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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그걸 이용해 나쁜 짓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니요, 도련님은 정원에 계십니다."

도우미는 머뭇거리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말했다.

"민채린 씨도 계십니다."

심지안은 눈살을 찌푸렸다.

"채린 씨는 언제 왔어요?"

"한 시간 전쯤에 왔어요. 아까 다락방에서 나오던데 지금 아마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거예요."

"네, 알겠어요."

심지안은 방향을 바꾸어 자신의 침실로 돌아갔다. 그녀는 베란다로 걸어갔다.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뒤쪽에 있는 화원 전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높은 관계로 아래층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는 않았다.

민채린이 한약을 가득 가지고 와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주의 사항을 말했다.

"알았어. 내가 도우미에게 얘기할게."

"하..."

민채린이 한숨을 푹 쉬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고청민은 그녀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며 물었다.

"왜? 제경 생활이 적응 안 돼?"

"내가 일 년 사계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데 적응 안 될 게 뭐 있겠어."

"그럼 한숨은 왜 쉬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거절을 당했어. 성연신을 손에 넣지 못했어."

민채린은 답답해하며 좌절하다가 또 금세 불복했다.

"그는 아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 같던데 어떻게 생긴 여자야? 너는 알고 있지? 나에게 보여줘."

고청민은 멈칫하며 갈색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봤다.

"전처가 있고 아내는 없어. 성연신 혼자 쇼하는 거야."

"너는 알고 있나 보네? 어떤 여자인지 보여줘."

"그럴 필요 없어. 설마 진짜로 마음 준 거야?"

"당연히 아니지."

민채린은 어이가 없어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거절당한 것 때문에 달갑지 않을 뿐이었다. 마음은 정말 없었다.

잘생긴 남자들을 그렇게 많이 만나고 다니던 그녀는 꽃 한 송이에 목을 매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더 이상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청포도 한 알을 집어 입에 넣고는 실눈을 뜨고 포도즙이 터져 나오는 느낌을 느꼈다.

"난 네가 대학 때 전공이 심리학이었던 걸 기억해."

"응."

"최면도 걸 줄 알아?"

"조금."

그 당시 그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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