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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착하지

“저한테 복종을 안 하면 어느 외간 남자한테 복종하려고 그래요?”

성연신은 자연스레 앞의 말은 무시하고, 그녀의 턱을 잡으며 차갑게 물었다.

옛말에, 남자는 여자의 하늘이니, 여자가 남자한테 복종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성연신은 순식간에 그녀를 몰아붙였다. 심지안은 침을 삼켰고, 그 기세에 살짝 쫄았다.

“제 말은, 저희의 관계가 약간 불평등하기 때문에 서로 손님 대하듯이 존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능하죠.지안씨 능력 수준이 저랑 비슷하다면요.”

“제가 그 능력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는 서로 따져야 하잖아요. 저도 사람이고, 제 품위가 있어요! 매일 밥해 주고 원이처럼 당신 기분 좋게 해줘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원이가 되는 게 왜 싫죠?”

성연신은 턱을 살짝 들며 말했다.

“혹시, 지금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이를 부러워하고 있는지 알아요?”

심지안은 문 앞에 엎드려 있는 셰퍼드를 바라보았다. 그가 잠자는 곳은 해외에서 수백만 원에 구매한 것이며, 간식 또한 한 봉지에 몇십만 원에 달하였다. 평소 털 관리, 미용 손질, 잡동사니 비용 또한 일반 직장인의 월급보다 훨씬 높았다.

심지안의 시선을 느낀 듯한 원이는 몸을 한번 털며, 느릿느릿 성연신을 향해 걸어갔다. 털이 부스스한 머리를 그의 손에 비비며, 마치 쓰다듬어 달라는 듯했다.

심지안은 할 말이 없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 원이가 살고 있는 이런 생활은, 이미 많은 인간을 초월했다.

그가 한 말을 인정하긴 싫었지만, 전부 반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성연신은 일어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굳은살이 박힌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소유욕이 가득했다.

“착하지, 응?”

그는 이대로 계속 지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여자가 맹하긴 하지만, 그는 그게 싫지는 않았다.

심지안은 그와 시선을 마주했고, 어루만져진 살갗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말을 더듬었다.

“저…. 저 수저 정리하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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