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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좋지 않은 일

심지안은 성연신 입에서 똑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같은 말을 아이가 말하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원래부터 순진한 편이라 거짓말을 할 리도 없었다.

고청민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이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성우주는 영특해서 성연신과 심지안의 관계도 똑똑히 알고 있었다.

심지안이 보광 중신으로 왔다는 것은 심지안의 마음이 성연신 쪽으로 기울었다는 뜻이다.

성우주는 동그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허벅지를 꼬집어서 억지로 눈물 몇 방울을 끄집어 냈다. 그러고는 가엾기 짝이 없는 모양새로 고자질했다.

“고모 약혼자가 저 보고 앞으로 고모 찾아오지 말래요. 혹시 저 싫어해요? 만약에 제가 싫은 거면 앞으로 귀찮게 안 할게요.”

정욱은 눈이 커지고 놀라서 턱이 빠질 뻔 했다. 눈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사람이 그가 알던 그 작은 악마가 맞다는 말인가?

왜 심지안을 만나고는 순한 양이 됐단 말인가?

“울지 마. 내가 어떻게 너를 안 좋아하겠니.”

심지안은 마음이 약해져서 쪼그려 앉아 허둥지둥 눈물을 닦아주며 달랬다.

성우주는 울먹울먹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모가 저를 싫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저를 싫어하는 사람은 고모 약혼자네요.”

심지안이 흠칫 해서 고개를 들자, 성연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저 보지 마요. 우주의 진심 어린 말이에요.”

“당신을 탓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쩌죠? 홍지윤이 계속 성씨 가문에 있으면... 십중팔구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무서워요.”

“아직은 가서 고청민을 거스르면 안 돼요.”

“그럼 저는 앉아서 죽기만을 가만히 기다리라는 뜻인가요?”

“아뇨.”

성연신은 진지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

“솔직하게 말하면 당신은 우리 아이가 안 죽었다고 의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당신이 뭘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심지안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패를 다 까면 안 된다는 거죠?”

“그렇죠. 첫째로는 증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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