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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물방울이 사방으로 튕기고 욕조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봉구안은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하지만 그녀의 등 전체가 바깥에 노출된 상태였다.

소욱의 냉담한 시선이 그녀의 허리로 향했다.

허리에 손바닥 자국이나 멍은 보이지 않았다.

아주 깨끗하고 매끄러운 피부가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소욱의 얼굴을 맴도는 한기는 흩어지지 않았다.

봉구안은 손바닥에서 열이 나고 이마에도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녀는 내력으로 피멍을 흩어지게 했다.

하지만 내력 소모가 심해서 점점 몸에서 힘이 빠지고 있었다.

폭군은 당연히 그렇게 쉽게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곧이어 그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엄지손가락으로 허리에 대고 힘을 주었다.

“윽!”

봉구안은 갑자기 느껴진 극심한 통증에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뼈가 부러지는 고통이었지만 그녀는 꾹 참고 인내했다.

뒤에서 사내가 싸늘한 어조로 물었다.

“허리를 다친 것이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폐하. 어찌 그런 질문을 하시옵니까?”

“허리가 너무 뻣뻣해서 말이야.”

사내의 손은 마치 시험하듯이 그녀의 허리 주변을 지그시 누르며 더듬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애무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는 언제든 봉구안의 목숨을 취할 수 있었다.

봉구안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지에서 먹을 것도 없이 의지 하나로 살아남은 그녀였다.

참군하여 장군이 된 후 쇠갈고리가 어깨를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지만 눈물 한번 흘리지 않았던 그녀였다. 오히려 상처를 치료해 주러 달려온 사모가 대성통곡했었다.

그랬기에 폭군의 이 정도 시험을 그녀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단지 처음 남자의 손길을 받아서 그런지 간질간질하더니 갑자기 전율이 찾아오면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하얀 피부는 홍조를 띈 것처럼 분홍빛으로 반짝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손길을 피했지만 소욱은 그렇게 쉽게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자 그는 금세 흥미가 식었다.

황후는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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