안을 둘러보다가 김지유를 보더니 눈빛이 달라졌다.“최상급이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아가씨 나랑 같이 가자. 얼마를 원하든 다 줄게.”“이봐요. 자중하세요.”석 대표가 김지유의 앞에 나섰다.“퍽!”청년은 석 대표의 뺨을 때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너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꺼져!”“당신...”석 대표가 화를 내며 손을 휘두르려고 하자 곧바로 청년의 부하에게 제압당했다.청년은 김지유에게 덮쳐들며 말했다.“아가씨, 나랑 같이 가자.”“자중하세요. 저는 남자 친구가 있어요. 이름은 최서준이고요.”김지유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남자 친구는 개뿔!”청년은 경멸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부터 내가 당신 남자 친구야. 최서준인가 뭔가 하는 자식은 버려. 내가 그놈보다 만 배는 더 나을 거니까...”그는 말하면서 거만하게 앞으로 다가가서 김지유의 손을 잡으려 했다.“쾅!”김지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옆에 있는 와인병을 집어 들어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는데 순간 피가 흘러나왔다. 청년은 머리를 만져보고 온통 피라는 것을 깨닫고는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년, 감히 나를 쳐? 죽여버릴 거야!”그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김지유의 얼굴을 향해 내리치려던 순간, 옆에서 구경만 하던 경호원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제지했다.“도련님, 진정하세요!”경호원은 말하면서 청년이 뻗은 손을 잡았다.“장철아, 너 지금 무슨 짓이야? 저리 꺼지지 못해?”청년은 욕설을 퍼부었다.“도련님, 제가 이 아가씨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는데 제가 물어본 다음 혼내도 늦지 않잖아요.”장철이라고 하는 경호원이 웃으며 말했다.그러고는 몸을 돌려 김지유를 바라보며 물었다.“아가씨, 방금 남자 친구의 이름이 최서준이라고 하셨나요?”“네.”김지유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답했다.장철이 또 물었다.“조금 더 상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어디 사람이고, 나이는 어떻게 되었으며 어떻게 생겼는지, 혹은
홍만세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오자, 장철이가 서둘러 손을 뻗어 김지유를 소개했다.“홍 선생님, 이분이 바로 최 대가님의 여자 친구입니다.”그는 또 바닥에 쓰러져 있는 허씨 청년을 냉정하게 쳐다보며 말했다.“이 자식이 술을 마시고 이 방에 쳐들어와서 최 대가님의 여자 친구를 괴롭혔습니다.”허씨 청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홍만세는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 김지유에게 공손하게 물었다.“죄송한데, 존함이 어떻게 되세요?”“저는 김지유라고 합니다.”김지유가 대답했다.“김지유 씨, 걱정하지 마세요. 최 대가님의 친구이시니 이제 아무도 김지유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홍만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허씨 청년을 냉정하게 바라보았다.“허문, 너 이 자식아, 감히 나 홍만세의 귀한 손님을 건드려?”“웡!”허문은 겁에 질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홍 선생님, 오해입니다. 저는 저분이 최 대가님의 여자 친구인 줄을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홍만세가 냉정하게 명령을 내렸다.“이 자식 끌고 나가서 손발을 부러뜨리고 허동천에게 와서 잘못을 빌라고 전해, 그렇지 않으면 아들의 시체를 거두어야 할 거야.”“네, 알겠습니다!”몇 명의 표정이 흉악한 괴한이 허문을 향해 걸어가자 허문은 겁에 질려 필사적으로 애원했다.“홍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홍만세의 차가운 표정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곧이어 허문의 두 손, 두 발이 모두 부러지면서 비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홍만세의 신속하고 잔인한 일 처리에 김지유와 석 대표를 비롯한 모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홍만세가 정중하게 김지유에게 말했다.“김지유 씨, 단둘이 얘기할 수 있을까요?”하 대표는 즉시 눈치채고 석 대표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노래방 밖에서.하 대표는 밖으로 나오더니 그제야 긴 숨을 내쉬고 말했다.“방금 정말 무서워서 죽을 뻔했어요.”석 대표도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하 대표님,
지금도 여섯째 언니의 병을 치료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도담이 혼자였고 그녀는 막내 누나로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지유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홍 선생님, 방금 최서준 씨가 신농각에 갔다고 하셨죠?”홍만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최 대가님이 떠나실 때 신농각에 필요한 약재가 있다고 하셨습니다.”김지유는 이를 악물고 부탁했다.“홍 선생님,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요?”“말씀하세요. 저 홍만세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괜찮습니다.”홍만세가 웃으며 답했다.“저... 저도 신농각으로 가려는데 차량을 부탁해도 될까요?”김지유가 난감해하며 말하자, 홍만세는 순간 침묵했다. 그가 차량을 준비해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김지유가 혼자 길을 떠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중에 최서준이 돌아왔을 때 뭐라고 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하지만 김지유는 외유내강한 여자라 그가 도와주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반드시 신농각에 갈 것 같았다. 홍만세는 생각을 하다가 심호흡하고 말했다.“좋아요. 김지유 씨, 그러면 저의 부하 몇 명과 함께 가세요. 최 대가님을 찾기 전까지 김지유 씨를 보호해 줄 겁니다.”“네, 감사합니다.”김지유는 감격해하며 고마움을 표했다.홍만세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가장 믿음직한 부하 천산갑을 불러 몇 명을 더 데리고 김지유와 함께 출발하라고 했다.그와 같은 시각, 경주시의 제일 높은 산에는 오래된 도교의 사원이 있는데 그 안에는 도복을 입은 노인이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명상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머리 위에 녹색 후광이 흐르고 있었고 그 후광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응집되어 꽃 모양을 보였다. 분명한 건 노인은 현재 무술의 최고 경지인 삼화취정 오기조원에 거의 닿으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 중요한 순간에 밖에서 어린 도동과 외부인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김 선생님, 사부님은 현재 수련 중이어서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저 오늘 노조님 꼭 만나야 해요. 저의 아들이 살해되었어요. 어
신농각으로 향하는 택시 안의 분위기는 다소 침울했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 최서준을 보며 호기심에 물었다.“저기, 그쪽도 신농각에 여행 가는 거예요?”“그런 셈이죠. 두 분도 여행이에요?”최서준도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남자가 대답하기 전에 여인이 앞질러 투덜거렸다.“우리는 여행하러 가는 거 아니고 사람을 잡으러 가는 거예요.”“콜록, 콜록, 콜록...”남자는 다급하게 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그만하라고 눈치를 줬다. 그제야 여인은 실언했다는 것을 깨닫고 최서준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눈길을 다른 데로 돌렸다.최서준은 그들이 무언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걸 알았지만, 천영꽃 때문에 가는 것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도 최서준과 남자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두 사람의 이름도 알게 되었다. 남자는 염부용이고 여인은 우영원이라고 했다. 비록 두 사람이 잘 숨기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한눈에 두 사람 모두 무술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중 염부용은 다년간의 내경 수련자이고 우영원은 금방 내경 수련을 시작했다는 것도 눈치챘다.한 시간이 지나서 택시는 드디어 신농각에 도착했다.“여러분, 어디로 가실 거예요?”택시 기사가 물었다.“평천읍이요.”“평천읍이요.”최서준과 염부용이 동시에 대답했다.염부용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최 형, 우리 가는 길이 같네요.”“같다고? 저 자식 동기가 불순한 것 같은데 일부러 우리를 따라오는 거 아니야?”우영원은 최서준을 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저는 대구호수 보러 가는데 마침 평천읍과 제일 가까워서요.”최서준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구백호가 그에게 건네준 지도에서 천영꽃의 위치가 마침 대구호수에 있었기 때문이다.택시는 곧바로 평천읍에 도착했다. 신농각은 6개 읍과 2개 면이 있는데 평천읍이 바로 그중 하나였다. 세 사람은 요금을 내고 바로 차에서 내렸고 우영원은 최서준을 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떠났다. 멀지 않은 곳에 군용 지프차가 있었는데 그들을 데리러
“당신...”곽도훈은 어찌나 흥분했는지 할 말조차 잃었다.오윤정이 냉정하게 말했다.“최서준 씨, 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으니 포기해요. 제가 당신을 도와줬던 건 모두 사촌 언니 때문이에요.”그녀 역시 최서준이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윤정 씨 말 들었죠? 최서준 씨, 그러니까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빨리 포기해요.”곽도훈은 만족하며 큰소리로 웃었다. 그는 오윤정이 최서준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자기에게 기회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최서준은 오윤정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요즘 여자들은 모두 당신과 같이 자신감이 넘쳐요. 설마 당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면 모두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오윤정이 냉정하게 말했다.“당신이 뭐라고 하든 저와는 어울리지 않아요. 나 오윤정의 남자는 최 대가님 같은 전설적인 사람이어야 하거든요.”“최 대가?”최서준이 놀라며 되물었다.“맞아요!”오윤정은 얼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최 대가님은 신과 같은 존재에요. 최 대가님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죠. 아마 그분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없을 거예요.”최서준이 경주시에서 일으킨 살인 사건을 오윤정도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 소문을 듣는 순간, 최 대가와 같은 사람에게 시집갈 거라고 다짐했다.곽도훈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대놓고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자 기분이 씁쓸했다.오윤정이 갑자기 말을 바꿨다.“내가 왜 당신하고 이런 말을 하지? 당신 같은 평범한 사람은 최 대가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텐데 말이죠.”최서준은 오윤정의 태도가 우스웠지만 그녀와 다투고 싶지 않았는지 더 이상 두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최서준을 더 조롱하고 싶었던 곽도훈은 최서준의 모습을 보며 분노를 스스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관광버스가 멈춰서더니 이어서 기사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러분, 대구호수에 도착했습니다. 질서 있게 버스에서 내려서 유쾌한 관광을 하시길 바랍니다.”최서준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염부용이 안색이 변하며 황급히 말했다.“말해봐, 어떻게 하면 그 아이를 풀어줄 거야?”“간단해, 나를 그냥 보내줘.”후지이 이츠키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안 돼.”염부용이 고개를 저었다.첫째, 후지이 이츠키는 대하에서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 많은 죄를 범했다.둘째, 동영 사람은 신용을 지키지 않기로 소문이 났기에 그가 조건에 동의하더라도 아이를 죽일 게 분명했다.“그럼 이 아이를 그냥 죽어버릴까?”후지이 이츠키가 말하면서 아이를 죽이려고 하자 우영원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잠깐! 후지이 이츠키, 당신은 본인이 고귀한 동영 사람이라고 자칭하지 않았어? 그리고 숭고한 무사 정신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어린아이를 죽이겠다는 거야? 정말로 실력이 있다면 나를 인질로 잡고 그 아이는 풀어줘.”“영원아...”염부용이 말리려고 하자, 우영원이 계속 말했다.“후지이 이츠키, 설마 여자인 나를 무서워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지금 아예 그 자리에서 할복해고 당신의 천황께 속죄하시지? 당신은 남자가 아니라고!”“젠장, 그 입 닥치지 못해!”후지이 이츠키는 분노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눈동자마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좋아, 넌 이리로 오고 다른 사람들은 뒤로 물러서!”“좋아, 그렇게 할게.”우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염부용에게 눈짓을 하자, 염부용은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리며 아이의 어머니를 데리고 뒤로 물러서면서 다른 관광객들에게도 말했다.“여러분, 다 들으셨죠. 모두 협조하여 뒤로 100미터 물러서 주세요.”관광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섰다. 오윤정과 곽도훈도 예외없이 사람들과 같이 물러섰다.“도훈 씨, 최서준 씨는 뭐 하는 거야? 저기에서 움직이지 않아.”오윤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곽도훈은 최서준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저 자식 놀라서 제정신이 아닌가 봐. 역시 겁쟁이라니까.”염부용도 최서준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는데 여기에서 다시 만
수류탄이 바닥에 떨어지면 내부의 발사 핀이 튕기면서 폭발할 거고 반경 20미터 안으로 모두 피해를 보게 되는데 그중에는 염부용도 포함된다.위기 촉발의 순간, 갑자기 마른하늘에 강풍이 불더니 바닥에 떨어지려는 수류탄을 후지이 이츠키 뒤에 있는 호수로 날려 보냈다.“펑!”폭발 소리와 함께 호수 위에 거대한 물결이 솟구쳤다.“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후지이 이츠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분명 앞으로 던졌는데 어떻게 호수에서 폭발한 거지?’후지이 이츠키가 반응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자갈 몇 개가 날아와서 그의 팔다리 관절을 관통했다.“퍽!”후지이 이츠키는 꼼짝 못 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우영원은 즉시 특제 수갑을 그의 사지에 채우고 아이를 품에 안았다. 염부용이 앞으로 다가가 후지이 이츠키에게 물었다.“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나 승복 못해!”후지이 이츠키가 포효했다.“당신들은 몰래 무술 종사를 시켜 나를 기습공격 했잖아. 무술 종사만 아니면 당신들은 지금쯤 모두 나와 같이 천황폐하를 만났을 거야!”우영원이 격분하며 말했다.“무슨 헛소리야? 만약 무술 종사가 있었다면 당신을 진작에 잡았지, 왜 여기까지 와서 기습하겠어?”염부용이 그때 후지이 이츠키의 팔다리에서 피가 흐르는 걸 발견하고 의아해했다.후지이 이츠키는 팔다리 관절이 어떤 딴딴한 물건에 관통되어 반항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방금 후지이 이츠키가 던진 수류탄도 분명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는데 난데없는 바람이 불면서 호수에서 폭발했다. 염부용은 문뜩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영원아, 방금 무술 종사가 우리를 도와준 거 틀림없어.”우영원의 표정이 급변했다.“정말로 무술 종사가 우리를 도와준 거야? 대체 누구지?”염부용은 고개를 돌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최서준에게서 시선을 멈췄는데 몰래 그들을 도와준 무술 종사가 최서준 같았다.우영원이 염부용의 시선을 따라 보더니 그럴 수 없다는 듯 말했다.“부용 씨, 설마 저 자
최서준은 성결의 꽃이 눈앞에 나타나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천영꽃, 드디어 찾았다.”천영꽃은 성질이 차가워서 영기가 차가운 곳에서만 자라기에 오래된 샘 바닥이 그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적합한 장소였다. 그리고 최서준이 꽃에 핀 시점에 때마침 찾아온 것이다.천영꽃은 10년에 한 번 피는데 딱 3일만 피고 바로 시드며 심지어 뿌리까지 죽는다고 한다. 게다가 천영꽃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옮겨 심을 수 없기에 시중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물건이다.어찌 됐든 이제 천영꽃을 찾았으니 최아현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최서준은 망설이지 않고 준비해 온 옥 상자를 꺼내 천영꽃을 조심스럽게 넣었다. 이런 영물은 일반 용기에 담으면 영기가 빨리 사라져서 그 본연의 약효를 발효하지 못한다고 한다. 최서준은 주위를 살펴보더니 자기를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샘물 옆을 떠났다....10분 후, 최서준이 다시 대구호수 근처에 돌아오자 아까 모였던 사람들이 그대로 있었다. 곽도훈과 오윤정도 사람들과 같이 염부용과 우영원이 또 다른 두 명의 동영 사람을 붙잡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오윤정이 최서준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최서준 씨, 어디 다녀와요?”최서준이 대답하려고 하자 곽도훈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했다.“윤정 씨, 뭘 물어? 아까 놀라서 바지에 지린 걸 씻으러 다녀온 게 분명해.”오윤정은 곽도훈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최서준의 바지를 봤는데 천영꽃를 따다가 젖은 바짓가랑이를 보고 바로 믿었다.‘도훈 씨 말이 맞나보네. 정말로 놀라서 바지에 지렸나 봐.’오윤정은 스스로 생각에 잠겨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최서준에게 자기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겁쟁이가 달라붙으면 나중에 떼여내지도 못하고 힘들 것 같았다.최서준도 자기 바지가 젖은 것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귀찮은 듯 굳이 해명은 하지 않았다.그때, 염부용이 웃으며 다가왔다.“최서준 씨!”“염 형, 볼 일은 다 끝나셨어요?”최서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