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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썩어빠진

홍지윤은 그녀의 기척이 너무 커서 고청민이 올까 봐 무서워 쭉 화원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히 고청민은 차를 고용인에게 맡기고 이미 올라갔다.

홍지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청민한테 저 좀 잘 봐달라고 해줘요. 그리고 외국으로 도주하고 나면 아이 어딨는지 알려줄게요. 어때요?”

심지안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난 지금 아이가 어느 도시에 있는지 알아야겠어.”

홍지윤은 이를 악물었다.

“제경에 있어요. 지금 당신을 속이면 저도 곱게 죽진 못하겠죠.”

...

고용인은 홍지윤을 데리고 다락방에 돌아갔다. 심지안은 돌아가서 얼굴을 씻어냈다. 차가운 물이 피부에 닿자, 현실감 있는 아픔이 느껴졌다.

이불 안에 들어가자 분명히 따뜻했지만, 그 어떤 온도도 느낄 수 없었다.

저녁이 되고 고청민이 그녀를 밥 먹으라고 부르러 왔다가 열이 나는 걸 발견했다.

하얀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붉어졌고 푸딩처럼 말랑하던 입술이 갈라졌다. 몸을 옹송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는 상처 입은 강아지 같았다.

고청민은 마음이 아파서 다정하게 물었다.

“아픈데 왜 저한테 말을 안 했어요?”

심지안은 그제야 눈을 떴다. 차가운 눈동자에는 안개가 낀 것 같았다. 그녀는 고청민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너무 알고 싶었다.

세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서라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고청민과 뺏지 않을 것이었다.

그녀에게 잘해준 건 쭉 가짜였나? 아니면 그녀가 쭉 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인가.

고청민은 심지안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녀가 많이 아픈 줄 알고 마음이 급해져서 몸을 돌려 전담 의사를 부르러 직접 갔다.

의사가 와서 진료를 보고 말했다.

“도련님. 아가씨는 괜찮으세요. 그저 감기라서 약만 드시면 됩니다.”

“주사를 맞을 필요는 없나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약만 잘 드시면 내일이면 나을 겁니다.”

고청민은 의사가 남기고 간 약을 쥐고 다정하게 심지안을 일으켜 앉혔다.

심지안은 그와의 스킨십을 밀어내면서 약을 받아 입에 넣고 삼켜버렸다.

고청민은 어리둥절했다.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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