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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비즈니스에서 소개팅으로

“심지안 아가씨라고 했죠?”

여자는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손을 내밀었다.

“제 소개를 할게요. 전 진세호 씨의 아내 되는 사람입니다. 오늘 그이를 대신해서 비즈니스를 하러 왔어요.”

심지안은 여전히 미심쩍었지만 표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얘기했다.

“안녕하세요, 일단 사무실로 들어와서 얘기하시죠.”

“아니요, 이미 가고 싶은 곳을 정했거든요. 회사 맞은편의 카페요.”

심지안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자료를 갖고 올게요.”

카페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남자 한 명이 심지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의 나이는 서른다섯 정도로 보였는데 외모도 평범한 편이었다. 그의 손목에는 롤렉스가 있었고 심지안을 쳐다보는 눈빛이 꽤 노골적이었다.

심지안은 흔들리지 않고 물었다.

“여사님, 이분은 누구시죠?”

“그냥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여자 혼자서 회사를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당신도 이제 결혼 적령기 아닌가요? 이 사람은 제 대학 동창입니다. 한번 이혼했었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재력이 엄청난 친구거든요.”

심지안의 얼굴에는 의문스러움이 드러났다.

“제 기억에 오늘 우리는 비즈니스를 하러 온 것이지 소개팅을 하러 온 것이 아닐 텐데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전 임시연 씨의 연주를 아주 좋아해요.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했죠.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알 거 아니에요? 남의 가정을 깨려고 하지 말고 알아서 자중하도록 해요. 이만하면 알아들었죠?”

그 말에 심지안은 정신이 확 들었다.

“임시연 씨의 팬이에요?”

여자는 고고하게 머리를 쳐들었다.

“그뿐만이 아니죠. 우린 친구예요.”

그날 라이브 방송을 본 여자는 임시연이 너무 불쌍했다.

그녀와 남편의 결혼 생활도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때때로 불륜녀들이 집을 찾아오기도 했다.

부부 사이는 소원해졌지만 그녀는 결국 남편을 이해하기로 했다. 어느덧 그녀는 갱년기에 들어섰고 임시연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임시연의 연주를 자주 듣게 되다 보니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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