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4화

홍만세는 김문걸을 상대하기 귀찮아하며 최서준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맨 앞자리에 앉은 한 노인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구 어르신, 이분이 제가 아까 추천해 드린 최 대가님입니다.”

휠체어를 탄 노인의 얼굴은 마치 숨을 쉬는 것조차 힘이 드는 듯 병적으로 창백했다.

그는 바로 고전약방의 주인이자 경주 약왕으로 불리며 이번 약재 경매의 경매인이기도 한 구백호였다.

구백호는 최서준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 어린 친구가 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해요?”

홍만세도 속으로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말했다.

“구 어르신, 최 대가가 의술을 좀 알고 있으니, 한번 시도해 보게 하십시오.”

홍만세는 또 앞으로 나가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최 대가님, 구 어르신의 병세를 이미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자신 있습니까?”

최서준이 입을 열려고 할 때 옆에서 있던 김문걸은 코웃음쳤다.

“구 어르신, 이 자식이 머리에 피도 안 말랐는데 어떻게 의술을 알겠습니까? 그에게 속지 마세요.”

“김 도령 말이 맞아요. 요즘에 대가를 사칭하는 사기꾼이 너무 많습니다. 홍만세, 당신이 연기하는 데 협조할 사람을 찾더라도 그럴듯한 사람을 찾아야지 애송이를 찾다니, 정말 백년혈삼을 갖고 싶어 미쳤네.”

왼편에 있던 얼굴에 문신한 웃통 벗은 남자가 경멸에 찬 얼굴로 말했다.

“귀면포, 지금 누가 사람 찾아서 연기한다고 하는 거야?”

홍만세가 버럭 화를 냈다.

그가 말하는 귀면포의 진짜 이름은 진포였다. 홍만세의 철천지원수이며 홍만세와 경주시 지하산업을 공동으로 나눠 가지고 있다.

“널 말했다, 왜? 인정 못 하겠으면 한번 붙을래?”

귀면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싸우려는 것을 보자 사람들은 좋은 구경거리가 생긴 듯 흥미진진했다.

“그만해요!”

구백호는 책상을 세게 내리치고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여러분, 오늘 저는 저를 치료해 달라고 부른 것이지 싸우라고 부른 게 아닙니다.”

“너희들 중 누가 영감한테 이런 체면을 안 주면 일찍 떠나거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