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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서민혁은 김지유와 눈을 마주치더니 미소를 지었다.

“조건은 따로 없어. 내가 주는 선물이야.”

김지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서민혁은 마음을 읽어내기라도 한 듯 말을 이었다.

“너한테 남자가 생긴 걸 알아. 그래서 나도 마음 접었어. 너한테 사심 같은 건 없단 뜻이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널 도와주면 미련도 안 남을 것 같았거든. 뭐, 정 고마우면 밥이라도 사든가. 위기부터 넘기고 나서 밥 한 끼 사줘.”

말을 들은 김지유는 예쁜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았다.

김지유는 마음이 흔들리더니 서민혁을 오해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서민혁이 말을 이었다.

“내 선물 거절하지 않을 거지? 너도 최선 다해서 지켜오던 김씨 집안 가업이 망하는 건 원하지 않잖아.”

그 말을 들은 김지유는 움찔했다.

김지유가 살아갈 동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도담이를 지키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할아버지가 임종 전에 남긴 유언을 들어주기 위해서이다.

김씨 집안의 명예를 되찾아야 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가볼게.”

시계를 보던 서민혁은 명함을 건넸다.

“내 연락처야. 잘 생각해 보고 나서 연락해.”

서민혁은 말을 마친 후 별장을 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례한 행동은 하나도 없었는데 젠틀한 신사 같았다.

명함을 받은 김지유는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심호흡하고는 계단을 올라갔는데 최서준의 방은 텅 비어있었다.

김지유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최서준이 정말로 화가 난 걸까.

그저 홧김에 소리를 지른 건데, 진정한 남자라면 용서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에 잠긴 김지유는 점점 짜증이 났다.

최서준이 흉금이 넓지 못해서 작은 일로 삐친 것인 줄 알았다.

또한 금방 할아버지를 잃고 나서 각종 시련을 홀로 겪어야 하니 숨이 턱턱 막혀왔다.

최서준에게 잠시나마 기댈 줄 알았다.

정신적으로라도 힘이 될 줄 알았는데 결국은 스스로 강해져야 했다.

침대에 누운 김지유는 눈물로 베개를 적셨다.

다음 날 아침.

최서준은 금방 만든 소환단을 들고서 주씨 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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