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의 눈빛을 보자 악독하기 그지없는 조명휘의 마음에도 두려운 생각이 들어 몇 번이고 험한 말을 뱉으려다가 결국 입 밖에 나오지 못하고 삼켰다. 최서준이 정말 자기를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음이 두근거렸다.좋은 볼거리다. 당당한 남양 제일 재벌의 도련님이 사람들 앞에서 뺨을 맞은 것도 모자라 겁에 질려 말도 제대로 못 한다.결국, 정신을 차린 김인웅이 달려와서 최서준을 가리키며 욕을 퍼부었다.“너 조씨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 네가 감히 이 사람을 때리다니, 더 살고 싶지 않은 거야?”그는 겉으로는 화를 내면서 꾸짖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조씨 가문을 건드려? 이 멍청한 놈은 이제 끝이야. 이놈만 끝인 게 아니라 이제 김지유도 끝이야.'“그래?”최서준은 눈썹을 치켜뜨며 덤덤하게 말했다.“조씨 가문에서 만약 나한테 복수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찾아오라고 해. 나 최서준이 홀로 맞설 테니까!”모든 사람은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 자식이 지금 혼자서 전체 조씨 가문을 도발하는 거야?미친놈!이 자식은 미친놈이다!김지유도 놀라서 말했다.“최서준, 함부로 말하지 마. 아니면... 아니면 나도 너를 보호하지 못할 수 있어.”“좋아!”조명휘는 화가 끝까지 치밀어 웃음을 터뜨렸다. 눈에는 증오가 서려서 얘기했다.“나 조명휘 머리털 나고 이렇게 큰 모욕은 처음이야.“자식, 내가 너 딱 기억했어!”“3일 내로 너의 시체가 저 강 위에 떠다니게 하지.“그리고 너 김지유, 너는 이 쓰레기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이 말을 뱉고 그는 김지유가 막는 것을 무시하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이 자식은 이제 끝이다!김씨 가문도 이제 끝이다!사람들은 소름이 끼치며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번뜩 들었다. 역시나 슈트를 차려입은 한 중년남성이 김호석을 위해 향을 피운 후 김지유의 곁으로 가서 말했다.“김지유 씨,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 때문에 우리 김씨 가문은 조씨 가문을 철저하게 욕보였어!”“너 때문에 내가 할아버지가 평생 일궈온 것들을 망쳤어!”“너 때문에 나는 김씨 가문의 영원한 죄인이 됐어!”김지유는 한 명도 남지 않은 장례식 현장을 보며 가슴 찢어질 듯 통곡했다. 무너져 내린 김지유를 보면서 최서준도 자책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방금 한 행동이 그녀에게 이렇게 큰 충격을 가져다줄 줄 생각하지 못했다.어찌 됐든 그녀는 방금 가족을 잃은 연약한 여인이었다. 최서준은 앞으로 가서 그녀의 반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품에 안아 위로했다.“미안해. 하지만 내가 도와줄게. 나를 믿어. 조씨 가문 따위가 절대 너의 김씨 가문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야.”“네가 어떻게 도와?”김지유는 그를 세게 밀어내며 화를 냈다.“최서준, 너는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너는 그냥 시골에서 올라온 시골뜨기일 뿐이야. 조씨 가문에서 너를 죽이려 든다면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처럼 쉬울 거야.”“됐다. 인제 와서 이런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그녀는 눈물을 닦고 일부러 센 척하면서 말했다.“당장 나를 따라와.”“어디 가?”최서준이 물었다.“가보면 알아.”그녀는 주민등록증 등 서류를 챙기고 최서준을 억지로 차에 밀어 넣고는 구청을 향해 갔다.반 시간 후, 그녀는 새로 만든 혼인신고서와 한 장의 은행카드를 최서준에게 건넸다.“할아버지의 유언은 내가 너랑 결혼 도장을 찍는 거야. 지금 나는 그 유언을 이행했어.”“카드에는 20억이 있어. 비밀번호는 카드번호 뒤에 네 자리야. 이거 가지고 남양을 떠나. 멀리 갈수록 좋아.”김지유는 손을 뻗어 최서준을 밀었고 최서준은 영문을 몰라 물었다.“결혼 도장까지 찍었으면 우리는 부부인 셈인데 내가 왜 가?”“너 바보야?”“조명휘가 하는 말 못 들었어? 3일 내로 너를 죽이겠다잖아. 너 지금 안 가면 죽기를 기다리고 있게?”“내가 가면 너는 어떡해?”최서준은 기분이 좋아졌다. 이 여자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는 줄
김지유는 얼굴이 붉어져 더듬으며 말했다.“나는... 나는 의견 없어. 너... 너 아직도 그러고 있을 거야?”“이제야 말이 통하네.”최서준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미친놈!”김지유는 빠져나오자마자 그의 뺨을 때리려 했다. 바로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비서 반윤정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대표님, 큰일... 큰일 났습니다. 이사회에서 지금 회의를 하고 있는데 대표님을 해고하고 다른 대표님을 물색하고 있습니다.”“뭐라고?”김지유는 낯빛이 변하더니 전화를 끊고 최서준을 데리고 회사로 달려갔다.해성 그룹 회의실, 회사의 모든 주주가 모여서 김지유의 대표이사 해임 건에 대해서 상의하고 있었다. 요염하게 치장하고 진한 화장을 한 여자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여러분, 고민할 게 뭐가 있어요? 김지유 씨가 회사에 이렇게 큰 손실을 보았는데 반드시 해임하고 다른 사람을 찾아야죠.”그녀는 서리라고 하는데 해성 그룹의 유일한 여자 주주였다. 예전부터 그녀는 대표이사 자리에 대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다른 주주들은 김지유가 김씨 가문 큰 아가씨의 신분을 고려해서 김지유가 대표이사를 맡게 하였다.하여 그로부터 그녀는 김지유와 늘 적대적이었다. 지금 김지유가 조씨 가문과 마찰이 생긴 것을 보고 그녀는 흥분하여 바로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열어 김지유를 회사에서 내쫓으려고 했다.“김 대표님이 해성 그룹을 경영하는 몇 년 동안 늘 최선을 다하셨고 회사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대표님을 해임하는 것은 안 좋지 않을까요?”다른 한 명의 주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많은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해성 그룹이 있기까지 김지유의 덕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뭐가 문제예요?”서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김지유 씨가 회사의 공신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김지유 씨가 현재에는 조씨 가문과 마찰을 빚어서 많은 상업 파트너들이 우리와의 협력을 해지했어요. 이렇게 나아가다가는 회사는 망할 거예요.”그녀의 말은 주주 한 명의
최서준의 손찌검은 서리를 깜짝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주주들도 놀랐다.“미친놈, 너는 누구길래 감히 우리 서 대표님을 때리는 거야?”서리와 친하게 지내던 주주 한 명이 일어서서 꾸짖었다. 다른 주주들도 똑같이 최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최서준은 가볍게 말했다.“김지유는 내 아내야. 당신들이 이 사람을 해임하려고 상의하고 있는데 한대 정도는 가벼운 거지.”서리는 크게 성을 내며 미친 듯이 김지유한테 덮쳤다.“김지유, 이 미친년. 네가 감히 이 쓰레기 보고 나를 치라고 해, 오늘 너랑 끝장을 볼 거야!”“짝!”최서준은 또 뺨을 한 대 내리쳤고 이 여인은 다시 맞아서 바닥에 고꾸라졌다. 다른 한쪽의 뺨도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최서준에게 두 대나 맞다니, 그 거대한 치욕감에 그녀는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또 누가 내 아내를 해임하려고 해?”최서준의 눈길은 현장을 훑었다. 사람들은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감히 말을 섞지 못했다. 그들은 평소에는 고고한 척 고개를 쳐들고 다녔지만 정작 이럴 때는 누구도 나서서 입을 뻥긋하지 못했다.“그만해, 최서준.”김지유는 최서준을 말리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사람들을 보면서 말했다.“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왜 저를 해임하려는지 알고 싶어요.”“저 김지유가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회사에 죄송한 일을 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서리를 일그러진 웃음을 보였다.“김지유, 누가 너더러 조씨 도련님을 욕보이라고 했어? 조씨 가문은 남양 제일 재벌가인데 그들을 건드린 결과는 죽음뿐이야!”“너 혼자서 죽으면 상관없는데 회사와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까지 너와 함께 죽게 하지 마!”“서 대표님 말이 맞아요.”아까 그 주주가 일어서며 말했다.“김 대표님, 대표님 때문에 조씨 가문에서 우리 회사를 고립했어요. 지금 회사의 모든 제공업체와 협력 파트너들이 저희와의 협력을 해지했어요.”“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지금 몇백억에 달하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데 은행은 저희 대출을 동결했어요.”그의 말을 듣고
“3일 내로 방법을 생각해 내서 이퓨레와 협력관계를 맺어서 회사가 난관을 극복하게 한다면 대표이사 자리는 당신이 계속해도 저희는 할 말이 없습니다.”“만약에 그렇게 못한다면 그럼 저희도 체면을 봐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세요.”“아직 모자라.”최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고 서리를 가리키면서 말했다.“만약 지유가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하나 더 걸지. 바로 저 미친년의 주식을 전부 빼앗고 지유의 회사에서 내쫓는 거야!”서리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래. 만약 너희들이 투자를 받아온다면 내 손에 있는 주식 다 버리고 조건 없이 바로 너희한테 넘겨주지. 모두 증인이야.”“좋아, 그렇게 하도록 하지.”일이 이렇게 되니 김지유는 자신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최서준을 데리고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떠나는 것을 보며 서리는 간사한 웃음을 띠었다.“미친년, 드디어 나의 덫에 걸려들었구나.”“내 애인은 이퓨레의 부장이야. 내가 그 사람이랑 한마디 하기만 하면 저들은 아마 이퓨레의 문조차 넘지 못할 거야.”“하하하. 내가 일부러 이퓨레의 얘기를 꺼낸 건 조씨 도련님이 나더러 너한테 덫을 놓으라고 한 건데 그걸 모르다니.”...회의실에서 나오고 김지유는 울상인 얼굴로 말했다.“최서준, 방금 그거 승낙하면 안 됐어. 이제 나를 철저하게 벼랑 끝으로 내몬 거야.”“나를 믿어.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퓨레가 너한테 투자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야.”최서준이 은은하게 웃었다.“네가 무슨 수가 있겠어?”김지유는 화가 나서 그를 때리고 싶었다.“네가 아무리 이퓨레에서 출근한다고 해도 더는 그저 보통 직원일 뿐이잖아. 너는 회사의 고위층 인사들과 접촉할 기회조차 없잖아.”“됐어. 나 혼자서 방법을 생각해 볼게.”이때 비서 반윤정이 노트북을 들고 걸어왔다.“대표님.”그녀는 참지 못하고 곁에 있는 최서준을 째려보았다. 최서준과 자기의 대표이사님이 혼인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러는 것이다. 그녀가 보기에 대표이사가 아까워도 너
반 시간 후, 김지유는 최서준과 반윤정을 데리고 출발해서 이퓨레로 달려갔다. 최서준이 운전하고 있었다. 김지유는 차에 오른 뒤 물었다.“윤정아, 이퓨레의 고위층 사람들의 자료를 정리하라고 한 건 다 했어?”반윤정은 다급하게 노트북을 열고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대표님, 알아봤어요. 이퓨레의 현재 대표이사의 이름은 최서준입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운전하고 있는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이 자식이랑 동명이인이네요.”김지유는 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 세상에 동명이인인 사람은 많으니까 그녀도 달리 생각하지 않았다. 반윤정이 계속해서 말했다.“이 최 대표라는 사람은 은둔형이라서 밖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해요. 그를 직접 만난 사람은 얼마 없다고 합니다.”“하여 이퓨레의 크고 작은 일들은 거의 다 부대표인 임상아가 결정하고 있어요.”“하지만 나는 이 임상아라는 부대표를 몰라...”김지유는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이때 운전하고 있던 최서준이 말했다.“지유야, 이제 이퓨레의 카운터로 가서 네 이름을 대면 임상아를 만날 수 있을 거야.”그는 이미 사전에 임상아에게 직접 김지유를 접대하라고 얘기를 했었다.“내가 무슨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라고?”김지유는 힘이 쭉 빠져서 말했다.“지금 전체 남양에 내가 조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린 소식이 퍼져서 나를 피하기도 바쁠 텐데 그렇게 쉽게 나를 만나줄 리가 없어.”“대표님 말이 맞아요. 모르면 말을 마세요. 누구도 당신을 벙어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반윤정은 최서준을 째려보고는 계속 말했다.“대표님, 저의 대학교 동기가 지금 이퓨레 부장의 비서입니다.”“방금 연락이 닿았는데 우리를 데리고 이퓨레의 부장과 만나게 한다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 임상아 부대표님까지 만날 수 있을 거예요.”“윤정아, 고마워.”김지유는 감격스러워서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은 이퓨레 그룹 아래에 도착했다. 반윤정은 바로 그 대학교 동기한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이 때문에 조씨 도련님 조명휘가 김지유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것이네. 서리 그 여자가 김지유를 아니꼽게 보는 건 분명한 질투다. 나는 꼭 이 여자를 손에 넣을 거야.'이 시각, 조문호는 이미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김지유의 곁에 있는 반윤정과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나는 당신들의 김 대표와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모두 밖에 나가 있어.”반윤정은 최서준을 끌고 나가려고 했지만, 최서준은 꿈쩍하지 않고 말했다.“조 부장님 맞죠? 당신이 제 아내랑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길래 저도 들으면 안 되죠?”“네, 조 부장님. 최서준 씨는 제 남편입니다. 절대 발설하는 일 없을 거예요.”김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최서준의 체면을 세워줘야 했다. 조문호는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일부러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보아하니 김 대표는 저희 임 대표를 만날 생각이 없나 보네요. 그렇다면 없던 일로 하시죠.”“연아, 손님 보내드려.”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꼈다. 이연은 얼른 재촉했다.“김 대표님, 가세요. 여기 있으면 심기만 더 건드릴 거에요.”김지유는 잠깐 망설였다.“가면 가지. 우리는 임상아 부대표를 만날 수 있어.”최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가려고 했다. 조문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 추천이 없이 무슨 수로 임 부대표를 만날 거야?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조 대표님, 제발 도와주세요. 임 부대표님한테 저희를 소개해주세요.”김지유는 최서준의 손을 뿌리치며 뒤돌아서 호소하듯 그를 보고 있었다.“내가 소개해주는 것도 안 되는 건 아니지.”조문호는 차갑게 웃으며 직접 말했다.“김 대표, 한마디만 할게. 나랑 하루만 자자. 그러면 임 부대표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임 부대표가 당신의 회사에 투자하게 설득하도록 하지. 어때?”그는 말하면서 웃음을 띠고 김지유를 훑어보면서 그녀를 꼭 손에 넣을 거라는 모습이었다.그가 보기에 김지유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무조건 자신을 따르리라
임상아는 최서준의 전화를 받고 바로 하던 일을 놔두고 사무실에서 김지유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이 오지 않자 경비실에 전화해서 낯선 여자가 회사에 오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녀는 경비원의 말에서 김지유가 부장 사무실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부장 조문호가 업무상의 일을 핑계로 여자들을 잘 데리고 놀았던 과거가 생각나서 이렇게 급하게 여기로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광경은 그녀로 하여 정신이 아찔하여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결국, 한발 늦었다.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최서준을 보고 말했다.“최...”최서준이 먼저 말했다.“임상아 부 대표님, 이 자식이 회사의 부장으로서 감히 제 아내를 협박하여 잠자리를 가지려 했어요. 화를 못 이기고 한 대 때렸는데 알아서 처리하세요.”그의 말을 듣고 조문호는 가소롭듯 웃었다.‘나는 이 회사의 부장으로서 서열 2위라고 할 수 있는데 임 부대표가 너 하나 따위에 나를 저버릴까?'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김지유와 반윤정도 그랬다. 이 두 여인은 이미 이퓨레와의 협력에 대해 더는 희망을 품고 있지 않았다.하지만 누구도 생각 못 한 것은 임상아가 아주 엄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좋아요. 반드시 억울한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이윽고 그녀는 뒤돌아 차갑게 조문호를 보며 말했다.“조 부장님, 축하드립니다. 회사에서 해고되셨어요. 해고 절차는 사후에 이사회에서 이메일로 보내드리도록 하죠.”그녀의 말이 끝나자 조문호는 얼이 빠졌다. 김지유와 반윤정도 넋이 나갔다.잘못 들은 거 아니지?최서준의 한마디 말로 조문호 이 부장을 해고한다고?조문호는 회사의 고위층 임원이다. 회사의 이익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누가 그를 해고하겠는가?조문호는 이제야 반응하여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기지 않는 듯 말했다.“임 부대표님, 지금...지금 뭐라고 하셨어요?”“당신 회사에서 해고라고요. 당신의 물건들을 가지고 당장 나가라는 말입니다.”임상아가 차갑게 말했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