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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귀족의 품격

“화내기 전에 꺼져요. 당신 아빠 쪽팔리게 하지 말고요.”

심지안은 차가운 얼굴로 말투도 거침없었다.

변혜영은 입을 가리고 깔깔 웃더니 도발했다.

“정말 순진하네요. 저야말로 아빠가 이십 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딸인데, 당연히 제 편을 들지 당신 편을 들 거라고 생각해요?”

심지안은 이를 악물고 바로 테이블 위에 있던 와인을 그녀에게 쏟았다.

변혜영은 잠깐 멈칫하고는 고개를 숙여 값비싼 치마를 보고 그녀를 노려봤다.

“감히 나한테 와인을 부어?”

모두 집 밖의 평민들은 그들 앞에서 설설 긴다고 하지 않았는가?

왜 이 여자는 이렇게 당당한 거지?

아빠가 뒤에서 편을 들어준 걸까?

“그럼요? 참아줘야 하나요?”

심지안은 비굴해하지 않고 마른 몸으로 꼿꼿하게 서서 굽히지 않고 얘기했다.

“제 약혼식에서 난동을 피우는 게 당신들의 품격인가요?”

그 말에 변혜영은 순간 말문이 막혀서 반박하지 못했지만,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당신 엄마가 먼저 불륜 저질렀는데 이제 와서 저를 탓해요?”

약혼식은 일생에 단 한 번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변혜영은 이런 말까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내연녀의 딸인 심지안이었다.

“아마 제가 그쪽보다 두 살 많을걸요? 당신 아빠가 우리 엄마를 알았을 때 그쪽은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당신 엄마야말로 내연녀일 수도 있죠.”

“헛소리 마요. 우리 엄마는 고귀한 귀족이라고요. 그딴 짓을 했을 리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심지안은 악독한 말만 골라서 했다.

“사실이 이런데 뭐라 말해도 소용없어요. 서열로는 저한테 언니라고 불러야 한다고요.”

변혜영은 완전히 무너져서 엉엉 울었다. 마치 심지안을 언니라고 부르는 게 엄청난 모욕인 듯이 더 이상 비웃지도 않았고 더 비아냥거리지도 못했다.

심지안의 말이 더 일리가 있었다.

“무슨 일이야. 심지안 당신 설마 내 동생 괴롭혔어?”

소리를 들은 변요석과 변석환이 급하게 변혜영한테 걸어오더니 변혜영의 옷에 묻은 와인 자국을 발견했다. 변요석의 표정이 약간 변했지만 뭐라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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