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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그들 같은 사람들에게 여자는 그저 한낱 노리개에 불과했다.

진광이 이번에 자리를 만들며 배수정을 부른 것은 배수정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자세를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배수정을 억지로 취하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자리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 종사나 찾아 배수정을 납치해 오면 될 일이었다.

“저 사람들한테 애원할 필요 없어요. 조금 있으면 저 사람들이 우리한테 애원할 거예요. 저한테 맡기시고 먼저 누워서 쉬세요.”

진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배수정에게 마음 놓고 쉬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이 판국에 배수정이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진서준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임소룡이 데려온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

삼급 무도 대종사임과 동시에 횡련 종사였다.

경성의 무인은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분위기가 삽시간에 활시위를 잡아당긴 듯 팽팽해졌다.

중년 남자가 손을 쓰려고 할 때, 룸 입구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해!”

‘누가 이렇게 겁을 상실했을까? 감히 임씨 가문 도련님의 일에 끼어들다니...’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하며 호기심에 고개를 돌렸다.

용모도, 몸매도 배수정에게 밀리지 않는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여자의 뒤에는 백방의 동안 노인이 있었다.

룸에 들어선 사람을 본 진서준이 놀랐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진서준이 의로 맺은 동생인 유정이었다.

“오빠!”

유정이 기뻐하며 진서준의 옆으로 왔다.

“경성에는 어쩐 일이야?”

진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

지금은 경성이 제일 복잡할 때라는 것을 유기명이 모를 리는 없었건만, 어떻게 이런 시국에 유정을 경성으로 보냈을지 의문이었다.

“제가 오겠다고 했어요.”

유정이 말을 이었다.

“이 기회를 빌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싶었어요. 제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할아버지가 따라오셨거든요.”

유정의 안전을 염려한 유기명은 서산객을 유정과 함께 경성으로 보냈다.

서산객은 서남 제일의 6급 정점에 있는 대종사였다.

서산객이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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