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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보고 싶어서

성연신의 차가운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도 이런 표정을 지었겠죠.”

10여 년간 못 본 어머니는 새 얼굴과 새 신분으로 다시 그와 만나게 되었다. 반가움과 낯섦, 그리고 놀라움...

심지안은 방매향의 행동들을 떠올렸다. 자세히 보면 확실히 일반인과 달랐다.

사치품에 대해 잘 알지만 사치품에 눈이 멀지 않고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브랜드만 입는다. 수수한 얼굴이지만 우아한 기품이 있었다. 기품이라는 것은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시간과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심지안은 그저 고귀한 사모님이 파산해서 일하러 나온 줄 알았다.

심지안 같은 일반인에게 이건 너무 신기한 일이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 같았다.

“왜 세움에서 일하고 있는 거예요? 보광 중신이나 성원 그룹으로 가도 괜찮잖아요.”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비밀 조직에서 눈치채기 쉬우니까요.”

눈을 깜빡이던 심지안은 갑자기 벅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다행이었다...

송석훈과 거래를 하지 않아서.

방매향은 그렇게 오랜 시간 갇혀서 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다. 도망쳐 나와도 매사에 신경 쓰며 조심해야 했다.

성연신은 심지안이 미간을 찌푸리다가 다시 또 웃는 것을 보고 그녀가 하는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송석훈은 다시 연락하지 않았어요?”

심지안은 약간 멍해 있다가 다시 침착하게 얘기했다.

“송석훈이 누구예요? 왜 저랑 연락해요?”

“연기 그만 해요.”

성연신은 그녀의 코를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그날 제 어머니를 만나보겠다 한 건 송석훈 때문이죠? 그런데 갑자기 후회됐나봐요?”

“...알고 있었어요?”

“당연하죠.”

심지안은 귀가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부끄러워서 아무 곳에나 숨고 싶었다.

하지만 심지안은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이미 알았다면 어쩔 수 없죠. 저도 아무 말 안 할게요. 어차피 연신 씨를 판 건 아니니까요.”

심지안은 고개를 쳐들고 그를 보면서 당당하게 얘기했다.

“탓하는 게 아니에요. 걱정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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