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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불난 집에 부채질하다

그의 말에 심지안은 눈시울을 붉혔고 설움이 폭발하여 눈물을 왈칵 쏟았다.

빗물에 씻긴 부용꽃처럼 예쁘고 맑은 얼굴은 불쌍하고 애처로워 보였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여버릴 지경이었다.

성연신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진희수한테 개똥이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건 성연신의 명확한 태도였다.

심지안은 성연신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나가요! 다시는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

성연신은 당황한 얼굴을 한 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가 지안 씨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았는데 왜 우는 거예요?”

그녀는 있는 힘껏 그를 밀어냈다.

“당신은 내 편이 아니에요. 계속 진희수 씨 편만 들고 있잖아요. 진희수 씨가 당신 와이프예요? 그럼 그 여자한테 가요.”

“나야 언제나 지안 씨 편이죠. 진희수가 개똥이에요. 됐죠?”

성연신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런 말이 심지안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늦었어요.”

그녀는 다짜고짜 그를 밀어내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슬픈 감정을 모두 쏟아내듯이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었던 성연신은 열쇠를 손에 든 채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면 더 많이 우는 건 아니겠지?’

그 생각을 하니 그는 마음이 아팠다.

한참 동안 방문을 바라보던 그는 손남영을 만나러 갔다.

금관성의 가을밤은 쓸쓸했지만 술집의 분위기는 불타오르고 있었고 마치 두 개의 세상 같았다.

일의 자초지종을 들은 손남영은 박장대소했다.

“하하하하하, 저녁 내내 지안 씨 시중들다가 지안 씨가 화가 다 풀릴 때쯤 말 한마디 잘못해서 이 지경이 된 거예요?”

성연신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흠... 먼저 물어볼 게 있는데 진희수한테는 어떤 감정인데요?”

“아무 감정 없는데.”

3년 전, 진희수가 성원 그룹으로 면접 보러 왔을 때 그는 한눈에 그녀를 알아봤다. 확실히 임시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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