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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그 남자의 잘못

심지안은 목구멍에 솜뭉치가 가득 차 있는 것 같았고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선생님께 인정받았더니 결국은 성연신이 미리 선생님에게 좋은 점수를 주라고 부탁한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 기획안은 그녀가 오랫동안 열심히 해낸 것이었다.

‘연신 씨는 내 능력을 그렇게도 믿지 않는 건가?’

한편, 그녀의 표정 변화를 눈여겨보고 있던 고청민은 미리 준비해 둔 회사 홍보 전단지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프랑스에 등록한 회사가 있는데요. 지안 씨 회사의 업무와도 비슷한 점이 많아요. 관심 있으면 합작해도 좋고요. 선진그룹은 지안 씨가 제안하지 않는다면 합병할 수도 있어요.”

심지안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프랑스에 회사를 설립할 생각을 했어요?”

“프랑스를 좋아해서요. 나한테 실력을 키우라는 할아버지의 뜻도 있으셨고요.”

“근데 왜 날 선택한 거예요?”

고청민은 머리를 긁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고 양 볼에 보조개가 보일 듯 말듯 했다.

“지안 씨는 프랑스어 잘하잖아요. 똑똑하기도 하고. 지안 씨 능력이라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안 씨는 훌륭한 사람이고 게다가 우리 세움의 엠버서더이잖아요. 지안 씨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심지안은 눈시울이 붉혀졌고 눈빛이 흔들렸다.

“칭찬해 줘서 고마워요.”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고청민조차도 내 능력을 믿고 이렇게 날 격려하는데...’

얼마 후, 두 사람은 병원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기 전, 고청민은 사탕 한 봉지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맑은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달달한 음식이 지안 씨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길 바라요.”

심지안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병원으로 들어간 그녀는 곧장 안내 데스크에 가서 물었다.

“임시연 씨요? 오늘 아침에 병원으로 실려 왔어요. 3층 오른쪽 5번 병실에 계시거든요. 바로 가시면 돼요.”

“네, 감사합니다.”

“그 환자분 나 알아요. 같이 온 남자가 엄청 잘생겼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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