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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다음 날 아침, 최서준은 잠에서 깼다. 김지유는 식탁에 쪽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외출한 뒤였다.

“나 출근하러 가. 냉장고에 아침밥 있으니까 먹고 회사로 와. 네 옷도 내가 씻었어, 너는 거 잊지 말고.”

“생각보다 쌀쌀하진 않네...”

최서준은 옅게 웃고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고는 빨래를 널고서 해성 그룹으로 갔다. 대표이사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지유가 그를 흘깃 보고는 화색이 되어 말했다.

“마침 잘 왔어, 여기 서류에 이퓨레 그룹 도장을 받아와 줘.”

“네 비서는? 이런 일은 비서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반 비서는 날 대신해 손님 만나러 갔어, 한 번만 부탁할게, 수고해.”

최서준은 고개를 젓고는 서류를 들고 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반 시간 뒤, 이퓨레 대표이사 사무실.

임상아는 최서준의 서류에 도장을 찍고 말했다.

“대표님, 차는 저희가 이미 준비해 드렸습니다. 지금 4s점에 있습니다.”

그녀는 롤스로이스 팬텀의 차 열쇠와 면허증을 건네주며 계속해 말했다.

“30억, 현재 최고가입니다. 고르는 데만 8,000만 원이 들었고요. 모든 절차는 저희가 마쳤습니다. 운전기사가 필요하시나요?”

“응, 찾아줘. 그때까진 내가 운전할게.”

최서준은 차 열쇠와 면허증을 받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네, 안녕히 계세요!”

임상아가 허리를 숙이자, 그녀의 새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최서준은 몇 번 더 곁눈질하고서야 사무실을 나섰다.

회사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최서준은 오민욱 일행을 마주쳤다. 오민욱은 정장을 쫙 빼입고는 좋은 일이라도 생긴 듯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들은 최서준을 보자 깜짝 놀랐다.

“서준 씨, 다시 돌아와 출근하다니, 꽤 뻔뻔하시네요?”

“출근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오민욱이 먼저 말을 걸었다. 최서준이 눈썹을 까딱하고는 답했다.

“말할 필요도 없는 것 같은데요?”

오민욱의 뒤에 있던 진아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천재 의사를 사칭해 주씨 가문을 속였다는 거 누구나 다 알아요. 아직 살아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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