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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어떻게든 지안 씨한테 넘어갔을 거예요

방을 나선 민채린은 처방전을 남기고 떠났다. 3일 후에는 마지막으로 와볼 것이다.

심지안은 그쪽을 쳐다보았다. 고청민은 처방전을 약을 달이는 고용인에게 넘기지 않고 아무렇게나 옆에 던져놓았다.

그리고 심지안을 안고 위로하며 부드러운 손으로 토닥여주었다. 그러다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며 얘기했다.

“같이 영화나 보면서 기분 전환이나 할까요?”

심지안은 고청민이 기분이 좋다는 것을 보아냈다.

심지안은 고청민의 부드러운 말투에 똑같이 대답했다.

“아니요. 요즘 회사를 안 가봐서... 실적이 어떤지 봐야겠어요.”

“그것도 기분 전환으로 괜찮겠네요.”

“네. 저 혼자 갈게요. 청민 씨는 할아버지를 보러 가요. 두 사람이 바둑을 안 둔 지 오래됐잖아요. 할아버지 말동무도 해드려야죠.”

“그래요. 마침 다음 기자회견 내용도 정해야죠.”

심지안이 성동철의 외손녀라는 것을 밝힐 기자회견은 바로 다음 주에 진행된다. 결혼식 3일 전이었다.

결혼식은 다다음 주 수요일이다.

그러니 당당하게 결혼을 할 수 있다.

고청민이 아깝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

심지안의 예쁜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어렸다. 그때 가서 고청민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성동철은 엄청나게 화를 낼 것이다.

설마 그녀의 엄마처럼... 쫓겨나는 건 아니겠지?

그녀의 엄마는 양보하지 않았다. 심지안도 그럴 예정이다.

심지안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농담을 건넸다.

“그래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요. 청민 씨가 데릴사위로 들어오는 거라고요. 절대로 내가 몸으로 청민 씨를 꼬신게 아니라고요.”

“사실 지안 씨가 가만히 있어도 넘어갈 텐데.”

고청민의 갈색 눈동자에는 환한 웃음이 드러났다.

“어떻게든 지안 씨한테 넘어갔을 거예요.”

...

심지안은 꾸미기 싫었다. 그저 잠옷을 벗고 카키색의 긴 드레스를 입고 세움으로 갔다.

그러면서 그녀는 성연신에게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홍지윤이 위험할 수 있으니 얼른 홍지윤을 데려가라는 말이었다.

세움에 와서 주차한 후, 심지안은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성연신이 문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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