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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영소전, 황귀비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내전에서 태의가 통증을 완화하는 침술을 시전 중이었다.

내전 밖 단나무 의자에 인상을 잔뜩 구긴 황제가 온갖 위험한 분위기를 발산하며 앉아 있었다.

“영화궁에 보낸 태감은 아직이더냐!”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갈을 나갔던 태감이 숨을 헐떡이며 안으로 들어왔다.

“폐하! 황후마마께서 말씀하시길, 가진 약이 많지 않아 그냥 줄 수는 없다고 하옵니다…”

소욱의 눈매가 날카롭게 빛났다.

“황후한테 이리로 오라고 전하거라.”

황제의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있는 상황이라 태감은 숨도 돌리지 못하고 바로 영화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영소전으로 돌아온 태감은 벌벌 떨며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

“황후께서는… 이미 침소에 드셨다고 하옵니다.”

쾅!

소욱이 신경질적으로 상을 내려치자 여파로 상 위에 있던 유리잔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벌떡 일어서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영화궁으로 간다.”

한편, 황귀비는 죽을 것 같은 고통에 몸서리치며 황제를 찾았다.

밖으로 나가려던 황제는 다시 침실로 달려가서 그녀를 달래주었다.

“연아, 짐이 곧 다녀올 테니 조금만 참거라.”

변덕스럽고 성격 포악하기로 소문난 젊은 황제는 유독 황귀비 앞에서만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황귀비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며 애처롭게 말했다.

“신첩… 기다리고 있겠나이다.”

잠시 후, 영화궁.

오밤중에 황실 금위군이 궁을 포위했다. 기세를 보면 마치 황후가 큰 죄를 저질러서 잡으러 온 것만 같았다.

연상은 문틈으로 바깥 동향을 보고 두려움에 떨었다.

그녀는 다급히 침상 앞으로 달려가서 아직도 기를 운용 중인 봉구안에게 말했다.

“마마, 폐하께서 금위군을 끌고 이곳으로 오셨습니다! 차라리 약을 그냥 내어주시는 게…”

금인장 하나 바랐다가 목숨을 잃는 것은 전혀 가치가 없었다.

봉구안은 내력을 거두고 눈을 떴다.

싸늘한 살기가 담긴 그녀의 시선에 연상은 저절로 오금이 저렸다.

폭군도 무섭지만 지금은 자신의 주인인 황후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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