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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미니 버전 임시연

심지안은 성격 좋은 사람처럼 웃었다.

“임시연은 ‘골칫거리’ 네 글자로 표현할 사람이 아니죠.”

변혜영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변혜영에게 있어서 심지안과 임시연은 똑같은 사람이었다.

한 명은 아빠를 빼앗았고 한 명은 오빠를 빼앗았다.

짜증 나 죽을 지경이었다.

“아직 보름이에요. 골치라뇨.”

임시연은 안나를 향해 고개를 젓고는 뒤에서 선물함을 꺼내 공손하게 말했다.

“기가 허하다고 하시는데 뭘 가져올지 모르겠더라고요. 왕실에 부족한 게 없으니까요. 마침 예전에 친구가 선물해 준 천 년 된 인삼이 있어서 가져왔는데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안나는 어리둥절해서 변석환을 보고는 자연스럽게 받아서 들었다.

변석환은 기회를 타서 말했다.

“어머니. 이 인삼, 시연이가 몇 년 동안 아껴둔 거예요. 항암 치료할 때도 아까워서 안 먹던 거라고요.”

“쳇. 그래봤자 인삼이지. 주방에 두면 무랑 다를 게 뭐람. 하늘의 별도 아니고 그렇게 억지로 띄워줄 게 뭐야?”

변혜영은 끊임없이 비아냥거리면서 조금의 체면도 살펴주지 않았다.

변석환은 난처했다.

“혜영아.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연이 마음이잖아.”

“네네네. 인삼 하나랑 배 속에 아이 하나로 왕실에 들어오다니, 아주 좋은 거래네요.”

임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서는 진주 같은 눈물이 흘렀다. 제법 피해자 같은 모양새였다.

주변이 모두 왕실의 사람이라 안나는 변혜영이 실수 할까 봐 딸을 쫓아냈다.

“저리 가서 앉아있어.”

변혜영은 내키지 않았지만, 이 눈앞의 구미호를 계속 보기도 싫었다. 그래서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 어깨로 임시연을 힘껏 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다.

변혜영은 제일 먼저 변요석을 찾았지만 변요석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오빠가 굳이 이 시간을 골라서 임시연을 데려온 이유가 있었다.

“대화 좀 할래요?”

심지안은 갑자기 변혜영 등 뒤에 나타나 차가운 눈으로 웃고 있었다.

변혜영은 팔짱을 끼고 고고하게 턱을 쳐들었다.

“나는 사생아랑 할 말 없어요.”

심지안은 애매하게 웃었다.

“그럼, 앞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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