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야!”유문기의 참상을 본 유기철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그는 자기 아들이 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죽이지 않았어요. 폐인이 되었을 뿐이에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자 유기철은 빨갛게 충혈된 두 눈으로 진서준을 째려봤다.“진서준, 두고 봐! 꼭 복수할 거야!”유기철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래요. 기다릴게요.”진서준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복수할 때 성약당 장로들도 함께 데리고 와요. 그러면 제가 굳이 다시 찾아갈 필요 없으니깐.”유기철은 대답하지 않고 기절한 유문기를 데리고 호텔을 떠났다. 진서준은 박수를 치며 싱글벙글 웃으며 방으로 돌아갔다.“서준 오빠, 셋째 삼촌이 뒤끝이 제일 심해요. 조심하세요.”유정은 걱정스레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유문기를 저렇게 만들어놨으니 유기철이 어떻게 복수할지 다 알아.”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계속 밥 먹자.”다들 밥 맛이 떨어졌지만 진서준은 맛있게 먹었다. 유기철은 호텔을 떠나자마자 차를 몰고 성약곡으로 향했다.성약곡은 성약당의 본거지이다. 아무나 오고 싶다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유기철은 차를 산 밑에 세우고 유문기를 안고 질주했다.“사장로님,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다시 돌아온 유기철을 보며 사장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왜 다시 돌아왔어? 무슨 일이야?유기철은 유문기를 소파에 내려놓고 다급하게 말했다.“우리 아들이 진서준 그 자식에게 맞아서 사지가 부러졌어요. 제발 구해주세요.”사장로는 얼른 다가와 유문기의 상의를 벗겼다. 하지만 그는 유문기의 상처를 본 후 안색이 어두워졌다.“너무 지독하게 손을 쓴 게 아니야? 이건 분쇄성 골절인 데다 경맥까지 끊어졌잖아. 회복은커녕 의족도 씌우지 못해.”사장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유기철은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진서준이 이렇게 지독하게 손을 쓸 줄은 몰랐다. 순간 유기철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몸을 벌벌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상관없어요. 경매에 정말 제가 필요한 약재만 있으면 돼요.”“약재는 다 진짜일 거예요. 성약당은 가짜 약재를 판매하지는 않아요. 권력가들과 재벌가들만 왔는데 그랬다가는 큰 일이죠.”유기태가 말했다.성약당이 약재까지 조작한다면 경매에 참석한 권력가와 재벌가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다.“그럼 모레 봅시다.”진서준은 전화를 끊고 시간을 보았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빨리 서남쪽 일을 해결하고 어머니를 찾아야 해.”진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는 그동안 조희선이 누구에게 납치되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출생의 비밀마저도 풀지 못했다.“내년 3월 신농산에 가서 알아볼 수밖에 없겠네.”진서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음날 진서준은 방에서 수련하고 외출하지 않았다.허사연 등도 밖에 나갔다가 괜히 또 일이 생길까 봐 집에 있었다.“심심한데 고스톱이나 칠 가?”허윤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준 씨는 방에서 수련 중이야. 방해하지 마. 놀고 싶으면 우리가 같이 놀아줄게.”허사연이 말했다.사실 고스톱은 뒷전이고 허윤진은 주로 진서준을 보고 싶었다. 중독된 것처럼 하루라도 진서준을 안 보면 괴로웠다.“그래. 우리끼리 놀지 뭐.”허윤진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저는 놀 줄 몰라요. 옆에서 구경할게요.”진서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언니 엄청 쉬워요. 한 번 보면 배울 수 있어요.”허윤진이 말했다.“맞아요. 서라 씨는 한 번 보면 다 알 것 같은데요.”허사연도 진서라에게 같이 놀자고 권했다.“그래요.”진서라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오후 진서준 일행은 유씨 가문이 마련한 별장으로 왔다. 별장에는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었고 오락실도 몇 개 있었다.위층에서 조용히 수련하던 진서준은 갑자기 아래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자 미간을 구겼다.“무슨 소리지? 설마 아래층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진서준은 얼른 내려갔다. 하지만 내려가 확인했더니 허사연 등이
허사연이 그렇게 말하자 진서준은 살짝 난감했다. 만약 그녀들이 정말로 발가벗으면 진서준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그는 아직 숫총각이다. 야릇한 장면을 보면 주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허사연이 너무 솔직하게 말했기에 진서준은 다소 자기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변희영은 금방 알게 된 지 며칠밖에 안 되는 외부인이다.“쳐다볼 수 있어.”진서준은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러자 허사연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옷 벗는 거로 합시다. 정말 쳐다볼 수 있는지 확인할 거예요.”허윤진과 한보영은 애써 못 이기는 척 말하면서 테이블 앞에 앉았다.“서준 씨, 이따가 함부로 쳐다보면 저 정말 화낼 거예요.”“왜 질 거라고 확신해요?”진서준은 피식 웃었다. 시작도 안 했는데 허윤진은 져주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됐어요. 헛소리 그만하고 시작합시다.”허사연이 재촉했다.고스톱에서 이기려면 운이 필요하지만 또 모든 것을 운에 맡기는 것은 아니다. 패를 쓸 줄 알면 빨리 이길 수 있다. 진서준이 마지막으로 고스톱을 놀 때는 대학 다닐 때였다. 그는 규칙과 요령을 모두 잊었고 그녀들이 진서준을 일부러 겨냥하더니 두 판이 끝날 때쯤에 진서준의 몸에는 팬티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허사연과 김연아를 제외한 여자들은 모두 수줍은 얼굴로 진서준의 근육을 몰래 훔쳐보았다.“형부, 옷 입었을 때는 말라 보였는데 근육이 많네요.”허윤진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어떻게 놀아야 할지 이젠 알겠어요. 다들 준비하세요.”진서준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운이 그렇게도 없는데 어떻게 이기겠어요?”하지만 이번 판은 진서준의 승리로 끝났다.“자, 다들 벗으세요.”진서준은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변태!”진서준이 야릇하게 웃자 허윤진은 욕설을 퍼부었다. 서남쪽은 아직 더워서 다들 옷을 얇게 입었다. 한 벌 벗으면 반팔 티셔츠와 속옷밖에 남지 않는다.얇은 반팔 티셔츠 사이로 진서준은 세 사람의 속옷 실루엣까
깊게 파인 가슴골 안에는 과연 뭐가 있을지 진서준은 넋을 놓고 쳐다봤다. 비록 그는 멀리서 허사연의 가슴을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 본 적은 처음이었다.“그만 봐요. 사람 부끄럽게 왜 그래요.”진서준이 뚫어져라 쳐다보자 허사연은 온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 같이 간지러웠다.“다 봤어요. 충분해요. 그럼 저는 이만!”진서준은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코피가 터질 것 같아 이내 자리를 떠났다.‘왜 이러지?’허사연이 속옷 입은 모습만 봤는데 코피가 나다니.진서준은 얼른 방으로 돌아가 욕실로 가서 찬물로 샤워하면서 애써 진정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한참 후에야 욕실에서 나와 침대에서 수련을 계속했다.그녀들은 아래층에서 이미 옷을 다 입었다.“언니, 형부가 그렇게 급하게 방에 들어갔는데 뭐 하고 있을까요? 설마...”허윤진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다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말도 안 돼. 서준 씨가 어떻게 그런 일을...”허사연은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귀까지 빨개졌다.“내가 한 번 올라가 볼게.”허사연은 진서준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민망한 장면을 볼까 봐 허사연은 미리 노크까지 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설마 정말...”그 장면을 상상하자 허사연은 얼굴이 화끈거렸다.“서준 씨... 서준 씨..”허사연은 나지막이 진서준을 불렀다.“만약 제가 필요하다면... 도와줄게요.”두 사람은 커플이다. 만약 성적 욕구가 있으면 여자 친구인 허사연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이이다.이때 침대에 앉아서 수련하던 진서준은 어안이 벙벙해졌다.‘뭘? 도와준다고?’진서준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뭐라고? 아까 뭘 도와준다고?”허사연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진서준을 쳐다봤다.“왜... 옷을 안 입었어요?”진서준을 샤워를 한 후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침대 위에 올라갔다. 그래서 그는 윗몸이 알몸인 상태이다. 그러자 그녀들의 추측이 더 진짜 같았다.진서준이 방에서 그런 일을
유기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서준 씨, 뭔가 심상치 않은데요.”“왜요? 무슨 일 있어요?”진서준은 담담하게 물었다.“오늘 성약당에서 제마 법왕을 모셔 왔다고 들었어요.”유기태는 낮은 목소리로 걱정스레 말했다.진서준은 제마 법왕이라는 단어를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지난번 고양에서 그는 하마터면 제마 법왕의 손에 죽을 뻔했다.허윤진도 그날 제마 법왕 때문에 중상을 입었다. 은영과가 없었다면 허윤진은 그날 죽었을 것이다.이 원수를 진서준은 줄곧 기억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제마 법왕을 찾아가 복수할지 고민 중이었다.오늘 제마 법왕이 제 발로 이곳에 올 줄은 몰랐다.“제마 법왕은 인의방 랭킹 3위여서 실력이 대단해요. 게다가 마교 4대 법왕 중 한 명입니다.”유기태가 소개하자 진서준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알아요. 전에 고양에서 한번 맞붙은 적이 있어요.”“네?”유기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서준을 쳐다봤다.“그럼 누가 더 강해요?”“모르죠. 싸워봐야 알죠.”진서준은 덤덤하게 웃었다.“네...”유기태는 마지못해 말했다.“오늘은 제마 법왕뿐만 아니라 성약당의 장로들도 있어요. 만약 이따가 싸움이 시작되면 먼저 성약당 장로들부터 제압해 주세요. 제가 제마 법왕을 해결하고 다시 그들을 죽이겠습니다.”“알겠어요.”유기태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국안부에서는 유기태 외에도 다른 두 명의 종사를 보냈다. 그 두 사람은 대성 종사이고 인의방 랭킹 30위에 드는 인물이다.비록 제마 법왕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성약당 장로들을 제압하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진서준은 경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맨 앞줄에 착석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살기가 담긴 눈빛들을 느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자 사장로가 있었고 사장로 옆에 또 다른 두 노인이 있었다.그들은 각각 오장로와 삼장로였다.진서준은 사장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러자 사장로는 자기를 도발한다고 생각하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제마 법왕은 왜 아직 안 왔어?”사장로는 버럭 화를
이 자식이 감히 나를 도발하다니.쿵...갑자기 강한 기운이 제마 법왕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주위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면서 갑자기 누군가가 그들의 목을 조이는 것 같았다.사장로는 이때 다급하게 말했다.“제마 법왕님, 잠시만 참아주세요. 경매가 끝난 후에 우리 저 자식 제대로 혼 좀 내줍시다.”“곧 죽을 테니 그러면 잠시 놔두지.”제마 법왕은 살기를 거둬들이고 자리에 앉았다.경매가 시작되자 진귀한 약재들이 많이 나왔다. 이 약재들은 진서준에게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는 사지 않았다.곧 경매가 막바지에 다다랐다.“자, 여러분. 다음은 오늘 밤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기사회생의 효과가 있는 약이죠. 보통 사람이 이걸 먹으면 이내 무인이 될 수 있습니다.”사회자는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을 쳤다.기사회생?허풍 떠는 거 아니겠지?성약당에 정말 그렇게 대단한 약이 있단 말이야?하지만 이걸 먹으면 바로 무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꼈다. 오늘 참석한 권력가와 재벌가들은 모두 무술을 다룰 줄 모른다. 그들은 다 무인이 되고 싶었다.게다가 매일 운동하지 않고 바로 무인이 될 수 있다니.이런 대단한 약재가 있다고 하니 모두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다.“어서 약재를 꺼내세요.”재벌가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마지막 약재 은영과입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웨이터는 은영과가 담긴 투명한 상자를 들고나왔다. 그러자 진서준도 약간 흥분했다.은영과가 있으면 허사연도 수련할 수 있다. 게다가 성약당에서 은영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한 개 이상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자, 20억부터 시작할게요. 매번 2억 이상을 붙여서 값을 불러야 합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재벌가들은 가격을 제시했다.“100억!”“200억!”“240억!”“...”500억까지 값이 오르자 다들 더 이상 외치지 않았다.망설이는 재벌가도 있었다.“이 약재가 정말 그렇게 신기해요?
만약 다른 사람이 가격을 올렸다면 진서준은 분명히 계속 따라갈 것이다. 그들은 진서준과 원한이 없으니 진서준은 그들로부터 은영과를 빼앗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유기철은 달랐다. 진서준은 오늘 밤 유기철 일행과 생사를 건 전투를 벌일 것이다.마지막에 살아남은 은영과를 차지하게 된다.“저 자식이 왜 가격을 계속 부르지 않지? 돈이 없나?”유기철은 침울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이번 경매는 성약당에서 경매 물품을 제공하지만 경매 자체는 성약당에서 주최한 것이 아니다.유기철이 1,600억을 제시했기 때문에 경매가 끝나면 반드시 그에게 은영과를 주어야 한다. “그래. 난 돈이 없어. 1,600억에 약재를 하나 산다고? 너 같은 돈 많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지.”진서준은 빙그레 웃으며 혼자 중얼거렸다.유기철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진서준을 죽이고 싶었다. 사회자는 두 사람 사이의 기싸움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진서준에게 계속 값을 올리라고 눈치를 줬다.“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겁니까? 1,600억이라는 가격은 높은 가격이긴 하지만 이것을 먹으면 바로 무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무인이 되는 건 물론이고 앞으로도 계속 내공을 향상할 수 있고 어쩌면 이번 생에 종사가 되어 이름을 날릴 수도 있죠.”그러자 진서준은 껄껄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필요 없어요.”종사?진서준의 손에 죽은 종사는 이미 10명이 넘는다. 종사는 진서준에게 정말 땅강아지와 같았다.“자, 그럼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은영과는 기철 도련님에게 낙찰되었습니다.”유기철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로 진서준을 째려보다가 스태프들을 따라 무대 뒤로 가서 돈을 냈다.“저희 경매에 참석한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경매가 끝나자 사람들은 속속히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진서준과 사장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가 떠난 뒤에야 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유기철은 왜 아직도 안 나왔어? 혹시 1,600억이 없는 건 아니야?”사장로는 책상을 내리치더니 진
유기철의 얼굴색이 더욱 음침해졌다.800억이 유기철에게 큰돈은 아니지만 헛되이 날리긴 아까웠다.특히 자기 적수가 던진 미끼에 걸려 날렸으니 기분이 더욱 울적했다.진서준이 몸을 돌려 태연하게 경매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따라붙어. 이 자식을 도망치게 하면 안 돼.”사장로 등이 진서준이 도망갈까 봐 바로 뒤쫓아나갔다.경매장 밖으로 나가니 유기태가 두 명의 호국사와 함께 진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진 대가님, 성약당의 장로는요?”“뒤에 있어요. 금방 나올 거예요.”진서준이 주위에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했다.“여기서 손을 쓰면 안 될 것 같아요. 장소를 바꿔야겠어요.”“그래요.”유기태도 진서준과 같은 생각이었다.일반인은 무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거니와 국안부에 일반인 앞에서 무예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저 자식이 도망가는 거 아니야?”진서준이 유기태와 함께 차를 타고 떠나려고 하자 사장로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제기랄 자식이 아까까지도 세상 높은 줄 모르고 나대더니 입만 살아있는 쓰레기잖아”“무슨 헛소리가 그리 많아? 빨리 차 타고 쫓아.”제마 법왕이 귀찮다는 듯 소리 질렀다.“네네...”사장로가 바로 차를 타고 진서준의 뒤를 쫓았고 그 뒤에는 유기철과 부하를 태운 차가 쫓고 있었다.세 대의 승용차가 교외를 향해 달리다 인적이 드문 곳에 도착해 멈췄다.사장로 등은 그들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진서준을 호시탐탐 노리더니 눈빛에 살기가 점점 짙어졌다.유기철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진서준과 유기태가 죽은 뒤에 내리려고 마음먹었다.“유기태, 이건 나와 저 자식의 사적인 원한이니 너희 세 명은 끼어들지 마.”사장로가 유기태를 향해 차갑게 경고했다.“안 돼.”유기태가 바로 거절했다.“진 대가님은 우리 국안부 인원인데 너희가 진 대가님한테 함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유기태는 진작부터 성약당을 처단하려고 했으나 강주 쪽 호국사의 실력이 너무나도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진서준이 강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