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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용기가 가상했다

고청민은 침묵을 지키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눈을 빠르게 굴렸다. 그러고는 슬픈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안 믿으세요?”

심지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고요. 그냥 너무 공교로운 거 같아서요.”

양쪽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평소였다면 생각도 하지 않고 고청민을 선택할 것이다.

장현진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저 지나가는 엑스트라 같은 존재지만 고청민은 아니었다. 고청민은 처음부터 그녀 곁에 있던 사람이고 그녀를 살려준 사람이었다.

고청민이 없었다면 그녀는 지난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을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하지만 함께 겪은 게 너무 많았고 불우했던 가정에서 자라온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는 건드리면 깨질 살얼음 같았다.

“지안 씨.”

고청민은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고청민의 맑은 두 눈은 눈물을 꾹 참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 말이 무섭죠. 저희가 이렇게나 오래 알고 지냈는데 아직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

심지안은 그의 눈길을 보자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마치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한때 그녀도 성연신에게 믿음을 받지 못했었다.

그 순간 그녀도 마음이 힘들어서 눈을 내리깔았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당신을 믿어요.”

그래, 고청민을 제외하고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성연신? 아니면 장현진?

전자는 당연히 아니다. 원래 행복으로 가득했던 가정을 산산조각 낸 사람이었다. 후자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었고 아주 조금의 인연만 있는 사이였다.

“우리는 서로만 믿으면 돼요. 다른 사람 영향받지 마요.”

고청민은 낮은 소리로 위로했다.

“언론의 사람을 몇 명 알아요. 만약 당신이 장현진 씨를 돕고 싶다면 제가 한번 연락해볼게요.”

“됐어요. 당신이랑은 상관 없어요.”

심지안은 거절 했다.

고청민을 믿기로 했으면 다신 장현진과 연락할 일이 없었다.

고청민 눈에 있던 슬픔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는 손끝의 만년필을 갖고 놀면서 생각에 잠겼다.

장현진?

감히 심지안에게 고자질하다니, 용기가 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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