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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적당히 해요

밤은 점점 깊어지는데 비는 전혀 그칠 생각이 없었다.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두 시간 동안 서 있었던 심지안은 이미 추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택시를 잡지 못하리라 생각한 심지안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성 대표님, 지안 아가씨가 걸어서 돌아가려는 모양입니다.”

잘생긴 성연신의 얼굴이 무섭게 구겨졌다. 그에게 돌아와 빌 바에는 차라리 걸어가겠다?

“따라가.”

정욱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면서도 자존심을 굽히기 싫어한다.

이 길은 제경으로 향하는 길인데 지나가는 차들의 속도가 빨라서 물보라를 맞기 쉬웠다.

유독 한 흰 자동차가 매너 있게 속도를 줄여 심지안의 옆을 지나갔다.

하지만 심지안 본인은 입술이 파랗게 질린 채 추위에 떨고 있어 그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 흰색 자동차가 그녀의 옆에서 멈추더니 차 창문을 내렸다. 한 남자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개울물처럼 맑고 청량한 목소리로 물었다.

“도와드릴까요? 목적지까지 데려다줄게요.”

빗물에 젖은 심지안의 속눈썹이 눈앞을 막아 시야를 가렸다.

눈앞의 남자는 주원재의 또래 같아 보였다. 깨끗한 피부와 부드러운 얼굴은 딱 봐도 잘사는 집의 도련님이었다.

심지안은 갑자기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낯선 사람도 자기를 걱정해 주는데 성연신은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다.

숨을 들이쉰 심지안이 거절을 하기도 전에 쿨럭거리며 기침을 했다.

남자가 더욱 걱정하며 얘기했다.

“차에 타요. 데려다줄게요. 나쁜 사람 아니니까 무서워하지 말아요.”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겨우 기침이 멎은 심지안이 감사를 전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남자는 잠깐 고민하는 눈빛으로 성연신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기사에게 얘기했다.

“가서 우산이라도 줘요.”

기사는 놀라서 멈칫하다가 명령을 따랐다.

“아가씨, 이건 우리 도련님께서 드리는 우산입니다.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데 잠시라도 비를 피할 곳을 찾으세요.”

기사는 우산은 심지안의 품속으로 넣어주고 총총걸음으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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