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연은 눈을 부릅뜨고 표독스레 말했다.“말을 어떻게 하는 거야? 손윗사람한테! ”“엄마는 형을 생각해서 그런 거잖아요, 어떻게 다른 사람 편을 들어서 말하는 거예요? ”“지안 씨가 다른 사람이면, 숙모도 마찬가지죠.”“....”말문이 막힌 백연은 깊은숨을 내쉬었다.“됐어, 그만두자. 네가 좋아한다면 우리도 별다른 방법이 없지, 네가 데리고 살 건데. 하지만 기본적인 건 우리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성연신은 입꼬리를 올리며 어서 말하라고 손짓했다.“숙모!”그녀는 마치 백연이 방금 한 말을 듣지 못한 듯, 공손한 태도로 달콤하게 인사했다.그제야 백연은 얼굴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너도 알다시피 성씨 가문에 시집오려는 여자들은 아주 많아. 연신이는 직계 자손인데 와이프도 그에 어울리는 여자여야 해. 보기엔 외모는 어울릴 듯한데, 가정 형편은 어떤지?”심지안은 두 눈을 깜빡이며 말해다.“저의 집엔 저밖에 없으니, 성씨 가문에 부담을 줄 일은 없을 거예요, 시름 놓으세요.”그녀의 마음속에 심전웅은 진작 아버지 자격을 잃었다.백연의 마음은 바로 차가워졌다.‘성연신이 설마 고아를 와이프로 데려온 거야? 안돼, 이 혼사는 절대 안돼! 성씨 가문은 금관성과 재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내로라하는 가문인데, 어떻게 부모도 없는 고아를 가문에 들이겠어? 재수 없게!’이때, 성형찬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본 백연은 바로 고자질했다.“당신이 좀 말려요. 연신이는 그렇게 많은 좋은 가문의 여자들을 마다하고 하필이면...”자초지종을 들은 성형찬은 눈썹을 찌푸렸다.“연신아, 결혼은 큰일인데 신중히 고려해야지!”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들 세 식구는 성수광으로부터 성연신이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마도 남들 앞에 내세우기 난처한 와이프를 데려온 게 분명하다.오늘 보니 과연 짐작한 것이 맞았다.성연신은 담담하면서도 확고한 태도로 말했다.“둘째 삼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거예요. 내가 누구랑
성수광의 꾸중을 들은 성형찬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풀이 죽어 떠나갔다.성여광은 급히 물었다.“아빠, 어떻게 됐어요? 할아버지께서 그 여자를 쫓아낸다고 하셨어요?”백연도 흥분해하며 물었다.“아버지께선 당연히 맞는 판단을 하셨겠지요?”“콜록콜록!”성형찬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성수광이 위층에서 내려오며 위엄있는 목소리로 물었다.“뭐가 맞는 판단이라는 거냐?”백연은 난감한 듯 웃으며 변명했다.“잘못 들으셨어요,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아버지의 위압을 느낀 성형찬은 심호흡을 하고는 선포했다.“이제부터 심지안은 우리 성씨 가문이 사람이야.”성여광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도대체 이 심지안이 무슨 재주가 있길래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감싸고 도는 걸까?’“할아버지, 심지안도 받아들였는데 왜 그때 임시연을 거절한 거예요?”“말도 안 되는 소리, 일개 광대 주제에 우리 가문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해?”“임시연은 예술가이고 배우이지 광대가 아니에요...”“너희같이 생각 없는 녀석들이나 속지... 날 화나게 하지 말고 저리 물러가.”성수광은 임시연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해, 페물 같은 둘째 손자를 상대하기 싫어서 옛 친구들과 고스톱을 치러 갔다.“아빠, 할아버지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형만 좋아하곤 난 나 몰라라 하잖아요.”성형찬은 그를 쏘아보았다.“못난 자신이나 탓해. 네가 일을 잘하나, 와이프가 있나...”성여광은 투덜댔다.“와이프 얻는 게 뭐가 어렵다고요? 성씨 가문의 첫 증손이 제 아일지도 모르죠!”...그날 밤은 본가 저택에 머물렀다.성연신과 심지안은 일찍이 방으로 돌아갔다.심지안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성연신은 한창 노트북을 들고 침대에 앉아 메일에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네이비 잠옷을 입고 침대 머리에 기대어 미끈한 손가락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는데, 그 옆모습은 마치 조각상 같았다.심지안은 얼굴이 붉어졌다. “저기요... 난 어디서 자면 돼요?”성연신은 고개를 들고 장난스레 말했다.“침
그리고 자신이 성연신의 팔을 베고 있고, 다리도 그의 튼튼한 허리에 걸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성연신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 깊이 잠들어 있었다.성연신이 잠에서 깨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던 심지안은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조용히 화장실로 갔다.한참 후.잠에서 깨어난 성연신은 품에 껴안고 자던 심지안이 사라진 걸 발견하고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지나가던 성연신은 안에서 들려오는 샤워 소리에 더운 듯 옷깃을 잡아당겼다....샤워를 마친 심지안과 성연신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1층.성형찬 가족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고, 다른 친척들 몇 명은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심지안은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그러자 백연은 그녀를 한번 흘겨보더니 비아냥거렸다.“해가 중천인데 이제야 일어난 거야? 어쩌면 예의가 조금도 없어.”심지안은 난감한 듯 고개를 숙였다. 처음으로 방문한 시댁에서 늦잠을 잔 것이 부끄러웠다.“어제 피곤해서 오늘 늦게 일어나게 되었어요. 앞으론 주의할게요.”성여광도 한마디 덧붙였다.“그러게요, 예전 같으면 어른들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도 차려야 하는걸요.”“예전 같으면 넌 형수님이라고 부르며 이 사람을 공손히 대해야 했어.”이때, 성연신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심지안을 감싸는 성연신의 모습에 성여광은 화가 났다.“형, 동생인 저한테 무슨 말을 이렇게 해요?”‘팔도 안으로 굽는데 형은 도대체 누구 편인 거야?’성연신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이제 생각났어, 옛적에 혼전 임신한 여자는 돌팔매를 맞았는데, 그럼 넌 이 세상에 태어날 수도 없었을 거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백연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성형찬은 참지 못하고 굳은 얼굴로 한마디 했다.“그만해, 옆에 어린애도 있는데, 말조심해!”옆에 서 있는 오정연은 크고 동그란 눈으로 사람들을 순진하게 바라보았다.성여광은 눈을 반짝이며 오정연을 품에 안고 물었다.“정연아, 연신 오빠가 데려온 와이프가 마음에 들어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어린애한테 구박받은 성여광은 난처해 났다.‘아니, 왜 생각대로 나오지 않는 거지?'부잣집은 여주인에 대한 요구는 매우 높아 아무 배경도 없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부잣집 아가씨를 맞이해야 했다.평소에 그렇게 총명하던 형이 여자를 보는 눈이 어떻게 이렇게 잘못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오정연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고 표정도 서로 달랐지만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백연은 질투를 애써 감추며 작은 목소리로 성여광에게 말했다.“신경 쓰지 마, 그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해. 기어이 이런 여자를 찾으려고 하는 건 바로 너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너도 좀 잘해봐. 빨리 적합한 여자친구를 찾아 연신보다 먼저 아이를 낳아. 그러면 네 할아버지는 자연히 너를 더 관심하게 될 거야.”만약 남자아이를 낳는다면, 성씨 집안의 자산을 적어도 절반은 더 나눠 가질 수 있을 것이다.“좋아요! 엄마, 어디 두고 보세요, 엄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볼게요!”성연신은 성여광을 조용히 쳐다보았다. 그는 그를 마음에 두지 않고 담담하게 심지안에게 물었다.“지금 갈 거예요, 아니면 아침 식사를 하고 갈 거예요?”심지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냥 회사에 가서 아무거나 먹으면 돼요.”지금은 11시가 다 돼가니 아침이 아닌 점심을 먹는 셈이다.“좋아요.”성연신은 성수광이 보이지 않자, 서백호에게 자신은 일이 있어 미리 간다고 전하라고 말했다.이번 가족 연회에 정욱이 따라오지 않아 성연신은 스스로 차를 몰고 갈 수밖에 없었다.조수석에 앉은 심지안은 차창을 반쯤 내렸다. 산들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자, 정신이 상쾌해졌다.“봤죠?”성연신이 불쑥 입을 열었다.“뭘요?”“우리 가족이요.”심지안은 잠깐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네, 왜요?”“지안 씨가 본건 그저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해요. 명문가의 내부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두워요.”집은 피난처가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검이 될 수도 있
심지안은 거절할 수 없었다.그녀는 일단 먼저 승낙하고 그때 가서 다시 아무 핑계나 대고 거절할 생각이었다. 선물만 주고 본인은 참석 안 할 생각도 하였다.기획팀에 도착한 심지안은 여직원이 새로 입사한 것을 발견했다. 김인정은 산후조리로 휴가를 냈고, 경은은 해고당한지라 인사팀에서 지난주에 새로 직원을 채용한 것이다.윤아는 옷차림이 매우 센스가 있었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았다. 듣자 하니 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사람이라 개방적이고 열정적이어서 단 하루 만에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려 있었다.윤아는 심지안을 보자 생글생글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언니가 바로 지안 언니죠? 전 새로 온 윤아라고 해요.”“안녕하세요.”심지안은 처음에 윤아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한 동료가 성연신의 사무실로 가져가야 할 서류가 있다는 것을 듣고 윤아는 즉시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달려왔다.“제가 갈게요.”“네? 윤아 씨는 방금 입사해서 아직 업무에 익숙하지 않을텐데...”같은 부의 회사 동료가 완곡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전 외국에서 기획팀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걸요. 게다가 성 대표님의 이름을 정말 많이 들었었어요. 이번에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밤잠도 설칠 정도로 기대했거든요. 제발요, 절대 망치지 않을게요.”윤아의 애교에 동료는 어쩔 수 없이 동의하고 서류를 내려놓고는 절대 쓸데없는 말들을 삼가라고 신신당부했다. 성 대표는 말이 많은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잘 알겠어요!”15분 후.서류를 전해주고 돌아온 윤아는 동료들에게 물었다.“성 대표님은 여자친구 있으세요?”그 말을 들은 심지안은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가락을 멈칫했다.“없지 않을까요.”“아마 없을 거예요.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으셔요.”“우리 같은 보통 직원들이 어떻게 성 대표님의 사생활을 알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저도 99%는 없을 거로 생각해요.”윤아는 환하게 웃으며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듯 말했다.“좋아요. 나 결정했어요! 이제부터 성 대표님을 쫓아다
“남진영이라니까. 도대체 몇 번을 물어보는 거야!”김대휘는 성연신의 이름을 댈 엄두를 내지 못했다.성연신은 착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잔인해지는 성연신은 사람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비즈니스 업계에서 악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성연신을 건드리기 무서웠다. 어차피 남진영과 모순이 있었으니,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사람을 건드릴 필요는 없었다.은옥매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남진영이 연아를 얼마나 아끼는데. 다른 사람과 그런 말을 했을 리 없어.”“연아를 아낀다고?”김대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바로 비웃는 말투로 얘기했다. “심연아가 설마 너랑 남진영의 딸은 아니겠지?”그 당시 일부러 그한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라면. 김대휘는 은옥매가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남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함부로 얘기하지 마. 난 남진영을 몰라.”“그러면 왜 네 딸한테 그렇게 잘해주는 건데?”은옥매가 협박하는 어투로 얘기했다.“그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고. 하여튼 나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관계를 몰랐으면 해. 만약 입 뻥긋했다가는... 연아를 데리고 김씨 가문에 가서 인사드려도 되겠다.”김대휘가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그러자 화가 난 그의 뱃살이 출렁이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이번 생에서 그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20년 전에 은옥매에게 홀려 그녀와 잠자리를 가진 것이다. 이 여자는 그 당시에도 심전웅과의 관계도 제대로 끊어내지 못했다.은옥매는 화를 내는 김대휘를 눈여겨보지 않고 바로 새로 산 가방을 들고 귀부인처럼 걸어갔다.김대휘는 멍을 때리다가 은옥매가 멀리 간 후 그제야 거리를 지키며 떠났다.하지만 두 사람 다 이 모습이 사설탐정에 의해 찍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사설탐정은 사진을 바로 고용주에게 보냈다.그러자 5분도 지나지 않아서 그의 카드에 큰 금액의 돈이 들어왔다.정욱은 사진을 받자마자 바로 성연신에게 보고했다.“익명으로 심전웅의 이메일에 보내.”정욱은 고개를
이튿날.심지안은 과일을 들고 임시연의 병문안을 왔다.임시연은 그녀의 뒤를 보면서 물었다. “연신이는 안 왔어요?”“연신 씨는 일이 바빠서요.”임시연의 얼굴에는 실망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렇겠죠.”심지안은 내색 하지 않고 그녀의 표정을 못 본척 했다.이어 임시연은 주동적으로 화제를 꺼내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그리고 심지안이 떠나기전, 그녀는 요며칠 중정원에 가서 오레오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심지안은 이를 승낙했다. “좋아요, 하지만 오늘 밤에는 연신 씨와 함께 전시회에 가야 해서 조금 늦을거 같아요.”임시연은 관심을 두고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그래요? 몇시쯤에 오는데요?”심지안은 대충 시간을 짐작하고 대답했다. “아홉시쯤일 것 같아요.”떠나기 전, 심지안은 임시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며칠 전에 연신 씨에게 아침밥 가져다주시지 않으셨어요?”“네, 하지만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저 오레오를 보러 간 김에 연신이 아침도 사간 거예요.” 환하게 웃던 심지안은 장난스레 대답했다. “저 오해 안해요. 그냥 다음에 아침밥을 살 때 제 것도 사주셨으면 해서요. 안 그러면 제가 연신 씨 아침을 먹게 되니까 시연 씨가 괜히 산 게 되잖아요.”“…”심지안은 임시연이 반응하기도 전에 떠났다.은혜는 갚을 것이다. 하지만 임시연이 전여친으로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을 심지안이 아니었다....점심시간에 나온 심지안은 돌아가는 길에 1층에서 커피를 사고있는 김윤아를 발견했다.“팀장님, 성 대표님께서 무슨 커피 드시는지 아세요? 대표님께도 커피 한잔 사드리려구요.”“…윤아 씨, 정말 성 대표님을 좋아해요?”김윤아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당연하죠, 성 대표님처럼 멋진 솔로가 또 어디 있다고요. 놓치면 다신 오지 않을 기회잖아요.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죠.”심지안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성 대표님 여자친구 있어요,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지 마요.”김윤아는 믿지 않았다. “그럴 리가요, 다들 없다고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알겠다는 표정으로 성연신이 김윤아의 커피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건 커피만 받아들인 정도가 아니다. 이건 사람을 받아들인 것과 같다. 오후 내내 동료들은 김윤아에게 열정적으로 대했다.김윤아는 이런 대우를 즐겼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고 카톡을 보냈다.「당신이 알려준 게 맞아요. 심지안은 지금 기분 나빠하고 있어요.」사실 성 대표는 그녀의 커피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만나지도 않았다. 그녀는 비서에 의해 가로막혀 버렸다.하지만 그 여자의 말대로 커피를 줬든 말든 준 것처럼 행동하면 이미 목적을 달성한 것과 같았다.여자가 답장을 보냈다.「오케이.」...심지안은 퇴근하자마자 주차장으로 가서 그의 차를 찾아 조수석에 앉은 후 두 손을 허리에 얹고 화를 내며 옆의 남자를 노려보았다.“커피 맛있어요?”성연신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고 이상함을 눈치챘다. 정욱이 오후에 타 준 커피를 생각하며 아무렇게 말했다.“그저 그래요.”“그저 그렇다면서 마셔요?”“잠이 깨야 하니까요.”심지안은 더욱 화가 나서 중얼거렸다.“왜 자기가 한 일이 맞는 것처럼...”흰 티셔츠를 입고 있는 성연신이 소매를 걷자 근육이 잡힌 팔이 드러났다. 이 멍청한 여자가 뭐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그는 살짝 웃었다.하지만 꽤 귀여웠다.준수한 외모의 성연신은 평소에 강한 기세와 차가운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눈에 힘을 풀고 웃으면서 심지안을 바라보고 있으니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그녀를 홀릴 수 있었다.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낀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됐어요. 이번만 봐주는 거예요. 다음부터는 그 사람이 주는 커피 마시지 마요.”성연신은 여전히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그래요.”커피가 안 되면 차라도 마시면 되지.잠만 깰 수 있으면 된다. 주얼리 전시회는 시내에서 열린다. 전시회는 세움 주얼리의 독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