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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연다빈을 하인으로 부려먹다

연다빈은 속으로 생각했다.

‘성연신은 생각보다 그렇게 고결하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나에게 다른 감정을 품고 있는 걸까?’

그녀가 성연신의 마음을 읽으려고 애쓰는 동안, 성연신은 다시 입을 열었다.

“포장용기를 열어 주고, 쓰레기는 가져가세요. 나는 방 안에 냄새가 나는 걸 싫어해요.”

임시연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수축하였고 얼굴에 불쾌한 표정이 떠올랐다.

‘날 하인 취급하는 건가?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었는데, 낭만적인 말은커녕 한 번 더 쳐다봐 주지도 않는다니.’

하지만 그녀는 반항할 수 없었다. 성원 그룹에 계속 남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연다빈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지시대로 행동했다.

그녀는 식사 상자의 포장지를 풀면서도 성연신의 동향을 주시했다. 성연신은 의자에서 일어나 컵을 들고 연다빈 뒤쪽에 있는 정수기로 걸어갔다.

연다빈은 어깨를 살짝 기울여 외투가 미끄러지도록 하여, 하얀 피부가 드러나도록 했다. 성연신의 시선이 분명히 그쪽으로 향할 거로 생각했다.

다음 순간, 그녀는 성연신의 차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뜨거운 물이 그녀의 등에 쏟아졌다.

“아!”

연다빈은 깜짝 놀라 허리를 곧게 펴며 성연신을 바라보았다. 성연신은 컵을 들고 어깨를 으쓱하며 무심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컵을 잘못 잡았네요.”

뜨거운 물에 덴 화상에도 그녀는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아파서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성연신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연다빈의 작은 행동들을 모두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심지안이 과민 반응을 하는 줄 알았지만, 그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은 그의 실수였다.

이진우와 장학수의 설명을 들은 후, 성연신은 앞으로 심지안이 하는 말은 다 맞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내의 말을 들어야 해...’

연다빈은 당황하고 불안한 마음에 말했다.

“대... 대표님?”

성연신은 감정을 숨기고 차분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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