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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격투기장 2층 난간 앞

조병호는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한 여인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1번, 너 씨발 밥도 안 처먹었냐? 죽을 때까지 때려, 9번을 아예 때려죽여 버려!”

조병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손을 그녀의 가슴에 갖다 댔다.

그의 힘이 셌는지 그녀는 갑자기 “앗”하고 소리를 질렀다.

찰싹-

조병호는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그녀는 그만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썅년이,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따먹어달라는 거야?”

“셋째 도련님, 잘...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이내 여자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애원했다.

“썅년이, 나 지금 너무 열받거든? 열 좀 식혀야겠다.”

조병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벨트를 풀어 헤치더니 여자의 머리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바로 이때, 정장 차림의 사내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셋째 도련님, 가주께서 바꾸시라고 합니다.”

조병호는 기분이 순식간에 망쳤지만 그래도 전화를 건네받았다. 다소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형님, 무슨 일이에요?”

“셋째야, 오늘 벌써 둘째 날이다. 아마 그 새끼가 또 사람을 죽일 것이다. 조심해라. 죽으면 내가 알려주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고.”

조병호는 전화 너머 당부했다.

“네, 알겠어요.”

조병호는 전화를 끊고는 시큰둥하게 웃었다.

“형님이 나이가 들더니 겁이 많아지나 봐. 보육원 따위 새끼가 세면 얼마나 세다고?”

“더군다나 이 지하 격투기장에 손에 피를 묻혔던 복서가 이렇게나 많은데 그놈이 감히 오기만 해봐, 죽여버릴 거야!”

이쯤 되자, 조병호의 입가에 기대가 어렸다.

“오히려 나를 죽이러 왔으면 좋겠네.”

“그러면 난 조씨 가문의 큰 공신이 되겠네. 나아가 노조의 인정도 받을 수 있고, 어쩌면 형님을 대신해 우리 조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도 있겠는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복싱클럽 대문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건장한 경호원 세 명이 비명을 지르며 거꾸로 나가떨어졌다.

뭇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청동 가면을 쓰고 검은색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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