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부르는 최서준의 눈빛에 조병호는 온몸의 털마저 다 서버렸다.그는 마침내 두려워졌다.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지금 그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결정적인 순간, 그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남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어서 모든 쇠창살을 열고, 사람을 다 풀어버려!" 쾅쾅쾅!철장이 열리자, 맹수 같은 열여덟 명의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키가 190cm는 훌쩍 넘고 팔뚝은 최서준의 허벅지보다 더 굵은 것이 마치 거인 같은 사내들이었다.그들은 모두 조병호가 수년간 모은 일등 싸움꾼들로서, 그 누구든 1대10으로 이길 수 있다.“저 새끼를 죽이는 자에게 자유를 돌려주겠다, 그리고 현금 20만 원까지”조병호의 지시하에 현금으로 가득 찬 박스들은 이 열여덟 명의 건장한 사내 앞에 놓였다.“죽여버려!”열여덟 명의 사내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최서준을 향해 덮쳤다.‘이 자식 이번엔 안 되겠지?’모두가 황급히 최서준을 바라보며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최서준은 시종일관 변함없이 한 손은 뒤로 짊어지고 한 걸음 내디뎠다. 그러고는 가볍게 내뱉었다.“남아호걸은 적 앞에 겁내지 않는다!”“두려움 모르는 열혈남아의 피를 보라!”“남아의 호기가 가슴을 파고든다.!”“사나이는 일과 인을 양립할 수 없다!”그들은 이 상황을 보고 놀란 나머지 턱이 덜덜 떨렸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 녀석이 아직도 시를 읊다니.’“죽기 직전인데 시를 읊을 기분이 나냐?”조병호는 최서준을 한사코 바라보며 씩 웃었다.누군가 엉겁결에 비명을 질렀다.“아니, 이건 구성이가 쓴 '살인의 노래'잖아!”“세상에, 살기가 느껴져!”모두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한 건장한 몸집의 사내가 앞장서서 최서준의 명치를 향해 모래주머니만 한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갔다.“인마, 죽어!”최서준은 당황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손을 뻗어서는 상대의 머리로 내리쳤다.순간 그의 머리는 그대로 가슴팍에
그들은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눈앞에서 무자비하게 벌어지고 있는 살인 현장을 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놀라움과 충격, 심지어는 전율이 있었다. 그의 한걸음에 한 명씩 죽어 나갔다.진짜로 한걸음에 한 명씩 죽어 나갔다. 살신!이는 희대의 살신이었다.조씨 가문은 어쩌다가 이처럼 공포스러운 존재를 건드린 거지!조병호는 너무 놀란 나머지 바지에 소변을 지릴 지경이였다. 이 순간에야 그는 이 따위 녀석이 형님을 그토록 긴장하게 하는 이유를 알아챘다. 심지어 조씨 가문의 노조에서까지 특별히 사람을 보내 그를 상대했다.“아니야, 난 죽을 수 없어. 죽을 수 없단 말이야!”조병호는 속으로 미친 듯이 부르짖었다.“내가 바로 명성이 자자한 조씨 가문의 셋째야. 무상의 권력과 재부를 갖고 있다고! 난 아직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는데, 절대 죽을 수 없어!”“문산!”“어서 문산을 풀어라!”갑자기 그는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탕!”마지막 하나의 커다란 쇠창살이 열리며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찬 남자가 걸어 나왔다. “문산!”“문산!”그 순간 몰려섰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문산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더 없는 경외와 숭배로 가득 차 있었다. 문산은 이 지하 격투기장의 격투 왕으로서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져본 적 없이 백전백승이었다. 그의 손에 죽은 사람만 해도 백 명은 아니여도 팔십 명 정도는 되였다. 그가 나선다는 것은 곧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때문에 조병호는 거금을 들여 쇠사슬을 만들어 그의 팔다리를 묶었으며 견고하기 그지없는 쇠창살에 그를 가두었다. 조병호는 손을 뻗어 최서준을 가리키며 문산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문산, 저 새끼를 죽여버려. 무슨 조건이든 들어주마.”“난 이백만 원 더.”문산은 웃통을 벗은 채 느긋하게 말했다. “좋아, 이백만 원. 바로 계좌로 보낼게.”조병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딜!”곧 문산의 팔다리에 묶여있던 쇠사슬이 풀렸다. “탕.”문산이 발을 내디디자 땅 전
“왜 다들 죽기 전에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거지? 좀 신선한 건 없어?”그의 앞에 선 최서준은 고개를 젓더니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억지로 비틀어 뽑았다.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봉투 하나를 꺼내 그 안에 조병호의 머리를 넣은 뒤 훌쩍 떠났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장내의 사람들은 머리가 사라진 조병호의 시체와 피로 물든 바닥을 보았다.더는 참지 못한 그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사람들을 밀치며 도망치려 했고 어떤 이들은 벽을 붙잡고 토했다.격투기장 밖에서는 경찰차 한 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착했다.“빨리, 빨리빨리!”제복을 입은 윤희은이 차에서 내려 두 명의 부하를 데리고 격투기장 안으로 들이닥쳤다.그러다 문득 10걸음 정도 되는 거리 밖에 한 사람이 봉투 하나를 들고 걸어가는 걸 보았다.그가 들고 있는 봉투에서 핏물이 뚝뚝 흘러 아주 섬뜩했다.“탕!”윤희은은 서둘러 총을 꺼내 들어 하늘을 향해 공포탄을 쐈다. 윤희은이 큰 소리로 외쳤다.“거기 너! 지금 당장 멈춰 서!”윤희은의 등 뒤에 있던 두 사람은 그제야 최서준을 발견하고 총을 꺼내 그를 겨눴다.최서준은 담배를 문 채로 천천히 몸을 돌렸다. 가면 아래 숨겨진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가면을 쓰고 있군. 또 너야?”윤희은은 안색이 달라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들고 있는 건 뭐지?”“알고 싶어? 이걸 보면 겁을 먹을까 봐 걱정되는데.”최서준이 웃음을 터뜨리면서 봉투를 흔들거렸다.“움직이지 마!”윤희은은 그의 행동에 깜짝 놀라서 다급히 호통을 쳤다.“지금 손에 들고 있는 거 당장 내려놓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 뒤 무릎 꿇고 앉아!”그러나 최서준은 가만히 있었다.윤희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말했다.“말 반복하지 않을 거야. 감히 멋대로 움직이려 한다면 당장 총으로 쏴 죽이겠어!”말을 마친 뒤 윤희은은 조금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했다.“우리는 12년 전 한성 보육원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어. 네가 그들을 위해 복
윤희은이 말을 마치자마자 담배꽁초 하나가 아주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윤희은은 본능적으로 옆으로 피했고 뒤이어 귓가에서 총소리가 두 번 들렸다.그녀가 중심을 잡고 고개를 들었을 때, 최서준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빌어먹을, 그 자식 또 도망쳤어!”윤희은은 최서준이 서 있던 곳으로 걸어가서 발을 쿵쿵 굴렀다.그녀는 두 부하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조금 전에 총 쐈었지? 맞춘 것 같아?”두 사람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저희도 모르겠습니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요.”윤희은은 경악했다.조금 전 그들은 최서준과 기껏해야 10걸음 정도 되는 거리에 있었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도 탄환을 피해 도망칠 수 있다니, 얼마나 무시무시한 실력인가?윤희은은 갑자기 조금 전의 그 담배꽁초를 들었다. 그녀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걸렸다.“결국엔 증거를 남기고 갔네!”“감식반으로 가져가서 여기에 남겨진 DNA를 검사해 보라고 해. 최대한 빨리!”윤희은은 봉투를 하나 꺼내 그것을 담은 뒤 조심스럽게 부하에게 건넸다.뒤이어 그녀는 남은 부하 한 명을 데리고 함께 지하 격투기장으로 들어갔다.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마주했을 때, 강한 멘탈을 가진 두 사람도 등골이 오싹했다.윤희은은 울렁거림을 참으며 중얼거렸다.“조씨 집안도 참, 저런 미치광이를 건드렸으니 이제 곧 멸문당하겠네.”그녀는 피바다가 된 조씨 집안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하지만 윤희은은 직책이 있었고, 또 김지유라는 좋은 친구를 고려해야 했기에 최대한 빨리 최서준을 잡아야 했다.30분 뒤, 김지유는 잠결에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서 깼다.“지유야, 얼른 문 열어. 나 윤희은이야!”김지유는 서둘러 문을 열었다.“희은 언니, 무슨 일이에요?”살짝 창백해진 얼굴을 보니 뭔가 짐작 가는 바가 있는 듯했다.윤희은은 솔직히 얘기했다.“네가 그렇게 아끼던 도담이가 또 사람을 죽였어. 이번에는 조씨 집안의 셋째 조병호를 죽이고 그의 머리를 뜯어서 가져갔어.”
늦은 밤, 경찰차 한 대가 아주 빠른 속도로 남원 추모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윤희은과 김지유가 차에서 내려 곧장 추모 공원 안으로 들어갔고 마침내 외딴 묘비 앞에 도착했다. 그중 가운데 있는 묘비 앞에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역시 제사를 지내러 온 거였어!”윤희은의 시선이 잿더미에 고정되었다. 곧이어 그녀는 주위를 둘러봤다.“지유야, 여기서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거야. 지금 쫓아가도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윤희은은 몰래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가서 총을 빼냈다.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 윤희은은 김지유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미친 듯이 흙을 파헤치는 걸 보았다.손가락을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김지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땅을 파헤치자 피 칠갑이 된 사람 머리가 밖으로 드러났다.“조형우의 머리네!”윤희은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김지유는 입을 힘껏 틀어막은 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도담아, 난 알고 있었어. 네가 제일 먼저 원장 할아버지랑 다른 사람들을 보러 올 줄 알았다고.”“왜 날 기다려주지 않은 거야?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거야?”“왜 이렇게 바보 같아? 왜 혼자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는 거야? 왜 모든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냐고.”“누나가 별로 도움은 안 돼도, 그래도 난 널 지켜주고 싶어. 너 대신 죽으라고 해도 난 기꺼이 죽을 거야.”김지유는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윤희은은 최서준을 쫓아갈 생각이었지만 김지유의 모습에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저 멀찍이 떨어진 채로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켰다.김지유는 눈앞의 외로워 보이는 묘비를 바라보면서 흐느꼈다.“원장 할아버지, 그리고 옛 친구들아. 부디 나와 도담이가 하루빨리 만날 수 있게 도와줘.”윤희은은 김지유가 지나치게 슬퍼할까 봐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지유야, 내가 약속해. 넌 이제 곧 도담이를 볼 수 있을 거야.”“희은 언니, 나
“아니, 난 돌아가서 사건을 연구해야 해. 넌 일찍 쉬어.”윤희은은 고개를 젓더니 몸을 돌려 차를 타고 떠났다.김지유는 문을 닫은 뒤 최서준의 방 앞에 섰다.그녀는 먼저 문을 두드렸다.“최서준, 자?”아무런 대답도 없자 김지유는 결국 참지 못하고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러나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그 순간, 김지유는 왠지 모를 실망을 느꼈다.최서준이 돌아오지 않았다.이렇게 늦은 시간인데 말이다.왜 돌아오지 않은 걸까?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그런 생각이 들자 김지유는 깜짝 놀라서 최서준에게 전화했다.김지유는 알아채지 못했다. 그동안 최서준과 동거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말이다.갑자기 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남자는 평소에 말이 좀 안 통해서 그렇지, 김지유는 이미 그의 존재가 익숙해졌다.그녀가 막 통화 버튼을 눌렀을 때 아래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열렸다.최서준이 돌아온 것이다.김지유는 마음이 한결 놓였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녀는 최서준을 자세히 살펴보며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에 갔다 온 거야?”“친구랑 만나서 술 좀 마셨어. 미안.”최서준은 이미 핑계를 생각해 둔 상태였다.곧이어 그는 정장을 입은 김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금방 돌아온 거야?”“응, 회사에서 야근하다가 돌아왔어.”김지유는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대꾸했다.그녀는 도담이의 일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최서준이 놀랄까 봐서 말이다.그 외에도 도담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순간 최서준의 눈동자에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그래. 얼른 가서 씻고 일찍 쉬어.”최서준은 말을 마친 뒤 김지유가 대꾸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왠지 모르게 김지유는 오늘 저녁 최서준이 수상했다.어쩐지 그가 자신을 멀리하는 것 같았고 태도도 조금 냉담해진 것 같았다.그러나 김지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저 최서준이 취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김지유는 씻고 나서 침대에
이 순간, 그들은 경멸을 거두어들였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칼이 목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고, 언제든 본인의 머리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심지어 조씨 가문의 가주 조훈과 휠체어에 앉아있는 조명휘도 섬뜩함을 느꼈다.“형님, 이... 이제 어떡해야 합니까?”조씨 가문의 둘째 조천우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그는 아마 이곳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당황스럽고 두려울 것이다.넷째와 셋째가 죽었으니 다음은 그가 될지도 몰랐다.조훈의 안색은 한없이 어두웠다.그들은 이미 대외적으로 현상금까지 걸어 범인을 잡으려고 했다. 심지어 현상금은 끊임없이 올라갔다.그러나 범인을 잡기는커녕 소식조차 전혀 얻지 못했다.그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귀처럼 끈질겼다.이때 조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몸을 흠칫 떨더니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하하하!”전화를 끊은 뒤 조훈은 조금 전의 낙담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여러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조금 전에 노조의 제자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이제 곧 남양에 도착할 것이니 마중 나오라고 했습니다.”“뭐라고요? 노조의 제자가 도착했다고요?”“정말 잘 됐어요. 우리 조씨 집안에 희망이 생겼네요.”“...”사람들은 조금 전의 우울함을 잊은 채 얼굴에 흥분한 기색을 띠었다.노조는 조씨 집안의 신이었다.그의 제자라면 당연히 예사 인물은 아닐 것이다. 그가 조씨 집안을 돕는다면 그 빌어먹을 자식은 제멋대로 날뛰지 못할 것이다.“다들 지금 당장 나와 함께 노조의 제자를 맞이하러 가죠.”조훈은 손을 휘둘렀다. 그는 조씨 집안의 임원들을 대동한 채 어둠을 뚫고 남양시 세원항으로 향했다.두 시간 뒤, 남양시의 유명한 관광 명소인 세원항에 달이 휘영청 떠올랐다.“형님, 노조의 제자가 이곳에 배를 대는 겁니까?”조천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한 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노조의 제자가 해외에서 돌아오는 것인데 왜 공항으로 마중 나가지 않는 것일까
남자는 손에 피가 가득 묻은 물건을 들고 미소를 지으며 조훈 등 사람들을 보고 얘기했다.“조씨 가문 사람들이에요?”조후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존경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혹시... 노조의 제자입니까?”“맞아요. 전 육주완입니다. 스승님의 제자 중 가장 어리죠.”남자는 씨익 웃었다. 그 미소가 소름 돋게 했다.사람들은 그제야 그가 손에 쥔 것을 발견했다. 그건 사람의 머리였다.“육주완 씨, 이건...?”조훈은 소름이 머리끝까지 뻗쳤다.“아, 이거요?”육주완은 대수롭지 않아 하며 말했다.“이름이 뭐였더라... 방서한이었나? 항운 사업에서 조씨 가문의 라이벌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오는 길에 죽였어요. 이건 첫 만남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둬요.”그의 말투는 아주 담담해서, 마치 지금의 이 일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했다.“뭐? 정말 방서한이라고?”“정말 방서한이야. 남양 항운의 1인자였는데... 이렇게 죽다니.”“정말 노조의 제자인 게 분명해! 오자마자 우리를 위해 라이벌을 해치워 줬잖아.”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굳어버렸다.“조훈도 매우 놀라서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육주완 씨의 선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조씨 가문은 이 은혜를 잊지 않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사업은 여러 업계에 많았다. 항운은 그저 그중 하나였다.그리고 이 방서한은 항운을 가장 먼저 시작해 이 업계를 거의 독점한 사람이었다. 배로 물건을 운수 하려면 다 그에게 돈을 줘야 했다.그래서 방서한과 오랜 기간 싸워서 양쪽 다 손해를 조금씩 입었지만 누구도 물러나지 않았다.하지만 노조의 제자가 와서 바로 그들의 라이벌을 해치워버렸다.그 생각에 조훈은 더욱 격동했다. 벌써 조씨 가문이 남양을 제패한 날을 상상하는 듯했다.육주완은 방서한의 머리를 바닥에 버리고 얘기했다.“오기 전에 스승님이 넘겨주신 임무는 다 완성했습니까?”조훈은 바로 표정이 굳어서 겨우 입을 열었다.“육주완 씨, 한성 보육원의 일은 우리도 아직...”“쓸모없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