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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김지유의 집 주방은 매우 크고 호화로웠다.

하지만 그녀의 냉장고를 열어본 최서준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몇천만 원짜리 냉장고 안에는 칼국수면 한 봉지밖에 없었다. 간장, 식초 등의 조미료들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였다.

최서준을 어쩔 수 없이 칼국수를 끓였다. 김지유를 배려해 생강이나 마늘 같은 것도 넣지 않았다.

김지유는 깊이 칼국수의 냄새를 들이마신 뒤 놀라운 듯 말했다.

“향 너무 좋다, 네가 정말 요리를 할 줄 몰랐어.”

“네 집에 이거 빼고 아무것도 없더라, 끼니만 때운다는 생각으로 먹어. 모자라면 더 해줄게.”

최서준이 김지유를 재촉했다. 산에 살던 십여 년간 그가 요리를 전담했기에 요리 실력만큼은 수준급이었다.

김지유는 더는 참지 못하고 칼국수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음식을 먹는 와중에도 여전히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작은 동작 하나하나가 예술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지유는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그녀는 입을 쓱쓱 닦고는 최서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이밀며 말했다.

“진짜 맛있다, 요리 잘하네.”

“입맛에 맞는다면 앞으로도 해줄게.”

최서준이 고개를 흔들며 웃었다. 김지유가 냉큼 승낙했다.

“진짜? 그럼 나야 고맙지. 근데... 한 그릇만 더 해줄 수 있어?”

“그래.”

최서준이 그릇을 들고 주방에 들어갔다.

김지유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최서준, 넌 참 좋은 사람이야. 네가 도담이가 아니라는 게 아쉬울 뿐이야.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중얼거렸다.

“도담아, 아직 남양에 있는 거야? 누난 네가 너무 걱정돼.”

이때 최서준이 그릇을 김지유의 앞에 내려놓았다. 김지유는 또다시 한 그릇을 해치웠다. 그녀는 씻고 난 뒤 방으로 돌아와 금세 잠이 들었다.

최서준이 샤워하려는 찰나, 문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약하게 들려왔다. 그는 무거워진 표정으로 별장을 뛰쳐나갔다. 별장 밖의 수림에서 괴한 몇 명이 바닥의 시체를 치우고 있었다.

“누구냐?”

그 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발견하고는 다짜고짜 그를 공격했다. 하지만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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