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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사진을 보다

눈빛이 흔들리던 심지안은 이내 화제를 돌렸다.

“할아버지, 제가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과자 사 왔어요.”

“역시 지안이가 제일 효심이 깊어. 저놈은 여태껏 나한테 과자를 사줘 본 적이 없어!”

“과자를 사드린 적은 없지만 성원그룹 몇조에 달하는 문제를 제가 해결해 드렸잖아요.”

옷을 갈아입고 나온 그가 위층에서 내려오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성수광은 수염을 만지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효도와 사업은 별개의 문제야! 그러니까 똑같이 취급하지 마.”

“그래요? 그럼 이제부터 성원그룹의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할아버지께 과자만 사드리면 되겠어요?”

네이비색 실크 잠옷을 입은 그는 평소의 도도한 모습과는 달리 조금 친근해 보였다.

“그 입 다물어. 저놈은 아주 그냥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서 한다니까.”

심지안은 성수광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주며 입을 열었다.

“누구나 잘하는 게 있는 거예요. 연신 씨처럼 똑똑하고 사업에 재능이 있는 사람한테 과자를 사 오라고 하는 건 좀 그래요. 이런 일은 저한테 맡기세요. 전 쇼핑몰 돌아다니고 물건 사는 거 좋아해요.”

“우리 손자며느리는 어쩜 이리 말도 이쁘게 할까? 네놈은 독벌처럼 쏘아대기만 하고. 참 마음에 안 들어.”

성수광은 심지안의 칭찬을 하면서 성연신을 꾸짖는 걸 잊지 않았다.

성연신은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전복죽 한 그릇을 심지안에게 담아주었다.

“몸에 좋은 거니 많이 먹어요.”

“알았어요.”

심지안은 조금씩 먹다가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서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꼭 다물었다.

“할아버지, 먼저 드세요. 저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

성수광은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성연신을 향해 진지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재결합하면 네 아버지 유서 너한테 건네줄게.”

성연신은 고개를 들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바로 주셔도 돼요. 우리 두 사람 어차피 재결합할 거니까요.”

“재결합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

성수광도 물러서지 않았다.

성연신은 크게 상관없었다. 어차피 재결합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고 유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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