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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진광이 답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이 내켜 하지 않으며 하나둘 입을 열었다.

“배수정 씨, 진광 님께서 먼저 다른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일은 드물어요.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죠.”

“진광 님께서 먼저 술을 청하는 일은 수정 씨 체면을 세워주는 거예요. 그러니 무조건 받아야죠.”

“정말 자신을 천후로 아는 거예요? 진광 님 말 한마디에 당신의 그 명예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

진광의 일행이 잇달아 나서며 배수정을 비난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진광이 냉정한 얼굴로 동생들을 꾸짖었다.

“수정 씨, 못 마시겠으면 천천히 마셔요. 아직 밤이 긴 데 천천히 가자고요.”

진광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자 배수정은 한숨을 돌렸다.

만약 정말 한 잔 더 마셨다면 틀림없이 인사불성이 될 것이었다.

그때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배수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진광 일행이 단정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런 척만 하는 짐승 떼였다.

하지만 진광의 권세가 드높다 보니 밉보이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온 것이었다.

그때 배수정이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진서준 씨가 있었으면 좋겠네.”

지난번 진서준과 헤어지고 나서 배수정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의 모습과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심지어 몇 번이나 진서준의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배수정은 매우 능동적으로 행동하여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속옷도 흠뻑 젖어있었다.

배수정이 딴생각하며 음식을 먹을 때 진광 일행은 부어라 마셔라 하며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자리에 있던 여자 스타들은 모두 인사불성이 되었다.

권력자들은 거리낌 없이 여자 스타들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

간드러진 목소리가 룸 안에 계속 울려 퍼졌다.

배수정은 음란한 장면들을 지켜보며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그때 진광이 배수정을 보며 말했다.

“수정 씨,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까 그 술은 드셔야 하지 않겠어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배수정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응했다.

“네, 지금 마셔요!”

한입에 술을 들이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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