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 대사는 화를 냈다.“이 자식이, 곧 죽을 거 알면서도 큰소리를 쳐? 걱정하지 마. 원혼에게 온몸의 살을 갉아 먹히는 느낌을 경험하게 해줄 테니. 네가 죽으면 네 부하들이 영필을 넘겨주겠지.”그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검은 단지 위의 봉인을 떼어냈다. 스산한 바람과 함께 조금 전의 팔뚝 굵기의 검은 기체가 다시 한번 소리를 내며 나왔다.검은 기체는 공중에 뭉쳐서 뒤틀린 얼굴을 형성하여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미친 듯이 웃었다. “저게 또 나왔어!”이때 최우빈과 주동필, 주하은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들은 조규빈이 이 괴물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는 것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었다.“이것이 전설적인 양귀술인가? 정말 너무 무서워. 세상에 이런 게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귀신이야!”그리고 멀리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무서워했고, 겁먹은 사람들은 바지에 오줌을 싸고 몸이 떨었다.“아가야, 저 자의 살을 먹어라.”박윤 대사는 손을 뻗어 최서준을 가리키며 검은 기체에게 명령을 내렸다.기다리고 있던 검은 기체는 거친 소리를 내더니 곧바로 거대한 검은 뱀처럼 최서준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최서준은 한 손을 등 뒤로 하고 움직이지 않았다.“도련님, 빠, 빨리 피하세요.”최우빈은 너무 불안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그는 다가가서 최서준을 끌어당기고 싶었지만 사지가 심하게 떨리면서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그뿐만 아니라 주하은도 불안에 떨며 말했다.“서준 씨, 뛰어요! 얼른 도망쳐요!”“도망쳐? 어디로 도망칠 건데?”박윤 대사는 섬뜩하게 웃었다.“오늘 너희들은 모두 죽게 될 거야.”이때 갑자기 최서준은 한숨을 내쉬었다.박윤 대사는 최서준에게서 불과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검은 기체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녀석, 이제야 무서워하는구나? 안타깝지만 너무 늦었으니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소용없어.”옆에 있던 오주현도 최서준의 비참한 비명을 들은 듯 얼굴에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 “이 원혼이 정말 나를 겁먹게 할
그러나 두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보통 무술 수련자의 정혈은 아무리 강해도 몸의 경락과 혈관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기껏해야 원혼이 몸을 침범할 수 없게 막을 수만 있었다. 그러나 최서준은 방금 자신의 몸에 있는 정혈로 원혼을 죽였다. 이... 이것은 무술 종사만이 할 수 있는 단계였다.최서준은 정혈을 다시 자신의 몸으로 옮긴 후, 한 손을 등 뒤로 하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고작 그 실력으로 내게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 당신의 기술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 오늘 죽게 될 거야.”오주현은 이미 기절할 지경이었고, 최서준의 움직임을 보고는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박윤 대사는 최서준이 자신에게 살기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동공이 심하게 움츠러들었다. “이 녀석, 네가 먼저 강요한 거야!”그는 이를 악물고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단지를 들어 땅바닥에 힘차게 던졌다. 순식간에 아까 최서준이 소멸시켰던 것과 똑같은 검은 안개가 무수히 피어올랐다. 한눈에 봐도 수십 개는 되었다. 이때, 반경 100피트 이내에서 검은 안개가 춤을 추듯 돌아다니며 울부짖었고 주위에서 음산한 바람도 불었다. “귀신이야!”“안 돼... 오지 마!”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이런 장면을 보았겠는가. 사방에서 온갖 울음소리가 들렸다. 게다가 몇몇은 도망치려 했지만 검은 안개에 잡혀 순식간에 백골로 변해버렸다.“아!”도사 남훈은 비참한 비명을 지르며 갉아 먹힌 왼손을 가리고 땅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대사님, 저는 저들과 같은 편이 아니니 살려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맹세코 대사님의 개가 되겠습니다!”“너도 지옥에나 가!”박윤 대사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두 원혼에게 그를 산 채로 잡아먹으라고 명령했다.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던 구경꾼들은 자칫 잘못하면 불운을 당할 뻔했으니 끼어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최우빈과 주씨 가문은 끝났어.”“맞아요. 제 생각에 박윤 대사님은 사악한 수련자일 가능성이 높습
최서준이 외치자 마치 신의 명령을 들은 듯 번개가 내리쳤다.우르릉 쾅쾅. 순식간에 바람이 거세게 불며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구경꾼들은 황급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는데, 하늘 위에 먹구름이 모여들고 귀가 먹먹할 정도의 천둥소리가 났다.이 거대한 하늘의 힘 아래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저도 모르게 땅에 무릎을 꿇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이게 바로 대하 무술의 오천뢰술인가? 그런데 오천뢰술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지 않았나? 불가능해! 이건 절대 불가능해!”원래 잘난 체하던 박윤 대사의 얼굴이 급격히 변했다. 그는 마음속의 공포 때문에 뒤돌아서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곧바로 하늘에서 팔뚝 굵기의 벼락이 다섯 개나 내려와 바로 박윤 대사와 수많은 원혼을 쳤다.빠지직...“아아아악!”그 순간 땅이 흔들리고 번개 빛이 허공을 가득 채우자 원혼이 비참한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현장이 다시 고요해졌을 때 시야에 들어온 것은 검게 타버린 박윤 대사였다. 이 순간 천지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의 시선은 최서준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한 손을 등 뒤로 한 채 당당하게 서 있었고, 번개 빛에 비친 그의 모습은 마치 세상에 내려온 신과 같았다. 모두들 겁에 질려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한 채 몸만 심하게 떨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침묵은 마침내 충격받은 듯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의해 깨졌다. “세상에, 내... 내가 잘못 본 건 아니지? 정말 천둥을 불러서 박윤 대사를 죽였다고?”“누가 날 꼬집어 봐요. 내가 꿈을 꾸는 건지 아닌지 좀 보게요.”“최서준은 인간이야, 신이야? 천둥을 이용하는 능력까지 있다니!”“세상에 저렇게 실력이 강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아니, 믿을 수가 없어요.”모두들 정신을 차린 후, 놀라서 소리를 치거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자신이 목격한 광경을 믿지 못했다.최서준과 가장 가까이 있던 최우빈과 주동필, 주하은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돌멩이 하나가 날아와 그의 이마를 관통했다.“도련님.”최우빈은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방금 그는 죽을 뻔했다.“가자.”최서준은 고개를 살짝 흔들며 세 사람과 함께 떠났다.그들이 떠난 직후 수천 명의 사람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모든 것을 차단하고 방금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을 체포했다.주씨 가문과 최우빈이 불렀던 부하들이었다.남양의 두 최강 세력이 최서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손을 잡고 소식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모든 것을 차단했다....구전 센터 안에서 최아현은 전화를 끊은 후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역시 최 선생 대단해. 무술 수련에 강할 뿐만 아니라 술법까지 능숙하시네.”그녀는 눈알을 몇 번 굴리더니 바로 결심했다.“저런 사람은 반드시 끌어들여야 해. 그의 도움만 있으면 조씨 가문을 멸망시키는 건 일도 아니야!”최우빈과 주씨 가문이 힘을 합쳐 소식을 막았지만, 구전 골동품 센터 밖에서 있었던 일은 끝내 무서운 속도로 남양 전체에 퍼져나갔다.“뭐? 천둥을 소환해 원혼을 물리칠 수 있다고?”“사실이야. 내 처남의 여자 친구의 둘째 이모부의 친누나의 사위가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두 눈으로 직접 봤다고 했어...”“잠깐만, 잠깐만, 너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거 아니야? 지금 3202년인데 아직도 미신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평범한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는 피식 웃으며 전설 이야기로 생각했다.그러나 상류층의 주요 거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자연스럽게 구전 골동품 센터 사건에 대해 전해들었다.도사 남훈이 술법을 시전하는 모습, 소매에서 괴이한 바람이 불어와 수십 명의 사람들을 덮친 모습, 박윤 대사가 원혼을 풀어 대혼란을 일으킨 모습, 최서준이 천둥을 소환해 박윤 대사를 처치한 모습 등 모두...“조사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우빈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해 알아내야 해.”“이 사람은 수련계에서 온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니 어떻게든 친해져야 해.”“이런 인물은 정말 무
갑자기 조훈이 엄숙하게 소리쳤다.“조경한!”“가... 가주님, 저... 여기 있습니다.”조씨 가문의 집사 복장을 한 노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최 선생이라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냈어?”조훈은 빨개진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그러자 조경한은 몸을 떨더니 털썩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제가 무... 무능해서, 아...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너 스스로 무능한 걸 알면 가서 죽지 그래?”조훈은 사악하게 웃더니 의자 하나를 들어 올려 조경한을 미친 듯이 내리쳤다.조경한은 처음에는 비참하게 비명을 지르다가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더니 결국 맞아 죽고 말았다. 모두가 자신이 조경한처럼 될 까봐 두려워하고 있을 때, 조훈의 휴대폰이 울렸다.그가 전화를 받고 몇 초 지난 후 갑자기 소름 끼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하하하, 우리 조씨 가문 이제 살았네. 노조님의 첫 제자분이 내일 오후에 도착할 거야! 그분은 우리에게 미리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셨어. 도착하면 바로 주씨 가문을 멸망시키고 최 선생이라는 사람을 참수하여 남양 전체를 통일하실 거야!”그 말을 듣자 절망에 빠져 있던 많은 조씨 가문 사람들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주님, 육 선생님도 노조님의 제자이지만 죽... 죽었잖습니까... 노조님께 직접 나서달라고 부탁드리는 게 어떨까요...”그가 한 말은 마침 다른 사람들도 원하던 것이었다.조훈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히죽 웃었다.“노조님의 첫 제자분은 이미 통맥경 수련 단계에 들어갔고, 종사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췄어. 육주완 같은 쓰레기와는 비교할 수 없어. 걱정하지 마. 주씨 가문과 손잡은 최 선생은 노조님 첫 제자분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자신의 말에 사람들의 자신감이 회복된 것을 확인한 조훈은 즉시 명령을 내렸다.“당장 주씨 가문에 연락하여 내일 오후에 우리 조씨 가문이 그들과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해!”...돌아가는 길에.최우빈과 주동필, 주하은은 여전히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법종이야말로 진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죠.”최서준은 세 사람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법종은 또 산술, 의술, 운명술, 양술, 점술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통틀어 현학 5술이라고 하며, 여러분이 알고 있는 무술 의학, 점술과 운세, 심용 경혈법도 모두 이 다섯 가지에서 유래했어요.”이 말을 듣고 세 사람은 여기에 이렇게 많은 것이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멍해졌다.최우빈이 물었다.“도련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법종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습니까?”“이 문제는 매우 복잡해서 말해도 이해가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최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들도 일정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이 세상에 함부로 나타날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그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죠.”당시 최서준이 노인의 도움을 받고 수련을 위해 산으로 올라갔을 때도 비슷한 의심을 품었었다.그때 노인은 원기가 고갈되고 세상이 혼란스러워진다는 말로만 설명을 해주었다.몇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주동필이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끊자 그의 표정은 어두워졌다.“할아버지, 무슨 일이에요?”주하은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주동필은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말했다.“방금 조훈한테서 전화가 와서 우리 주씨 가문더러 내일 오후에 흑운진으로 가서 죽기 살기로 싸우자고 했어. 내일이면 조씨 가문과 우리 주씨 가문 중 하나는 멸망하겠지. 그리고 남양의 다른 세력들에게도 전투를 보러 오라고 초대했어!”“뭐요? 그 사람 미친 거 아니에요?”주하은은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표정이 변했다.주동필은 힘없이 말했다.“내가 생각해도 조훈은 정말 미친 것 같아. 우리 주씨 가문과 죽을 때까지 싸울 생각이라니.”이때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조씨 가문에서 결투를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고 말했습니까? 양쪽 가문의 사람들이 칼을 들고 싸움을 벌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그렇진 않을 거예요.”주동필은
주동필이 주하은을 데리고 떠난 후 최서준과 최우빈은 양 선생이 머물고 있는 민박집으로 향했다."넌 문 앞에 있어.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이지 마."최서준은 최우빈에게 지시한 뒤 민박집으로 들어갔다.빛을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양 선생은 자신의 방에 있었다. 특히 불을 보는 것을 무서워했다.최서준이 불을 켜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구석으로 가서 웅크렸다. 그녀는 이불로 자신을 감싸고는 벌벌 떨며 최서준을 바라보았다.예전보다 그녀의 정신 상태는 비록 좋아지지 않았지만, 옷은 깨끗했다. 안색도 많이 좋아진 듯했다."선생님, 겁내지 마세요. 도담이가 선생님을 치료해주러 왔어요."최서준은 선생님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그녀가 놀랄까 봐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먼저 위로해 줬다.양 선생님이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자 그는 더는 주저하지 않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부적을 꺼내 가볍게 그녀에게 던지면서 "임!"이라고 외쳤다.그가 임을 외치는 순간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공중에 띄워진 정신을 맑게 해주는 부적이 근거 없이 타오르다가 무수한 흰색 광점으로 변했다.이 광점들은 일부 양 선생님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일부는 타다남은 재가 되어 땅에 흩어졌다.그 순간 양 선생님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마치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았다.최서준은 창문 앞에 서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양 선생님."최서준이 그녀를 세 번째 불렀을 때 양 선생은 몸을 가볍게 떨더니 천천히 두 눈을 떴다.그녀는 먼저 망연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최서준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가 서서히 맑아졌다."당신은... 당신은?"그녀는 입술을 살짝 열고 다시 자신을 쳐다봤다."나... 내가 왜 여기에 있지?""양 선생님. 저예요, 도담이. 한성 보육원의 도담이예요."최서준이 감격을 참으며 말했다.양 선생님은 굳은 몸으로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자세히 살펴봤다."너... 네가 도담이라고?""네, 양 선생님. 저 도담이예요. 선생님..."최서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양 선생은 그를 몇 초 동안
"양 선생님, 안심하세요. 머지않아 조씨 가문이 곧 망할 거예요. 그 당시 보육원을 불태우는 데 참여했던 사람들을 단 한 명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최서준이 약속했다. 그의 말을 들은 양 선생님이 울먹거리며 말했다."착하구나. 선생님은 너의 능력이 비범하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을 먼저 중히 여겨야 해. 너의 인생은 아직 길어. 원한에 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원장 할아버지께서도 네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아 할 거야.""양 선생님, 전 할 수 있어요."최서준은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자신을 그녀의 눈높이에 맞추며 물었다."아 참, 양 선생님. 7명의 누나가 아직 살아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누나들의 행방을 알고 있나요?""나... 나도 몰라."양 선생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때 그 큰불 속에서 너를 내보낸 후, 나와 김지유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반드시 살아남지 못하리라 생각했었어. 결정적인 시간에 원장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정원에 마른 우물이 있으니 우물에 뛰어들라고 일깨워 주셨지. 그런데 우물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김지유와 다른 사람들을 우물에 뛰어들게 하니 자리가 없었어."그녀는 그때 그 상황을 떠올리기 싫은 듯 입을 꼭 다물었다."당시 불이 크게 번졌고 원장 할아버지께서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를 몸 밑에 깔고…. 산 채로 타 죽었어. 나는 요행으로 살아남았지만, 온몸에 화상을 입었지. 그리고 박씨 일가 사람들에게 잡혀 십여 년 동안 잡혀있었어."최서준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의 평정을 찾기가 어려웠다.죽음 앞에서 7명의 누나는 일제히 최서준에게 탈출의 기회를 주었었고 마찬가지고 원장 할아버지와 양 선생님도 7명의 누나에게 생존 기회를 주었다.모두 혈연관계가 없었지만, 서로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양 선생님조차도 7명의 누나의 행방을 몰랐지만, 최서준은 낙담하지 않았다.몇 년 동안 기다려 왔는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었다.최서준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말했다."양 선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