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들이 누구를 띄우고 싶으면 누가 핫해질 것이었다.반대로 그들이 누구를 매장하고 싶으면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스타더라도 조용히 자취를 감출 것이었다.비록 접대하는 여배우들도 이 상황을 내켜 하지 않지만 지금 그들은 숨도 크게 내쉬지 못하고 있었다.진광 일행이 뭐라고 하면 그녀들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해야 했다.“진광 형, 배수정은요? 왜 아직도 안 와요?”“설마 형체면 안 세워주는 거 아니죠?”“배수정이 오늘 안 와서 체면 구겨지면 형이 아예 그 회사를 없애버릴 수도 있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배수정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그들에게 배수정은 그저 딴따라일 뿐이었다.배수정이 예쁘게 생기고, 다른 사람의 손을 탄 적이 없어서 진광 일행이 이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것이었다.잠시 후, 노크 소리가 났다.“들어와.”예쁘게 꾸민 배수정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그녀의 얼굴에는 희미한 웃음을 띠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강한 혐오감이 어렴풋이 드러났다.연예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그녀는 이런 모임이 어떤 모임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진광이 조직한 모임이고 그녀를 지명해서 오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참석한 것이었다.배수정 회사의 대표도 감히 진광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하는데 소속 연예인인 그녀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아이고, 이거 우리 천후 아니신가?”배수정이 나타나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그녀의 등장은 순식간에 다른 여자 스타들을 무색하게 했다.수많은 미녀를 만나본 진광조차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보고 있었다.“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늦었네요.”배수정이 진광을 보며 말했다.“지각은 미녀의 특권이죠. 후래자 3배이지만, 한 잔만 마셔요.”진광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이어 누군가가 양주를 들어 잔을 가득 채웠다.배수정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고 양주를 마시는 일은 더 드물었다.하지만 바로 한 잔 마시게 되면 정말 정신을 잃을지도 몰랐다.“저... 진광 님...한 잔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조금만 마시면
진광이 답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이 내켜 하지 않으며 하나둘 입을 열었다.“배수정 씨, 진광 님께서 먼저 다른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일은 드물어요.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죠.”“진광 님께서 먼저 술을 청하는 일은 수정 씨 체면을 세워주는 거예요. 그러니 무조건 받아야죠.”“정말 자신을 천후로 아는 거예요? 진광 님 말 한마디에 당신의 그 명예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진광의 일행이 잇달아 나서며 배수정을 비난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진광이 냉정한 얼굴로 동생들을 꾸짖었다.“수정 씨, 못 마시겠으면 천천히 마셔요. 아직 밤이 긴 데 천천히 가자고요.”진광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자 배수정은 한숨을 돌렸다.만약 정말 한 잔 더 마셨다면 틀림없이 인사불성이 될 것이었다.그때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배수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비록 진광 일행이 단정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런 척만 하는 짐승 떼였다.하지만 진광의 권세가 드높다 보니 밉보이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온 것이었다.그때 배수정이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진서준 씨가 있었으면 좋겠네.”지난번 진서준과 헤어지고 나서 배수정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의 모습과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다.심지어 몇 번이나 진서준의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배수정은 매우 능동적으로 행동하여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속옷도 흠뻑 젖어있었다.배수정이 딴생각하며 음식을 먹을 때 진광 일행은 부어라 마셔라 하며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얼마 되지 않아 자리에 있던 여자 스타들은 모두 인사불성이 되었다.권력자들은 거리낌 없이 여자 스타들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간드러진 목소리가 룸 안에 계속 울려 퍼졌다.배수정은 음란한 장면들을 지켜보며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그때 진광이 배수정을 보며 말했다.“수정 씨,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까 그 술은 드셔야 하지 않겠어요?”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배수정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응했다.“네, 지금 마셔요!”한입에 술을 들이켠
서지은은 조금 아쉬웠다.오후에 대화할 때, 진서준이 이미 얘기했었다.경성의 봉호전이 끝난 후, 너무 강한 적을 만나지 못한다면 다시 운대산으로 돌아가 수련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삼월까지 쭉 수련하고 바로 신농산으로 향할 예정이었다.진서준은 지금 어떻게 강해질지만 생각하고 있었다.그가 상대해야 할 적들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다.“괜찮아요.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예요.”배수정이 살짝 웃었다.이때 배수정을 따라온 여자가 짜증스럽게 말했다.“다 토했어? 그럼 얼른 돌아가자. 진광 님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잖아.”“알았어요. 지은 씨, 저 먼저 가볼게요.”배수정이 급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진광 님?”서지은이 눈썹을 찡그리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눈치챘다.그녀는 재빨리 룸으로 달려가 진서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진서준은 듣고 나서 누군가가 배수정에게 억지로 술을 권했다는 것을 바로 알아맞혔다.전에 배수정이 얘기한 적 있었는데 그녀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고 했다.“한 번 가볼게!”진서준이 차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어찌 보면 진서준은 아직 배수정에게 진 빚이 있었다.당시 배수정이 진서준에게 연락해서 알려주지 않았다면 진서준은 김연아가 시집간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었다.“너희들은 여기 있어.”허사연은 경성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사고를 칠까 봐 진서준을 따라나섰다.룸을 나서자 진서준은 그제야 배수정이 어느 룸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생각났다.‘설마 룸마자 찾아다녀야 하나?’바로 그때, 진서준은 옆 룸에서 한 여자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들었다.그 목소리는 배수정의 목소리와 매우 흡사했다.진서준은 바로 그 룸으로 돌진했다.룸 입구에 오자 소리는 더 선명하게 들려왔는데 진서준은 배수정이 목소리라고 확신했다.쾅!진서준이 문을 발로 차며 룸으로 들어섰다.방 안, 두 청년이 배수정의 팔을 잡고 있었고 옆에 있던 여자는 배수정에게 술을 먹이고 있었다.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걷
방금 진서준이 손을 쓴 것을 보고 진광은 바로 진서준이 실력이 나쁘지 않은 무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최근 경성에는 각종 사람이 뒤섞여 있었고 각 지방의 고수들이 모여들었다.경성 4대 가문의 어른들도 집안의 어린 사람들에게 성질을 죽이고 조용히 있으라고 훈계하였다.검소한 것에서부터 사치스러운 것으로 넘어가기는 쉽지만, 그 반대는 어려웠다.젊은 세대들은 이미 권세를 부리는 데 습관이 되어 언행을 조심하라고 하면 그들에게는 어쩌면 죽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하여 진서준이 고수라는 것을 알아채도 진광은 굴복할 생각이 없었다.“너 이 새끼, 네가 얼마나 큰 일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해? 이분은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고 지금 나서서 미녀를 구하는 영웅이라도 되려고 하는 거야?”“도련님. 여기서 보고 계시면 됩니다. 이놈은 저희가 맡겠습니다.”나머지 몇 명의 청년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진서준을 향해 에워쌌다.비록 모두 재벌 2세, 3세였지만 진광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그들은 모두 진광 앞에서 활약하고 싶어 했다. 잘 보이기만 하면 어쩌면 가문 사업이 더 좋아질지도 몰랐다.“오인혁, 거기 앉아서 뭐 하는 거야?”오인혁이 아직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한 사람들이 재촉했다.오인혁은 자신이 들킨 것을 보고 마음이 씁쓸했다.다른 사람들은 진서준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정말로 싸우기 시작하면 방 안의 사람들이 전부 덤빈다고 해도 진서준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저... 저는 연예인이라 싸울 줄 모릅니다.”오인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정말 쓸모없는 멍청이 같으니라고!”모두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여자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아주 먼지 털리게 맞을 거다!’오인혁이 마음속으로 독하게 생각했다.“꺼져. 너희 같은 피라미들한테 손찌검하고 싶지 않아.”진서준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피라미? 너 이 새끼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구나!”“다 같이 덤벼!”여섯
“술 한잔에 지금 이 상황을 그냥 넘어가자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진서준이 차갑게 웃으며 양주 한 병을 직접 꺼내 진광 앞에 놓았다.“네가 이 술을 다 마시면 이 일은 이대로 끝내도록 하지.”진광이 진씨 일가의 직계만 아니었다면 진서준은 그를 은범보다 더 비참하게 만들었을 것이었다.“너무한 거 아니야? 여자 하나 갖고 이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 있나?”진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진광이 자진해서 사과하며 술을 마셨는데 진서준은 여전히 봐주지 않았다.‘지금 나를 물로 보는 건가?’정말 진광의 심사가 뒤틀리면 그 누구도 잘 지낼 생각은 하면 안 됐다.“먼저 사과한 건 네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당분간 말썽 피울 생각이 없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대로 넘어가지 않고 굳이 끝까지 가겠다면 나도 더 이상 참지 않겠어.”진광이 눈으로 진서준에게 경고했다.하늘을 나는 용이 땅에서 사는 뱀을 무서워할 리 없었다.더구나 진씨 가문은 땅 뱀이 아니라 강한 용에 속하는 가문이었다.쾅!진서준이 발로 진광의 배를 걷어찼다.저 멀리 날려간 진광이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누워 위액과 누런 물을 거침없이 토해냈다.‘이 새끼 감히 진씨 일가의 도련님도 때리네. 망했네.’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진광이 먼저 사과한 것은 진서준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고작 한 여자 때문에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진서준이 먼저 진광에게 손을 댔으니 그것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행위였다.“뻔뻔한 새끼. 감히 날 때려? 천자가 네 친척이라 해도 오늘 널 가만두지 않겠다.”분노로 눈을 크게 뜬 진광은 뱃속의 창자가 한 곳에 꼬이는 기분이었다.이때 오인혁이 부리나케 달려가 진광을 부축했다.그는 고소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네가 진씨 일가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말도 못 하고 누워있을 거야.”진서준이 무뚝뚝하게 말했다.그때 덕안정의 매니저가 경비원을 데리고 룸으로 왔다.진서준이 손을 쓴 기척이 너무 컸기에 복도에 있던 경비원들의 주의를 끌었다.덕
정신을 차린 덕안정의 매니저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화냈다.“네 놈은 죽기만을 기다려라! 지금 바로 소룡 도련님한테 연락할 거야!”곧 매니저가 전화 한 통 했다.사건의 자초지종을 짧게 말한 후, 상대편은 기다리라는 말만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진광 도련님, 소룡 도련님께서 곧 오신대요.”매니저가 득의양양해하며 말했다.“좋아. 그럼 너희 사장이 오기를 기다리지.”진광이 쩔뚝거리며 의자에 앉아 임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콜록콜록...”그때 소파에 누워 있던 배수정이 갑자기 기침을 두 번 했다.진서준이 얼른 다가가서 배수정의 이마를 손으로 만졌다.조금 전, 진서준이 영기로 배수정 체내의 알콜을 분해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었다.배수정은 또 한참 기침한 후, 천천히 눈을 떴다.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진서준을 보았다.“진서준 씨, 정말 당신이네요!”배수정은 조금 전 환각인 줄 알았다.“저예요.”진서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배수정은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갑자기 심각한 문제를 깨달았다.‘진서준이 왔다는 건, 진광이랑 마찰이 있었다는 거 아닌가?’잠시 룸 안을 훑어본 배수정은 놀라서 없던 심장병마저 생길 뻔했다.마찰에서 그치지 않고 진서준이 진광을 때렸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이었다.게다가 덕안정의 매니저까지 왔으니 일이 크게 번졌다.“진서준 씨, 여긴 어쩐 일이에요?”배수정이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지은이가 수정 씨가 술을 많이 마시고 토했다길래 걱정돼서 와 봤어요.”진서준이 답했다.“저는 괜찮아요. 얼른 가세요. 이 사람들은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배수정이 나지막이 말했다.덕안정의 뒷배는 배수정도 얼핏 들은 바가 있었다. 임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했다.하나는 임씨 가문이고 다른 하나는 진씨 가문이었는데 강남의 서씨 가문도 두 가문과 동시에 강경하게 맞설 수는 없었다.배수정이 자신을 이렇게 걱정하는 것을 본 진서준의 마음은 저도 모르게 따뜻해졌다.“제가 가면 수
그들 같은 사람들에게 여자는 그저 한낱 노리개에 불과했다.진광이 이번에 자리를 만들며 배수정을 부른 것은 배수정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자세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만약 배수정을 억지로 취하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자리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아무 종사나 찾아 배수정을 납치해 오면 될 일이었다.“저 사람들한테 애원할 필요 없어요. 조금 있으면 저 사람들이 우리한테 애원할 거예요. 저한테 맡기시고 먼저 누워서 쉬세요.”진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배수정에게 마음 놓고 쉬라고 했다.하지만 지금 이 판국에 배수정이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리 만무했다.진서준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임소룡이 데려온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삼급 무도 대종사임과 동시에 횡련 종사였다.경성의 무인은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분위기가 삽시간에 활시위를 잡아당긴 듯 팽팽해졌다.중년 남자가 손을 쓰려고 할 때, 룸 입구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만해!”‘누가 이렇게 겁을 상실했을까? 감히 임씨 가문 도련님의 일에 끼어들다니...’모두들 같은 생각을 하며 호기심에 고개를 돌렸다.용모도, 몸매도 배수정에게 밀리지 않는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여자의 뒤에는 백방의 동안 노인이 있었다.룸에 들어선 사람을 본 진서준이 놀랐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진서준이 의로 맺은 동생인 유정이었다.“오빠!”유정이 기뻐하며 진서준의 옆으로 왔다.“경성에는 어쩐 일이야?”진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지금은 경성이 제일 복잡할 때라는 것을 유기명이 모를 리는 없었건만, 어떻게 이런 시국에 유정을 경성으로 보냈을지 의문이었다.“제가 오겠다고 했어요.”유정이 말을 이었다.“이 기회를 빌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싶었어요. 제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할아버지가 따라오셨거든요.”유정의 안전을 염려한 유기명은 서산객을 유정과 함께 경성으로 보냈다.서산객은 서남 제일의 6급 정점에 있는 대종사였다.서산객이 있는 한
진광도 이어 협박했다.“유정 씨, 유씨 가문의 세력이 작지는 않지만 여기는 경성입니다. 진씨 가문이 몰락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여전히 4대 가문 중 하나입니다. 유씨 가문에서 두 가문을 동시에 상대할 실력을 갖추고 있나요?”이 시간 동안 유정도 유씨 가문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그녀도 평범한 사람에서 무인으로 변했다.대한민국 세력의 분포에 대해서는 유정이 진서준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실력으로 따지면 유씨 가문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제일 가는 가문도 경성의 4대 가문과 비교할 수 없었다.재력으로 따진다면 명주의 마씨 가문 왕씨 가문만이 4대 가문에 비견할 수 있었다.어느 가문도 감히 경성의 4대 가문에 속해 있는 두 가문을 동시에 건드릴 수는 없었다.하지만 유정 마음속에서 진서준의 지위는 보통이 아니었다.유정은 절대 다른 사람이 진서준을 다치게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그녀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진서준을 보호하려 했다.“그럼 우리 서씨 가문까지 합세하면?”서지은이 갑자기 걸어 들어왔다.임소룡과 진광은 서지은을 바라보며 낯이 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서씨 가문? 설마 강남 서씨 가문 사람이에요?”임소룡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요. 서광문의 딸, 서지은입니다.”서지은이 진서준 곁으로 다가오며 그를 살폈다.“서준 씨, 안 다쳤죠?”“괜찮아. 피라미 같은 새끼들이 나를 다치게 할 리가.”진서준이 담담히 웃었다.그의 말을 들은 임소룡과 진광의 안색이 변했다.‘저 새끼는 어떻게 강남의 서씨 가문이랑도 인연이 있는 거야!’서지은과 유정이 진서준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모두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설마 기생오라비인가? 여자들한테 빌붙어 산다고 해도 이건 너무 스케일이 큰 거 아닌가?’동시에 서씨 가문과 유씨 가문의 여자를 꼬셔 비호를 받는다는 것도 능력이었다.“서씨 가문도 이 일에 끼어들게요?”임소룡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진서준은 제 남자예요. 그의 일이 곧 제 일이죠.”서지은은 가감 없이 그녀와 진서준의 관계를 단도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