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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심지안 씨와 성 대표님이 다툰 것 같습니다

심지안은 벌써 노트북을 열고 일에 빠진 남자를 보며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버려진 자료를 들고 사무실 문을 쾅 닫은 채 나가버렸다.

기획팀에는 직원 두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그중 한 명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 김인정이었다. 그녀는 심지안 손에 들고 있던 프랑스어 문서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자료 번역을 지안 씨가 하는 거예요?”

“네, 언니.”

“이건 번역팀에서 할 일인데 누가 이 업무를 지안 씨에게 지시한 거예요?”

김인정의 물음에 심지안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성 대표님 빼고 누가 이런 권리가 있겠어요.”

“대표님이 지안 씨가 기획팀 직원이라는 거 몰라요?”

김인정이 갸우뚱거리며 묻자 심지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더 설명하기도 싫었다.

“알죠. 인정 언니, 신경 쓰지 마세요. 번역팀에서 많이 바쁜가 봐요. 마침 저도 번역할 줄 알아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한 거 같아요.”

“그렇구나… 그럼 월급 정산할 때 제가 재무팀에게 지안 씨 야근 수당까지 챙겨주라고 얘기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어둠이 깃들자 밖에는 보슬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번역에 집중하고 있던 심지안은 오랜 시간 동안 자료를 뚫어져라 쳐다본 탓에 눈이 뻐근했다.

이마를 꾹꾹 누르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사무실에는 마지막 한 사람만 남아있었다.

“거의 다 끝나가요?”

장흥수가 심지안을 보며 물었다.

“아니요. 아직 할 게 많아요. 장흥수 씨는 남은 업무가 많아요?”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근데 대표님에게 실수라도 저지른 거예요? 프랑스어 문서를 왜 지안 씨에게 줬을까요?”

장흥수는 심지안에게 떠보듯이 물었고 평소에 대화가 많이 없는 동료를 상대로 심지안은 그저 가볍게 웃으며 대충 얼버무렸다.

그녀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장흥수가 심지안을 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럼 전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화장실에 들어선 장흥수는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핸드폰을 꺼내 홍교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교은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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