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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국화차 한잔

순식간에 사무실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심지안은 계속 반박하는 성연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였다.

무의식중에 그녀는 문득 알 것만 같았다. 진성태가 한 말은 사실이라는 걸.

“정욱, 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이 사람 끌고 나가!”

성연신은 안색이 극히 어두워졌고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목적에 달성한 진성태는 정욱이 말하기도 전에 차갑게 웃음을 보이고는 자리를 떴다.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던 정욱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의 손을 끌어당겼고 심지안은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성연신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다 지나간 일이니까 붙잡고 늘어지지 말아요.”

“하지만 임시연 씨는 아직 우리 삶에 존재하고 있어요. 그 여자는 지난 과거 아니라고요.”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임시연이 못마땅했다.

고청민의 말이 맞았다. 사랑은 두 사람 사이의 일인데 왜 하필 제삼자가 자꾸만 나타나는 건지?

“아이만 낳으면 임시연도 과거일 뿐이에요.”

심지안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럼 임시연 씨의 아이도 과거가 되는 건가요?”

“우리 약속한 거 아니었어요? 우리 두 사람 문제에 아이까지 끌어들이지 말자고.”

“임시연 씨가 낳은 아이를 보면서 내가 임시연 씨 생각이 나지 않겠어요?”

그 말을 듣고 성연신은 고뇌에 빠졌다.

‘만약 그날 지안 씨와 함께 제경으로 광고 촬영을 하러 갔었다면 이런 복잡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그는 담배를 꺼내 피웠고 연기가 피어올라 그의 잘생긴 얼굴이 보일 듯 말 듯 하여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갑자기 그녀는 마음속으로 혐오감을 느꼈다.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임시연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녀는 이 아이의 존재를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평생 성연신의 곁에 남아 그가 가장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다.

그러나 그녀는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성연신을 받아들일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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