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 제415화 심전웅을 만나러 가요

공유

제415화 심전웅을 만나러 가요

작가: 나리
“글쎄요. 그 이상은 심전웅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시간 될 때 한번 가서 물어봐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그녀가 이내 되물었다.

“왜 그래요?”

성연신은 포크를 내려놓고 맞은켠에 앉아있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이가 든 성동철과 24살짜리 심지안을 놓고 비교해 보면 확실히 두 사람이 닮은 구석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아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당신도 나와 성동철 어르신의 따님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난 그분 따님의 얼굴을 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그는 성동철의 가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예전에 그 가문에는 성동철 말고도 그의 형 성한수가 있었다.

성한수는 고씨 가문과 막역한 사이었고 성한수의 소개로 성동철도 고씨 가문을 알게 된 것이었다.

성한수는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성연신은 그때 장례식에 참가했었다.

심지안은 턱을 괴며 입을 열었다.

“나도 본 적은 없어요.”

사실 그녀는 성동철의 딸과 자신이 얼마나 닮았는지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고청민과 아직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부탁을 하는 건 무례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성연신은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사진 갖고 있어요?”

“우리 엄마 사진이요?”

“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뒤적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왜 다들 우리 엄마 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거지?”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아니에요. 봐요. 이게 우리 엄마예요.”

그녀는 핸드폰을 그에게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

사진 속의 젊은 여인은 정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고 딱 봐도 명문 집안의 규수 같은 우아한 모습이었다.

성연신은 사진을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다.

“당신이랑 닮긴 했네요.”

“많이 닮지 않았어요?”

“아주머니가 훨씬 더 우아해 보여요.”

“그건 그래요. 인정할게요.”

그녀의 엄마는 전형적인 동양 미인이었다. 반면 심지안은 생각도 진취적이고 성격도 활발해서 두 사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 보였다.

점심시간, 성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16화 하나도 남김없이

    심지안은 동공이 갑자기 움츠러들었고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홍지윤이 그녀의 어깨를 꽉 누르자 큰 돌멩이가 몸을 누르는 것처럼 그녀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보아하니 이 홍지윤의 여자는 분명 무예를 익힌 사람이었다. “서두르지 말아요. 친구는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인가요?”홍지윤이 말을 하면서 손뼉을 치자 진현수가 밧줄에 꽁꽁 묶인 채로 룸 안으로 들어왔고 그의 뒤통수에는 누군가 총을 겨누고 있었다. 깊은숨을 들이마시던 심지안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옷 벗어요. 하나도 남김없이.”홍지윤은 조롱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심지안은 입술을 깨문 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외투, 얇은 셔츠 그리고 마지막 속옷을 벗으려는 순간,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써 꾹 참았다.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진현수는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그 여자 강요하지 말아요! 무슨 일이 있으면 날 괴롭히라고요!”홍지윤은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연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군.’“이 여자를 위해 당신이 나서겠다고요? 그럼 당신도 옷 벗어요.”진현수가 그녀의 뜻에 따르지 않자 총을 든 남자는 그에게 바로 손을 댔다. 순식간에 진현수의 옷은 모두 벗겨졌고 달랑 속옷 하나 남게 되었다. 홍지윤은 장난꾸러기처럼 심지안을 진현수의 옆으로 밀어붙였다. 야릇한 자세로 앉아있는 두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마 여기가 식당이 아니라 호텔이라고 착각할 것이다.홍지윤은 카메라를 꺼내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한편, 온몸이 굳어버린 심지안은 혼이 빠진 꼭두각시처럼 홍지윤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 방어선을 뚫지 않는 한 사진을 찍는 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건 목숨이니까. 진현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심지안과 재결합한다면 꼭 그녀한테 잘해줄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홍지윤이 찍은 사진들을 감상하고 있을 때,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17화 임시연의 여우 꼬리

    심지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왜요?”“최근 10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성남시와 각 지역에서 불법적인 일을 일삼는 조직이 있어요. 그들의 우두머리가 독사라고 하는 사람인데 그의 심복들은 보통 발에 뱀 모양 문신을 하고 있죠. 하지만 그들은 금관성에서 거의 일을 벌이지 않아요. 자세히 생각해 봐요. 정말 누구한테 미움을 산 적 없어요?”심지안은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오지석에게 되물었다.“과일칼에 있는 지문 조사 결과 나왔어요”“네. 오늘은 일이 있어서요. 내일 연신이한테 가져다주려고 해요.”“저한테 먼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오지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료한테 먼저 진현수를 데리고 나가라고 눈짓했다. 이내 그는 자료를 꺼내 심지안에게 건네줬다. “조사해 본 결과 30대 남성이에요. 전에도 여러 건의 사건이 있었어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바로 지난번 당신과 고청민을 납치했던 일당 중의 한 명이라는 거예요.”그 말인즉, 이건 오랫동안 계획되었던 범죄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런 결과에 그녀는 크게 놀라지 않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지금 저와 유일하게 원한이 있는 사람 임시연 씨뿐이에요.”그녀는 임시연이 나타난 후부터 위험한 일들이 계속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비록 그 일들이 임시연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그녀 말고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또 어디 있겠는가?특히 원이가 이유 없이 다쳤을 당시, 임시연은 그녀와 성연신 앞에서 언행이 불일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 사건들이 그녀와 분명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지석은 그녀의 상세한 분석을 듣고 잠시 망설이는 눈치였다. “일단 연신이랑 상의해 봐요. 원이가 다친 건 분명 누군가 집으로 침입하여 범행을 저지른 거예요. 경찰에 신고하여 조사를 시작한다면 임시연을 불러 자세히 조사할 수 있어요.”심지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입술을 깨물었다.“알았어요. 연신 씨는 이번 일에 대해 몰랐으면 해요. 비밀로 해주시겠어요?”“물론이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18화 차라리 죽을게

    성연신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임시연에게 그런 능력은 없어요.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아요.”“임시연 씨한테는 없어도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은 그럴 능력이 있겠죠. 게다가 임시연 씨 예쁘잖아요. 예쁜 여자 안 좋아하는 남자도 있어요? 상대방은 그녀의 미모를 탐내고 그녀는 상대방의 세력을 탐내는 거죠.”“그렇다면 임시연이 내 아이를 낳는 걸 상대방이 허락할 수 있겠어요?”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심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연신의 논리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자신의 아이를 가진 임시연이었기 때문에 성연신은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아도 마음으로는 내심 곤란할 것이다. 심지안은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났다. 자신의 아이가 임시연의 아이와 같은 아빠가 생긴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차라리 아이가 없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했다. 좋은 남자를 찾아 심씨 가문에 들이는 게 어찌 보면 더 좋은 일이었다. “경찰에 꼭 신고하고 싶다면 당신 뜻대로 해요. 하지마 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성연신은 다정하게 입을 열었고 그의 말을 들어보면 임시연에 대해 조금의 연민도 없는 것 같았다. 단지 경찰에 신고하여 수사해봤자 별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상대방의 경계심만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던 것이다. 잠시 고민에 빠졌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쳐다보았다.“신고할 거예요. 당신이 기분 나빠도 어쩔 수 없어요.”뭔가를 알아낼 수 없다 하더라도 임시연의 기를 꺾어놓고 싶었다. ...결정을 내린 심지안은 곧장 오지석을 찾아갔다. 임시연은 음악회에서 연주를 하던 도중에 경찰에 끌려가고 말았다. 이번 음악회는 그녀가 금관성에 돌아온 후 처음으로 하는 공연이었다. 공연장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당신들은 날 잡아갈 증거가 없어요. 내가 당신들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거예요”취조실에 앉아있는 임시연은 너무 화가 나고 마음이 답답했다. 오지석은 담담하게 입을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19화 자살 생방송

    성연신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경찰 조사에 협조하는 게 이렇게까지 할 일이야?”“왜 아니라고 생각해? 연주회에서 그 많은 관객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잡혀 왔어. 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관객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말하면서 임시연은 눈물을 흘렸다.“가뜩이나 할아버지께서 나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는데. 이런 일까지 생겼으니 더 내가 마음에 안 드실 거 아니야!”그녀의 울음소리가 거슬렸던 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이 일이 없다 하더라도 할아버지께서는 당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실 거예요.”‘자기가 한 일은 떳떳하게 책임질 것이지. 이제 와서 울고불고하기는. 원이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했으면서...’“난 그런 적 없어요...”흐느껴 울던 그녀의 눈은 빨갛게 변해버렸다. “경찰에서 내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어요. 근데 왜 날 이렇게 몰아붙이는 거예요? 연신이를 돌려주면 되나요? 난 그냥 아이가 무탈하게 태어나길 바랄 뿐이에요. 제발 부탁인데 이러지 말아요. 몇 마디 말로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말라고요.”사람들은 임시연을 향해 동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마치 그녀가 진짜 피해자인 것처럼 말이다. 그 모습에 심지안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정말 뻔뻔스럽군요.”임시연은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얼굴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욕하고 싶으면 해요. 날 괴롭히지만 않는다면 어떻게 해든 좋아요.”한편, 경찰서에서 걸어 나온 오지석은 성연신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예상했던 일이라 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심지안은 임시연을 노려보였다. 임시연이 그녀를 쳐다보는 그 득의양양한 눈빛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였다. ‘정말 여우 같은 여자라니까.’“경고하는데 언젠가는 꼬리가 밟히게 될 거예요. 내가 증거만 찾아낸다면 당신은 끝장이에요.”임시연은 가여운 표정을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하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20화 임시연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여기다

    성연신을 발견한 소방관이 엄숙하게 물었다.“당신은 저 여인의 가족인가요? 아니면 친구예요?”그가 대답도 하기 전에 소방관은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어떤 신분이든 상관없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저 여인을 진정시키는 거예요. 절대 자극하지 마세요. 알겠어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참, 수영할 줄은 알아요?”“네.”“좋아요, 그럼 가봐요.”성연신은 한 걸음 한 걸음 바다로 들어갔고 바닷물에 젖은 슈트가 그의 몸에 착 달라붙어 그의 훤칠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임시연과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가서 멈춰 섰다. 두 사람은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지만 몸에서 풍기는 우아한 분위기는 막을 수가 없었다. 옆에서 핸드폰을 들고 라이브 방송을 하던 한 사람이 심지안에게 말을 걸었다.“역시 부부는 부부인가 봐요. 저리 물에 흠뻑 젖었어도 참 잘 어울리는 걸 보면요.”그 말에 마음이 불쾌했던 심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신아, 나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난 암 환자야. 네 인생은 아직 길어. 나와 아이가 네 발목을 잡길 원하지 않아.”임시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언제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했어?”“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너와 심지안 씨 사이의 걸림돌이 될 거야. 난 내 아이가 그런 억울함을 당하는 게 싫고 네가 나 때문에 곤란해지는 게 싫어.”“심지안 씨는 받아들일 거야.”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임시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해변에 있는 심지안을 쳐다보았다.“정말? 맹세하라고 해. 안 그러면 난 믿을 수 없어.”옆에 있던 소방관은 그 얘기를 듣고 해변을 향해 소리쳤다.“심지안 씨가 누구예요? 이 자리에 있어요?”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고 바닷바람에 그녀의 가녀린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지안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저예요.”소방관은 이내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지금 가장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21화 누가 애를 낳든 그 애는 성연신을 아빠라고 부를 수밖에

    그 말을 들은 임시연의 입꼬리에는 숨길 수 없는 오만함이 드러났다. 그리고 바로 몸에 힘을 풀더니 마침 성연신의 품 속으로 쓰러졌다.성연신은 임시연을 안아 들고 급하게 구급차로 달려갔다.심지안은 성연신의 팔을 잡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내가 임신했다면 임시연 씨를 떠나보낼 수 있나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뜻이죠? 그녀 배 속의 아기까지 보내라는 건가요?”심지안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도 모르겠어요. 죄 없는 아기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임시연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아까는 어쩔 수 없이 한 약속이었지만 지금 심지안의 마음은 매우 불편해졌다.성연신은 심지안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나도 내 아기한테 무관심할 수 없잖아요. 당신이 이해해 줘요.”심지안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성연신의 각도에서 보면 확실히 그러하다.누가 애를 낳든 그 애는 성연신을 아빠라고 부를 수밖에...구급차가 곧 출발하기 전, 성연신은 심지안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했다.“정욱에게 전화해서 당신을 데리러 오라고 해요. 일 다 보고 당신한테 갈게요.”심지안은 성연신이 탄 구급차가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점차 구경하려고 모였던 사람들이 흩어졌다.끝없이 펼쳐진 해변에 심지안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심지안은 검은색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이 꽉 막힌 거 같았다.이 모든 것이 그녀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아기는 잘못이 없다. 그럼 그녀는? 그녀는 무슨 죄가 있다고.분명히 임시연이 그녀의 결혼생활을 망친 것인데...심지안은 정욱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떠돌이처럼 목적 없이 걸어 다녔다.“지안아! 여기 있을 줄 알았어!”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진유진이 그녀에게로 뛰어오고 있었다.“너... 어떻게 알고 왔어?”“인터넷에서 라이브 방송 봤어. 그 여자 구조되었더라?”진유진이 씩씩대면서 말했다.“응...”“성연신 씨는? 그 여자랑 같이 간 거야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22화 성연신 마음속엔 오직 심지안 뿐

    의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적어도 16주, 즉 4개월부터 가능해요. 환자분은 지금 몸 상태가 일반인보다 안 좋아요. 임신이 이미 큰 부담이에요. 유전자 검사는 빨라도 4개월 이후부터 가능해요. 상황이 안 좋으면 5개월, 6개월 때 해야 할 수도 있어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섰다.성연신이 병실로 돌아오니 임시연은 이미 깨어있었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있었고 그 모습이 상당히 가여워 보였다.“빨리 지안 씨한테 가봐. 난 이미 괜찮아. 오늘 밤엔 내가 실수했어.”“왜 일부러 이 난리를 벌인 거야?”깊어진 성연신의 검은 눈동자가 임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임시연은 흠칫하더니 성연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감정이 북받쳐 올라 얘기했다.“심지안 씨가 아무 이유도 없이 경찰을 시켜 나를 심문하게 했잖아. 연신아, 난 유명인이야. 명예가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해. 난 나를 지켜야 해. 이런 일로 나의 결백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게다가 내 배 속의 아기도 지켜야 해.”“심지안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하지만 지안 씨는 항상 나를 싫어하잖아. 그날 밤 일어난 실수는 나도 원하지 않았어. 하지만 임신한 건 임신 한 거잖아. 나도 어쩔 수가 없어.”“하지만 넌 확실히 혐의가 있어.”임시연은 한숨을 크게 쉬더니 실망한 듯 성연신을 바라봤다. “경찰도 나를 풀어줬는데 넌 아직도 무슨 의심을 하고 있는거야. 네가 이렇게 지안 씨만 편애할 줄 알았어. 그래서 나도 그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나를 지킨 거야. 사람들도 보는 눈이 있어. 만약 내가 진짜 그런 나쁜 짓을 했다면 내가 감히 이렇게 관심을 끌려고 했을까? 널 탓하는 게 아니야. 널 잡지 못한 나를 탓하는 거지. 그만 가.”성연신은 차분하고 냉담하게 말했다.“다시 한번 말할게.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 후, 내 아이라면 내가 책임질 거야. 그전까지 안정을 취하고 있어. 문제 만들지 말고. 난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 너와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아.”성연신은 임시연의 자살 쇼에 신경 쓰고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23화 가방 새치기

    심지안은 순간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됐어요. 충전을 마치고 다시 전화하죠. 급한 일은 아닐 거예요.”“그래요, 어느 단지에 살아요?”“5동이요.”“전 6동이요. 마침 바로 옆이네요?”심지안은 눈을 가늘게 떴다.“우리 정말 인연인 가봐요. 전 청민 씨 학교가 제경 쪽에 있는 줄 알았어요.”“학사 과정은 제경 쪽에서 했고요. 이제 곧 대학원생이 되거든요. 대학원 과정은 금관성에서 하기로 했어요.”그 말에 심지안은 이해가 되었다. 대학원은 9월 쯤에 개강이었다. 지금은 8월이니 기숙사에 있지 않을 것이면 셋집을 찾아봐야 했다.물론, 고청민은 한남 더힐에 집을 산 것이었다.두 사람은 대화를 하면서 각자의 아파트까지 와서 작별 인사를 했다.심지안은 집에 돌아와 핸드폰을 충전하고 성연신에게 전화를 걸었다.“아까는 핸드폰에 배터리가 없어서 꺼졌어요. 지금 충전했고요.”전화기 너머에서 성연신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집에 도착했어요?”“네... 임시연은 어떻게 됐어요?”“괜찮아요. 이미 얘기해 뒀어요.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거예요. 오늘 고생했어요.”심지안은 그 말을 들으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그래서 우리가 만약 다시 결혼하게 되면 저는 임시연의 아이를 제 아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죠?”“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고 나서 다시 얘기해요.”“전 지금 그 답을 듣고 싶어요.”성연신은 침묵하더니 한숨을 쉬었다.“그건 임시연의 아이일 뿐만 아니라 내 아이기도 해요. 난 책임감 없는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 영원히 임시연을 만나지 않게 해줄 수는 있어요.”심지안의 마음은 모래주머니처럼 무거워졌다.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알겠어요. 잘게요. 잘 자요.”성연신은 이미 끊어진 통화를 보며 머리가 아팠다.중정원으로 돌아와 그는 손남영에게 연락했다.손남영은 클럽에서 재미나게 놀다가 그의 부름을 받고 야식거리와 맥주를 사서 중정원으로 갔다. 갑작스러운 부름이었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다는 촉이 왔다

최신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1화 성청민

    흥분을 가라앉힌 후, 심지안은 자신이 5년 전 해외에서 살았던 작은 별장과 흡사한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외부 경관이 달라 의아해하며 말했다.“5년 전과 똑같은 별장을 지었어요?”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다가 기침을 몇 번 하며 대답했다.“맞아요. 거의 차이가 없죠?”심지안은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둘러보며 고청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조금 부드러워졌고, 마치 그를 가족으로 생각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어떻게 하지원을 설득했어요?”그녀는 고청민이 하지원을 이용하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것에 의아함을 감추지못했다.“한마디 했더니 바로 승낙했어요.”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하지원은 이처럼 온 마음을 다해 고청민을 따랐다.심지안은 복잡한 마음으로 물었다.“하지원 씨에게 미안하지 않아요?”고청민은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다.“보상해 줄 거예요.”‘보상? 어떻게 보상할 건데? 여자의 청춘을 어떻게 보상할 건데...’심지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하지원에게는 그저 사랑이었으니까...“밤새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고프죠? 지안 씨가 좋아하는 비빔면을 준비해 뒀어요. 게살 비빔면이요.”고청민은 웃으며 심지안에게 말했다.“지안 씨가 분명 좋아할 거예요.”심지안은 배가 고파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탁에 다가가기 전, 그녀는 게살 비빔면의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고청민은 게살 비빔면을 그녀 앞에 놓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먹어요. 제철 대게는 정말 맛있거든요.”심지안은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커다란 게살이 면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고청민의 뜨거운 시선에 심지안은 불편해하며 말했다.“청민 씨도 먹어요. 나만 보지 말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면을 집어 먹으려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침이 그를 멈추게 했다.연달아 몇 번의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점차 그의 가냘프고 쇠약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그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0화 미친놈,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

    집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성우주를 재우고 나서 긴급한 회사 업무를 처리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성연신은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고청민의 상황을 물어볼까 했지만, 숙면을 방해할까 봐 포기했다.다음 날 아침, 성연신은 일찍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그는 심지안이 오늘 세움의 신제품 출시 준비로 일찍 출근할 거로 생각하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려 했다.이때 손이 미끄러져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주어 보니 액정이 나가 있었다.갑작스러운 실수에 그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깨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불안감이 스며들었다.성연신은 다른 휴대폰으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부재중으로 받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성씨 가문으로 출발했다.성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성동철은 막 깨어나서 정원에서 산책 중이었다.성연신으로부터 두 사람이 지난밤 함께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직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이마를 찡그렸다.‘그 녀석이 설마...’성연신은 성동철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하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지안 씨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어디죠?”“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크네.”성연신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말씀입니까?”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전에 했던 특별한 부탁을 성연신에게 말해주고, 동시에 고청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고 심지안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지안 씨, 어디에 있어요?”“성연신 대표님, 접니다.”고청민의 평온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성연신의 신경을 자극했다.성연신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 자식아, 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우리는 해외에 있어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청민은 계속해서 말했다.“지안 씨를 며칠만 빌리는 셈이에요. 너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을 테니, 흥분하지 마세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민채린?”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결과는 어땠니?”“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이렇게 갑자기?”“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8화 하지원에게 적합한 심장

    30분 후, 성동철과 고청민이 병실에서 나왔다. 성동철은 걱정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의사가 병원에 며칠 더 있으라 했잖니? 왜 말을 안 들어? 적어도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치료 시간을 늦출 수도 있다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햇살처럼 부드러워 보였다.“괜찮아요. 집에 있는 의료 장비로도 충분해요.”성동철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집에 있으면 이 녀석을 더 볼 수 있잖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성동철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병원 앞에 대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는 병원 입구의 벤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했다.“지안이 여기 앉아 있지 않았니? 어디 갔지?”고청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고운 속눈썹은 한껏 아래로 드리워 있었다. 눈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덮여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지원이도 보이지 않네. 네가 전화를 걸어 연락해 봐.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성동철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청민에게 말하며,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부재중이었다.고청민은 하지원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원이 오빠가 찾으러 왔어요. 아마도 지안 씨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간 것 같아요. 저희 먼저 집에 가죠.”성동철은 방금 의사가 자신에게 따로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외국의 의료 전문가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우리라도 먼저 가자.”‘성연신이 지안이를 데려갔을 수도 있어. 어쨌든 지안이는 다 큰 어른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넓은 승용차 안에서, 고청민이 갑자기 성동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죽으면 제 심장을 지원이에게 주세요.”어차피 죽으면 남겨둘 이유가 없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성동철은 얼굴빛이 변하며 호통쳤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7화 날 원망하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심지안은 사랑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그런 희생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난 인간미가 있고, 지안 씨는 없으니까요. 임시연이 당신 앞에서 죽었을 때, 살아있던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지안 씨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관심했잖아요.”심지안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의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지원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임시연은 내 아이를 훔치고, 내 남자를 빼앗고, 내 결혼을 망쳤어요. 게다가 여러 번 나를 죽이려고 했었죠. 이번에 죽은 사람이 임시연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죽을 사람은 나일 수도 있어요. 지금 임시연이 죽어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런 쉬운 소리 하지 마세요!”처음에는 임시연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곧 심지안은 깨달았다. 임시연의 죽음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녀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임시연은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해치려 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지원 씨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날 냉정하다고 생각해도 좋아요.”심지안은 하지원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원도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 했다. 한 발을 내딛자, 하지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정말로 청민 선배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거예요?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 줘요... 평생 고마워할게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그건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강요에요.”심지안은 친구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6화 잘 살아가기만 하면 돼

    성동철은 깜짝 놀라 지팡이도 잊은 채 급히 움직였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남은 하인들은 손님들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회 내내 활기찼던 분위기가 갑자기 혼란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었다.심지안은 찡그린 얼굴로 성동철의 뒤를 따라 고청민의 방으로 들어갔다.커튼은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혀 있었지만, 문을 열자 짙은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하인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전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은 갑자기 밝아졌다.우드톤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들도 정리되어 소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심지안은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고청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안은 약간 열려 있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때, 하지원이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에 있어요.”성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고청민은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옷은 물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붙어 있었고,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어 원래 창백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였다.고청민은 말라비틀어진 채 생기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성동철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고청민의 코 밑에 대어 보았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인들에게 소리쳤다.“구급차가 일찍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빨리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하인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고청민을 욕조에서 꺼냈다.심지안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겁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혼이 나간 하지원을 바라보았다.“청민 씨...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이 상황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았지만, 하지원은 그 말을 입 밖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5화 남겨진 이들의 그리움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말 좀 해봐요. 정말 시연 씨가 죽길 바란 거예요? 시연 씨가 죽으면 속 시원할 것 같았냐고요!”변석환은 심지안에게 소리쳤다. 울부짖는 변석환의 두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무섭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큰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변요석과 성연신이 먼저 달려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변석환을 몇 걸음 뒤로 밀어냈다. 성연신의 행동은 냉담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안 씨 앞에서 임시연 그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마. 다시 한번 실수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하하하! 살인범을 감싸고 도는 건가요?”변석환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시연 씨의 죽음에는 당신과 심지안 씨도 책임이 있어요.”“퍽!”변요석은 변석환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정신 차려. 임시연은 원래 죽어 마땅한 여자야! 더 이상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변석환은 변요석을 바라보며, 맞은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원래 죽어야 했고... 맞아... 나를 속이고 이용했어... 죽어 마땅한 여자야...”하지만 변석환은 스스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 없었다.임시연이 죄를 지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변석환은 여전히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변요석은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며 분노를 억누르고 변석환에게 경고했다.“지금 당장 성씨 가문을 떠나. 네가 정신 차리고 지안 씨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면... 그때 돌아와.”변석환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비틀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사람들 사이로 문득 익숙한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변석환은 그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변석환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임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4화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자책하는 심지안을 보는 성연신은 가슴이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임시연의 죽음은 지안 씨와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도, 성연신도, 그 누구도 임시연이 거기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임시연이 심지안 앞에서 그리고 성원 그룹에서 죽은 건 심지안과 성연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만약 제가 잘못되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걸 노리고 뛰어내렸던 것 같다.성연신도 놀라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니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는데 문제는 심지안이었다.물론 임시연도 죽을 줄은 모르고 뛰어내렸겠지.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감옥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뛰어내린 걸 텐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심지안만 힘들어하고 있었다.심지안은 공허한 눈으로 성연신을 보며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서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임시연은 천벌 받아서 죽은 건데 내가 기뻐하는 게 맞죠.”“그래요, 안 뛰어내렸어도 경찰한테 잡혀서 자유롭진 못했을 거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내가 지안 씨더러 임시연 잡아놓으라고 한 거잖아요. 귀신이 되어도 날 찾아올 거니까 지안 씨는 아무 걱정 하지 마요.”그때 오지석이 사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오려 했지만 임시연이 미리 눈치를 채고 송준에게 도움을 청할까 봐 성연신이 말렸었는데 임시연이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심지안을 절대 혼자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알겠어요.”긴장이 풀렸는지 심지안이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나 아까 제대로 못 쉬어서 좀 잘래요.”“그래요, 내가 옆에 있을게요.”“네, 할아버지랑 우주한테는 나 병원에 있단 말 하지 마요.”“네.”가족들이 괜히 걱정할까 봐 신신당부를 하고서야 심지안은 침대에 누웠다.제 앞에 앉아있는 듬직한 성연신을 보니 안심이 되는지 그렇게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성연신은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3화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누구는 임시연을 구하겠다고 1층으로 달려 내려가고 누구는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살아있어요!"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지안은 사람들의 인영이 환영처럼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귀에 까지 이명이 들려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임시연이 뛰어내리는 결말을 예상해본적은 없었는데, 3층이 아주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층수도 아니었다.조금 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사람들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저들끼리 수군대며 심지안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사모님도 너무 하시지, 어떻게 사람을 뛰어내릴 때까지 몰아붙여? 저러면 밤에 악몽 안 꾸나?""그리고 왜 자꾸 연다빈 씨한테 임시연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 간 거 아니야?""다빈 씨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사모님이 살인자 되는 거야?""다빈 씨가 귀신 돼서 사모님한테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이마에 힘을 주며 소리질렀다."내가 몰아붙인 거 아니고 본인이 뛰어내린 거야. 나랑 상관 없다고."심지안의 호통에 수군거림은 사라졌지만 그녀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매정했다.다들 "연다빈"에게 일이 생기면 심지안 책임으로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듯 싶었다.심지안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현기증을 이겨내려 했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려고 뒤를 돌 때 마침 이곳으로 뛰어오는 성연신과 오지석을 발견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성연신이 빠르게 다가와 심지안의 어깨를 잡으며 주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왔잖아. 내가 알아서 할게."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심지안은 마침 다가오는 성연신을 보고 무슨 말이 라도 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시간이 조금 흘러 심지안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흰 벽과 소독약 냄새, 그리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원 그룹 직원 자살 사건은 임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