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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한번 증오한 거 끝까지 증오해요

고청민의 눈빛이 그의 의아함을 대변해주고 있었지만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네.”

둘만 남은 바둑실이라 지나치게 조용했지만 고청민은 무슨 일인지 바로 묻지 않고 테이블에 기대어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심지안이 차분한 말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민채린 씨가 고청민 씨 줄 거라고 나한테 약을 줬어요. 가정부한테 줬으니까 잘 챙겨 먹어요.”

의외의 말에 고청민은 당황했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처럼 고분고분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네, 그럴게요.”

“그리고 세움 그룹으로 돌아와요. 주식은 내가 넘겨줄게요.”

심지안은 고청민의 눈을 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고청민이 잘못한 것도 맞고 아주 큰 피해를 입힌 것도 맞지만 그 주식의 액수가 너무 컸고 할아버지도 고청민의 복귀를 바라실 것 같아 심지안은 고청민을 불러들이기로 했다.

성씨 가문이 제경에서 한 자리 차지하며 귀족 중의 귀족이 될 수 있었던 건 다 할아버지가 젊을 때부터 세움 주얼리를 경영하며 하나하나 쌓아 올린 것들이었다.

할아버지 세대의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자식들도 물론 아무것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고청민은 그 세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움과 함께 커왔으니 세움 주얼리의 번창에 공이 하나도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힘든 시간을 함께하는 게 그 성과를 함께 누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심지안은 혼자 모든 걸 차지하고 만끽할 수 없었다.

심지안의 말에 고청민은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아... 아니에요. 나는 지안 씨를 세움에서 쫓아내고 싶은 게 아니에요. 세움 주얼리는 성씨 가문과 저의 공동 자산이죠.”

“괜찮아요. 해외에서 고청민 씨가 나 도와줘서 창업도 했잖아요. 돈 있어요. 그리고 나도 조건 있어요.”

“고청민 씨와 할아버지가 나한테 사업 자금을 주는 게 조건이에요. 제경에서 창업할 만한 돈이면 되요.”

심지안은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라는 듯 차분하게 말했다. 양보를 할 순 있어도 너무 많이 잃을 순 없었다.

고청민은 심지안이 충동적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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