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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몇 년 전에 매입한 빌딩인데, 대부분 시간엔 여기 있어.”

김지유는 최서준에게 별장에 관해 설명해 주고는 2층의 한 침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저기가 네 방이야.”

남자와 함께 사는 건 싫었지만, 이제 명의상 부부니 최서준이 밖에서 떠돌아다니게 둘 수는 없었다. 게다가 최서준은 조명휘에게 미운털이 박혔고, 조명휘도 경고했으니 더더욱 최서준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이거, 동거인가?”

최서준이 보일 듯 말 듯 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김지유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최서준을 쏘아보며 말했다.

“그런 생각은 접어둬. 남양시에 몸 뉠 곳도 없는 네가 불쌍해 호의를 베풀어주는 거야. 이상한 생각 하지 마. 그리고, 네가 이 집에서 묵는 동안 몇 가지 조건은 꼭 지켜줬으면 해.”

“뭔데?”

“첫째, 내 몸에 손대지 않는다. 손도 잡지 마. 둘째, 내 허락 없이는 내 방에 들어오지 마. 내 물건 만지지도 말고. 특히 속옷 같은 거.”

“내가 왜 네 속옷을 만지는데?”

최서준은 어리둥절했다. 다른 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 조건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순진한 척 그만 해. 남자들의 음침한 생각, 내가 모를 줄 알아?”

김지유는 또다시 얼굴이 달아올라 쏘아붙였다.

“...”

최서준이 침묵을 지키자, 김지유가 다시 말했다.

“셋째, 난 엄청나게 깔끔해서 다른 사람과 같이 화장실 쓰는 거 싫어해. 그러니 내 화장실 쓰지 마. 넷째, 다른 여자 데리고 집에 들어오지 마. 성욕은 밖에서 해결해, 내 집 더럽히지 말고.”

최서준은 어이없다는 듯 김지유의 말을 끊었다.

“어어, 그래. 별 이상한 조건을 걸고 그러냐?”

“지킬 수 있는지나 말해.”

김지유는 일부러 차가운 말투를 유지한 채 말했다. 최서준이 시원하게 답했다.

“당연히 할 수 있지.”

김지유는 의외였다. 쉽게 승낙하지 않을 줄 알고 따질 준비까지 했는데 이렇게 시원하게 답하다니. 조금 죄책감이 들었다.

“이 조건들은 널 남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데, 나랑 혼인신고한 거 후회하진 않아? 내가 너 안 좋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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