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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사랑은 꼭 말로 해야 아는 게 아니니까

고개를 끄덕이던 안철수는 잠시 머뭇거리다 심지안을 향해 다가갔다.

“저... 지안 씨, 오늘 저 봤다는 얘기는 대표님한테 하지 말아 주세요. 비밀로 해주세요.”

“비밀 지켜달라는 뜻이에요?”

“네!”

“그럼 저는 뭐가 좋은데요?”

눈을 깜빡이며 묻는 심지안에 안철수는 잠시 벙쪄있다가 입을 열었다.

“뭘 바라시는데요?”

“장난이에요, 연신 씨가 안 물어보면 나도 아무 말 안 할게요.”

제 남편을 굳이 속이고 싶진 않았던 심지안이 묻지 않는다면 말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고마워요, 지안 씨.”

“근데 민채린 씨랑은 어떻게 됐어요?”

연애 좀 해봤다 하는 절세미녀 민채린과 지고지순한 안철수가 만나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아 심지안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심지안의 질문에 안철수는 머리를 만지며 바보처럼 웃어 보였다.

“좀 더 만나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전에 제가 말실수 한 거에 대해서도 사과했어요. 채린 씨도 제가 제대로 된 고백을 하면 만나주겠다 했고요.”

안철수의 말에 심지안은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 되는 게 맞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소민정 씨는 이렇게 빨리 잊은 거예요?”

소민정을 언급하는 심지안에 안철수는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민정 씨한테는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그냥 동생 챙겨주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소민정이 죽고 난 뒤 안철수는 며칠 동안 그 무덤 앞을 지키며 술로 정신을 마비시켰다.

소민정을 말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임시연의 그 헛소리에 넘어가게 내버려 뒀다는 죄책감에 안철수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제가 잡아만 줬어도 이런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죽을 때까지도 성 대표님만 구하다 죽나, 어떻게 그 정도 바보 같을 수 있나 싶었다.

안철수는 소민정의 마음에는 어릴 때부터 줄곧 성연신뿐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거에 대해 안철수는 한 번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질투를 해본 적이 없었다.

보통의 남자라면 제가 좋아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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