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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누가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든 거야!”

은기훈이 은범과 함께 온 여자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 여자가 벌벌 떨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저희도 그 청년을 모릅니다.”

“모른다고? 그런데 왜 이렇게 험하게 은범이한테 손댄 거야!”

은기훈은 상대방이 이유 없이 손을 썼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가 자초지종을 대강 말했다.

사소한 일로 아들의 두 손이 부러졌다는 것을 안 은기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며칠 전에도 경성에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으니 말썽 피우지 말라고 당부했건만!”

은기훈이 한심하다는 듯이 은범을 바라보았다.

곧 봉호대전이 시작하는 시기라 대한민국의 천교들이 모두 경성으로 모이고 있었다.

이렇듯 중요한 때에는 되도록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게 이로웠다.

“됐어요! 아들이 이렇게 다쳤는데 왜 아직 애 탓을 해요!”

은범의 어머니가 아니꼬워하며 말했다.

“아들 두 손이 부러졌으니 얼른 복수할 생각이나 해요!”

은기훈도 복수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가해자를 모르니 어디로 가서 복수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말이 쉽지. 누가 손댔는지도 모르잖아!”

은기훈이 차갑게 대꾸했다.

“일단 상처를 잘 치료하게 하고 봉호전이 시작할 때 다시 데리고 와. 내 생각에는 범이한테 손댄 그 청년도 봉호전에 참가할 것 같아.”

은기훈은 생각이 또렷하고 머리도 매우 총명했다.

은범이 은씨 일가의 자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심하게 다치게 했다는 것은 상대방이 틀림없이 당대의 천교여서 은씨 일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혹은 은씨 일가가 그에게 어떠한 보복도 못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런 사람은 무조건 봉호전에 참가할 것이다.

진서준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임준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허사연이 얼른 다가가 물었다.

“서준 씨, 임씨 가문에서 왜 온 거예요?”

“서라가 말 안 했어?”

진서준이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아니요. 서라는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서 쉬고 있어요.”

허사연이 답했다.

허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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