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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효자

”누가 밀었어요?”

성연신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그는 빛을 거스르고 서 있었다. 검은 옥처럼 까만 단발머리는 은은한 빛을 발하고 뚜렷한 이목구비는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심지안도 병상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흥분한 채 대답을 기다렸다.

‘도대체 어떤 자식이 이렇게 비인간적일 수가 있지?’

“나도 몰라. 나는 장의사의 의견에 따라 계단을 오르며 신체 단련 중이었어. 절반쯤 올라갔을 때 뒤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곧이어 그 사람이 뒤에서 나를 힘껏 밀쳤어. 눈을 떠보니 지금 여기고.”

“상대방을 보지 못하셨어요?”

“그래. 난 보지는 못했지만 알아볼 수는 있어.”

성수광은 화가 나서 탁자를 두드렸고 조심하지 않아 상처를 건드렸다. 그는 너무 아픈 나머지 이를 악물었다.

“병원 CCTV를 확인해봐. 누가 이렇게 겁 없는 짓을 했는지 봐야겠어!”

“확인할 필요 없어요.”

성연신이 차갑게 말했다.

“네? 왜요?”

심지안이 멈칫하다가 이어 말했다.

“설마 계단에는 CCTV가 없어요?”

“네. 제가 이미 확인해 봤어요. 계단에는 카메라가 없어요.”

“연신 씨가 어떻게 CCTV를 확인해 봤어요?”

할아버지가 막 깨어나셨으니 다른 사람들은 누군가 할아버지를 뒤에서 민 사실을 몰랐다.

성연신이 무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장의사의 태도가 아주 이상해요. 할아버지가 넘어진 곳으로 가봤지만, 그 계단은 할아버지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굴러떨어질 계단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안은 무엇인가 떠올랐고 등골이 오싹해 났다.

“장의사가 할아버지에게 계단을 오르내리며 신체를 단련하게 했는데 설마 그가 고의로 민 것이 아닐까요...”

신체를 단련하는 방법은 아주 많은데 하필이면 계단을 오르게 하다니. 할아버지는 80세도 넘었고 심장병도 있어서 계단을 오르내리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았다.

성연신은 서백호를 힐끗 쳐다봤다. 서백호는 바로 뜻을 알아차리고는 다른 사람이 엿듣지 못하게 병실 밖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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