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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작가: 무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한 주먹에 100kg 정도 되는 남성을 날려 보냈으니 절대 일반인은 아니었다.

그래서 경호원은 곧바로 허성태에게 연락했다.

허사연이 없어서 허성태는 회사로 나갔다.

경호원이 누군가 별장에서 소란을 벌인다고 하자 그는 곧바로 차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당신들은 누구야? 감히 우리 집에 찾아와 소란을 일으키는 거야?”

허성태는 별장으로 돌아온 뒤 화가 난 얼굴로 박인성 일행을 노려보았다.

“손승호, 네가 이 사람들을 데리고 온 거야?”

“네, 아저씨. 저희는 진서준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은 것뿐이에요.”

손승호가 멋쩍은 듯 웃었다.

허성태는 그들이 좋은 의도로 진서준을 찾는 게 아니란 걸 보아냈다.

“진서준의 위치를 알고 싶다고? 꿈 깨!”

손승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저씨, 사람은 상황 파악을 잘해야 해요. 이분은 남조의 박인성 가주님이세요. 진서준의 위치를 알려주신다면 박 가주님은 아저씨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얘기하지 않는다면 박 가주님이 아저씨에게 무슨 짓을 할지 저도 장담하지 못해요.”

박인성이 외국인이라는 걸 알게 된 허성태는 더욱 화가 났다.

“손승호, 이 매국노 같은 놈. 감히 외국인이랑 협력해서 진서준을 상대하려고 해?”

박인성이 호통을 쳤다.

“진서준의 행방을 얘기해. 그렇지 않으면 죽을 만큼 괴롭게 만들 줄 알아.”

“꿈 깨.”

허성태는 차갑게 대꾸했다.

다행히도 오늘 진서준의 어머니는 외출했다.

진서준의 어머니가 이곳에 있었다면, 그래서 손승호 일행에게 잡혔더라면 큰일 났을 것이다.

허성태가 강경히 나오자 박인성의 눈동자가 차갑게 번뜩였다.

곧 박인성은 발을 살짝 굴렀다. 그는 마치 작은 새처럼 사람들 틈 사이에서 튀어 나가 허성태의 앞에 섰다.

박인성은 허성태의 한쪽 팔을 잡고 위협했다.

“말하지 않겠다면 팔 한쪽을 작살내주겠어.”

허성태는 차갑게 웃었다.

“오늘 날 때려죽인다고 해도 절대 얘기하지 않을 거야.”

진서준은 그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었고, 심지어 허사연과 연인 사이였다.

죽음이 두려워서 진서준의 위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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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성은 허성태를 놓아준 뒤 그를 차서 바닥에 쓰러뜨렸다.“일찍 얘기하지 그랬어? 꼭 고생하고 나야 얘기하지.”박인성은 허성태를 차갑게 노려보다가 곧바로 허사연에게 연락했다.이때 허사연과 진서준은 식사를 마친 뒤 한씨 일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아빠, 무슨 일이에요? 집에 무슨 일 있어요?”허사연이 전화를 받았다.“어서 진서준에게 전해. 손승호가 외국인들을 데리고 진서준을 찾으러 갈 거라고.”허성태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고통을 참았다.그는 허사연에게 자신이 다쳤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가주님, 얼른 병원에 가보세요. 제가 아가씨께 얘기 드릴게요.”오경훈 집사는 마음이 매우 아팠다.“병원이요? 무슨 병원이요? 아빠, 무슨 일 있어요?”허사연은 깜짝 놀라서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진서준도 그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춘 뒤 진지하게 통화 내용을 들었다.“아빠는 괜찮다. 너희 조심해야 해. 손승호가 데려온 외국인 실력이 아주 강해. 꼭 조심해야 해!”허성태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허사연은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 전화를 받은 사람은 집사였다.“아가씨!”“아저씨, 저희 아빠 괜찮은 거예요?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허사연이 다급히 물었다.“휴... 그 사람이 진서준 씨 어디 있냐면서 가주님을 협박했어요. 가주님이 얘기하려고 가지 않자 그 사람은 가주님의 팔을 부러뜨렸어요. 제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진서준 씨가 계시는 곳을 그 사람에게 알려줬어요. 정말 죄송해요, 아가씨. 절 때리셔도 좋고 벌하셔도 좋아요.”오경훈의 말을 들은 허사연이 말했다.“아저씨, 제가 왜 아저씨를 탓하겠어요? 오히려 고마워해야죠.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저희 아빠 목숨이 위태로웠을 거예요! 그 외국인들은 절대 진서준 씨의 상대가 되지 못해요. 아빠에게 전해주세요. 마음 놓고 치료받으라고요.”전화를 끊은 뒤 허사연은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나 다 들었어요.”진서준의 눈동자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허성태는 허사연의 아버지인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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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610화

    한서강은 미안한 듯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실력 좀 있다고 해서 사람이 기고만장하면 됩니까? 이 세상에 그보다 강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상대가 우리 국안부의 호국장군이라면 진서준 씨 같은 사람이 10명 있어도 우리 호국장군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겁니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바깥에서 호통이 들려왔다.“그런데 왜 절 찾아온 겁니까?”진서준은 양재성이 한 마지막 말을 들었다.그는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양재성의 말 때문에 더 언짢아졌다.양재성의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진서준이 없을 때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지만 진서준 앞에서 얘기하려니 조금 겁이 났다.진서준은 대종사 1명과 종사 9명을 죽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무시무시한 사람을 어떻게 건드리겠는가?하지만 진서준이 이미 그의 말을 들었으니 이제 와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었다.옆에 있던 설우빈은 양재성이 일을 망칠까 봐 걱정되어 황급히 말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진서준 씨. 진서준 씨를 가리킨 게 아니었습니다.”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전 귀가 먹지 않았어요. 멍청하지도 않고요. 대체 누굴 얘기한 건지 저도 알고 있어요.”설우빈은 난감했다.“양재성 씨도 그냥 홧김에 한 말이니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그만해요!”양재성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우리는 호국사예요. 국안부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왜 저런 사람 앞에서 우리를 낮춰야 하는 거죠? 우리는 당신을 두 시간 동안 기다렸다고요, 참나!”양재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진서준은 미간을 구겼다.“한 가주님, 전 국안부에 가입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을 텐데요.”한서강은 난감했다. 진서준의 결정을 양재성과 설우빈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그였다.“뭐라고? 우리 국안부에 가입하는 걸 거절하겠다고?”양재성은 황당했다.그는 진서준이 무게를 잡으려고 일부러 늦게 온 줄 알았다.그런데 진서준은 국안부에 가입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양재성은 잠깐 넋을 놓고 있다가 곧 버럭 화를 냈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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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떨이지자, 양재성은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솜털까지 곤두서고 말았다.강렬한 위기감이 강하게 밀려오면서 양재성은 몸이 먼저 반응하여 뒤로 물러갔다.“강호!”그의 몸 앞에 무수한 강기로 만들어진 사람 머리 크기만 한 맹호가 나타났다.맹호가 산에서 나오는 순간이었다.거실 안에 갑자기 광풍이 휘몰아치더니 테이블이며 의자며 순식간에 산산조각 나버렸다.날카로운 발톱으로 허공을 향해 마구 휘두르자,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까지 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는 것이냐!”노발대발한 양재성은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저 두어 마디 했을 뿐인데, 바로 공격부터 하니 말이다.“난 호국사의 신분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제삼 고려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아니면 네가 치르게 될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말하는 사이에 산을 나온 맹호는 진서준 앞으로 다가갔다.손을 든 진서준은 손바닥에 영기를 모아 마음대로 툭 쳤다.그러자 양재성이 강기로 만들어낸 맹호는 순식간에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다.강기가 부서지면서 강대한 힘이 사방으로 퍼졌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양재성, 무려 가지고 있는 실력을 총동원하여 ‘빚어’낸 것인데, 진서준의 ‘툭’ 한방에 힘없이 사라질 줄은 몰랐다.정신을 차리고 나니 진서준이 어느새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어찌하면 좋을지 그대가 나에게 가르쳐줄 리는 없다고 봅니다.”서늘하기 그지없는 그 말에 양재성은 눈빛이 크게 요동쳤다.“꺼져!”이윽고 뺨을 후려친 진서준은 양재성 몸 주위에 있는 강기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그 힘을 고스란히 그의 얼굴에 실었다.양재성은 그대로 거꾸로 날아가 버렸고 반쪽 얼굴이 쏙 들어가고 말았다.이빨이 부러지고 콧대가 끊어진 것이 피까지 낭자하여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양재성이 거실 밖에 있는 풀밭에 겹겹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그제야 놀라움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두려움에 극에 달한 설우빈이었다.양재성이 선천 대종사와 한 걸음 차이이고 인의방 제59위를 차지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심지어 그의 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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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612화

    지금 천의방 그들과 싸우게 된다면 진서준 자신 역시 이길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하여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건 서둘러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전에 죽인 탁혁수는 1품 대종사에 그치에 않는데, 만약 앞으로 2품, 3품 대종사를 만나게 된다면 도망 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실력이 너무 약해.’진서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불과 3년 만에 대종사를 죽일 수 있는 실력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을 다른 무자들이 알게 된다면 그들은 배가 무척이나 아플 것이다.대종사 단계에 들어선 사람들은 모두 수십 년간의 수련을 거쳐왔으니 말이다.거의 반평생 동안 수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3년밖에 수련하지 않은 진서준보다 실력이 떨어진다.“참, 한씨 가문에서 사람들을 파견하여 고양시 입구를 지키게끔 하세요.”“손승호 그놈이 나타나면 바로 알려주시고요.”두 눈에 살기가 피어오른 진서준이다.이번엔 기필코 손승호를 놓치지 않고 죽이겠다고 다짐했다.“네, 이미 그렇게 지시했습니다.”한보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때 오세정이 입을 열었는데.“얘기하고 있어요. 전 이만 스승님께 배움을 청하러 가보겠습니다.”수련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임하고 있는 오세정이다.밥 먹고 자는 것 외에 줄곧 권해철 따라서 술법을 수련하고 있다.오세정은 진서준 곁에 남아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더는 진서준 홀로 외로이 싸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오세정의 이러한 마음을 허사연도 똑같이 갖고 있었다.“저도 이만 수련하러 가 보겠습니다.”진서준은 방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별장 뒤에 있는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는 영기가 아주 짙어 진서준이 수련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성진현 그들이 죽고 난 뒤 동성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동성에 있는 세가들이 성진 가문 자산과 남은 가족을 향해 협공을 했었다.불과 하루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성씨 가문의 모든 건 모조리 다른 세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말았다.텅 빈 빈소 안에서 한 청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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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613화

    한씨 가문으로 가고 있는 도중에 손승호는 이유 모를 불안감에 몸 둘 바를 몰랐다.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박인성 씨, 진서준 그놈 실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정말로 이기실 자신 있으신 겁니까?”나지막한 소리로 손승호가 물었다.박인성이 진서준을 상대로 힘없이 지게 될까 봐 무척이나 두려운 손승호이다.만약 박인성이 진서준을 이길 수 없다면 그는 반드시 죽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아직 죽고 싶지 않고, 피어 보지도 못한 청춘을 골분 상자 안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박인성은 눈을 뜨지도 않은 채 주먹으로 차 문을 박았다.펑.강철로 만들어진 차는 힘없이 구멍이 나버렸다.차 문에 구멍이 생겨 바람이 안으로 미친 듯이 들어오는 데, 무척이나 섬뜩했다.그 모습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손승호는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진서준이 이 차 보다 단단하단 말이냐?”차가운 목소리로 박인성이 물었다.손승호는 다급히 고개를 절레절레하였는데.“뼈밖에 없는 녀석입니다.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셔도 아주 산산조각 날 것입니다.”손승호의 아첨에 박인성은 차갑게 웃기만 하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그는 무려 인의방 제10위인 해외 고수이다.그리고 그의 두 아들은 인의방 명단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진서준이 박인성의 아들을 죽일 수 있다고 하여 진서준이 그의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소리는 아니다.인의방 10위안에 드는 인물은 극히 드문 존재란 말이다.박인성은 자기 두 아들이 모두 누렁이의 손에 죽었음을 아직 모르고 있다.만약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표정 한번 볼 만할 것이다.바로 이때 박인성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을 꺼내 수신 버튼을 누르고 잠시 듣고 있더니 그는 곧장 안색이 달라졌다.“한씨 가문은 나중에 가도록 하지. 급히 해야 할 일이 있어 장소를 바꾸도록 하지.”손승호는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이시죠?”“묻지 말고 따라오기만 하면 돼.”시종일관 차갑기 그지없는 박인성이었다.손승호는 바로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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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614화

    “네, 어디에 있는지 당장 알아보라고 할게요.”한보영이 말했다....서울시, 어느 한 고급 병실 안에서.차에서 내리자마자 허윤진은 바로 병실로 달려왔다.“아빠, 손은 좀 어때요?”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허윤진이 물었다.“괜찮아. 부영권 그 신의께서 이미 치료해 주셨어. 보름 정도면 완전히 회복할 거야.”허성태는 웃으며 대수롭지 않은 척했다.그렇게 말하는 건 단지 두 딸이 자기를 위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박인성이 허성태의 손목을 완전히 부러뜨린 건 아니지만 회복까지 적어도 반년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지금까지 허성태는 손목에서 밀려오는 통증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아빠, 그냥 형부 어디에 있는지 말하지 그랬어요.”허윤진은 다소 원망하며 말했다.“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허성태는 딱딱한 얼굴로 덧붙였다.“서준이가 아무리 강해도 손승호 그자가 데리고 온 이들도 만만하지 않았다.”“만약 서준이가 나 때문에 다치기라도 했더라면, 내가 무슨 염치로 사연이랑 서준이를 보겠느냐.”허성태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진서준과 박인성 사이의 실력 차이를 모르니 만약 진서준에 관해 소식을 흘려 그가 크게 다치기라도 한다면 더욱 심한 결과가 초래된다면 허사연은 속으로 허성태를 원망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하물며 진서준을 자기 아들처럼 보고 있는 허성태이다.아들을 사지로 몰아세우는 걸 어느 아빠가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아빠, 형부 지금 엄청 대단해요! 전라도 한씨 가문에서도 형부를 엄청 존중하고 있다니깐요.”허윤진은 다소 뿌듯해하며 말했다.“정말이냐?”의외인 허성태였다.아직 전라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한씨 가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한씨 가문 앞에서 그들 허씨 가문은 한낱 보잘것없는 존재이니.“참, 한씨 가문뿐만 아니라 국안부에서 찾아와서 형부를 국안부로 모시려고 했어요. 하지만 형부가 그 제안을 거절했어요.”“지금 전라도에 있는 모든 명문 세가가 형부한테 존경을 표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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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금운.금운 김씨 가문에 도착한 배수정.김씨 가문 장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배수정은 시골에서 갓 올라온 사람처럼 여기저기 둘러보았다.김씨 가문 정원의 부지 면적은 거의 만 묘 정도 되며 별장은 무려 50채 정도 된다.판매하고 있는 별장 구역보다 훨씬 더 크며 그 안의 풍경은 금운 전체에서 일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명인이 진법까지 깔아 놓고 정원 안에는 사계절이 봄과 같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겨울에는 따듯하다.그동안 안목이 트인 대로 트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배수정은 김씨 가문의 정원을 들어서는 순간 자격지심이 조금 생겼다.‘으리으리하네!’하지만 이는 강남에서 제2 명문 세가이다.그 말인즉슨, 제일 명문 세가 서씨 가문의 정원은 김씨 가문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사치스럽다는 것이다.배수정과 그녀의 팀은 별장 한 채에 따로 마련되었다.별장은 500제곱미터 정도로 수영장, 정원, 지하 주차장, 베란다 없는 게 없었다.물건을 내려놓고 배수정은 바로 차를 몰고 별장에서 나왔다.어디로 가려는 것이 아니라 김연아를 찾으러 가는 것이었다.김연아 역시 김씨 가문 장원 안에 있으나 하도 커서 말이다.만약 걸어간다면 적어도 20분도 걸릴 것이다.김씨 가문 정원 중심에 있는 별장에서 배수정은 차를 세웠다.“안녕하세요. 김연아 씨 안에 계세요?”배수정은 하인 한 명에게 물었다.“김연아 씨요?”하인이 거듭 확인했다.김씨 가문에 워낙 사람이 많고 김형섭의 친형제만 무려 5명이나 되니 말이다.사촌 형제들은 양손으로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모두 셀 수 없다.“네. 김연아 씨요.”배수정이 말했다.“큰 아가씨는 저 별장에 계세요.”하인은 가장 중심에 있는 별장과 가장 가까운 별장을 가리키며 말했다.김씨 가문으로 다시 돌아온 김연아에게 김형섭은 모두에게 김연아가 바로 자기 큰딸이라며 말하고 나서 그가 살고 있는 별장에서 가장 가까운 별장을 김연아에게 주었다.그로 인해 김혜민은 큰 아가씨에서 둘째 아가씨가 된 것이다.모든 게 김혜민 것이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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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조인은 그 말에 심기가 불편했다.“진 선생님, 당시 제가 반드시 도와드리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협력 관계인 건 맞지만 저도 우리 장씨 가문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움직여야 했습니다.”장조인의 말투가 미묘하게 바뀐 걸 눈치채자 신민준과 우진영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둘은 장조인 앞에 서서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진서준을 쳐다봤다.어제 진서준이 참격 하나로 고성운과 육위준을 베었다는 소식은 이미 두 사람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실력으로 진서준을 막는 건 어림없는 일임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조인에게 그들이 장씨 가문에 대한 충성을 보여줘야 했다.진서준은 장조인의 해명을 못 들은 듯, 권해철의 등을 만지던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치료가 끝났습니다. 이제 권 마스터님은 정상인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진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권해철도 자기 몸에 일어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권해철의 심각하게 부러진 뼈들이 기적처럼 모두 이어진 것이다.“진 상경님,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권해철은 흥분한 나머지 병상에서 벌떡 일어서 옷도 챙기지 않고 진서준에게 무릎을 꿇으려 했다.진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손을 내밀어 허공에서 권해철을 붙들어 무릎을 꿇지 못하게 했다.“권 마스터님, 이럴 필요 없습니다. 권 마스터님이 구지범에게 당한 것도 저 때문이니 말입니다.”진서준은 권해철을 일으켜 세우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권 마스터님, 일단 옷을 갈아입으세요. 저는 저 사람들과 밖에서 좀 더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네...”권해철은 그제야 자기가 알몸이란 걸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진서준은 돌아서서 장조인을 힐끗 보고는 병실을 떠났다.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진서준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장조인은 지금 진서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병실을 나선 진서준은 공원 뒤쪽 정원으로 걸어갔다.정원에는 작은 화원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미 많은 환자와 가족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7화

    진서준의 얼굴을 보자마자 장주호와 신민준은 이 청년이 왜 그런 허세 가득한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즉시 깨달았다.진서준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진서준은 강남 서열 3위 가문 따위가 안 중에 있을 수 없었다.왜냐하면 진서준 한 사람만으로도 장씨 가문 내 모든 사람을 무릎 꿇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장조인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머릿속에서 말을 정리하고 나서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진 선생님, 제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던 장문주는 그 모습에 넋을 잃었다.자기 시력에 문제가 생겨 헛것을 본 걸까, 아니면 아직 잠이 덜 깬 채 꿈을 꾸고 있는 걸까?.장씨 가문 가주가 한 청년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다니,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은 있을 수 없었다.더 끔찍한 건 장문주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장조인이 진서준에게 사과한 걸 보고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들의 눈에는 장조인의 사과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이미 숨이 끊어질 듯했던 장문주는 이 충격에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허나 장문주의 죽음은 방 안의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그들의 눈에 장문주는 있으나 마나 한 하찮은 존재였기 때문이다.고귀한 신분의 사람이 개미 한 마리의 생사를 신경 쓸 리가 없었다.장조인의 사과에도 진서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진서준은 고개를 푹 숙인 장조인을 차갑게 쓱 훑어본 뒤, 더 이상 장조인을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집중했다.장조인은 허리를 굽힌 채, 진서준이 대꾸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진서준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장조인은 내심 의아해졌다.결국 장조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진서준은 자기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권해철의 치료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장조인의 마음속에는 순간 분노가 피어올랐다.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본인은 당당한 장씨 가문의 가주 장조인이었다.진서준이 아무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6화

    칼처럼 날카로운 그 기운이 순식간에 신민준의 강기를 찢어버렸다.이어 그 기운이 신민준을 지나쳐 장주호의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갔다.푹!장주호의 한 쪽 귀가 시뻘건 피를 튀기며 하늘로 날아올랐다.파도가 일어날 때의 물보라처럼 대량의 피가 장주호의 귀에서 쏟아져 나왔다.병실의 하얀 벽은 순간 섬뜩한 빨간색으로 물들었다.“아악!”장주호의 입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신민준은 뒤에서 들리는 비명에 즉시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한쪽 귀밖에 남지 않은 장주호의 모습을 발견했다.난생처음 보는 광경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무서웠다.자기 강기가 이 청년 앞에서 힘없는 종이처럼 이렇게 무너져 버렸다.“넌 도대체 누구야? 왜 우리 장씨 가문을 이 정도로 물고 늘어지는 거야?”상황 파악이 빠른 신민준은 즉시 이 청년이 자기가 도무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란 걸 깨달았다.오직 장씨 가문 내 지의방에 오른 높은 인물만이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아까 분명 말했지? 장조인을 부르라고.”진서준은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대응했다.신민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바로 가주에게 알리겠어. 기다려 봐.”바닥에 누워있는 장문주 역시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해졌다.장주호와 신민준이 자기를 도와 복수해 줄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복수는커녕 장주호가 오히려 한쪽 귀를 잃게 되었다.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장씨 가문 가주가 직접 오게 된다니, 상황은 이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이 청년의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신민준은 장주호를 데리고 병실에서 나가 의사를 불러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는 이내 장조인에게 전화해 장씨 가문의 대종사도 데려오라고 요청했다.장조인은 이 일을 듣고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그 사람이 국안부 사람은 아닐까? 혹시 국안부가 우리 계획을 눈치챈 건가?”신민준은 머리를 저으며 대답했다.“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우리 장씨 가문 계획을 모르는 것 같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5화

    장주호는 진서준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사람의 복장으로 보아 청년인 것 같았다.요즘 청년들은 언제부터 장씨 가문을 하찮게 여길 정도로 이렇게 대담해진 건가?이제 장씨 가문의 강남 내 위치를 반드시 높여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최근 형님이 연락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장주호의 눈에는 한 줄기 빛이 스쳤다.그 사람들과 협력해 작전에 성공한다면 장씨 가문은 서씨 가문을 제치고 강남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장주호는 머리에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을 접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살짝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우리 장씨 가문 사람을 죽인 건가?”진서준은 권해철의 치료를 도와주고 있어 장주호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게다가 진서준은 장주호가 이 일을 해결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이 대답하지 않자 장주호는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버럭 냈다.“내 말 들리지 않아? 귀먹었어?”장주호의 고함이 떨어지자 방 안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언성 높여 시끄럽게 떠들 거면 당장 꺼져.”진서준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냉랭한 말투로 대꾸했다.감히 장주호가 너무 시끄럽다고 하다니, 장주호는 그 말에 멈칫하다가 곧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거야? 감히 내게 시끄럽다고 호통쳐? 오늘 네가 우리 장씨 가문을 건드린 결과가 얼마나 비참한지 제대로 알게 될 거야.”이 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건방졌다.장주호는 여태껏 장씨 가문을 이토록 이렇게 무시하는 청년을 만난 적이 없었다.옆에 있던 신민준은 이 청년의 목소리가 다소 익숙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들으면 들을수록 이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민준아, 네가 먼저 저놈 좀 혼내고 와.”장주호는 신민준에게 명령하며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신민준은 즉시 체내의 강기를 손가락 끝에 모으고 가볍게 튕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4화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젊은 종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종사는 함부로 모욕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이 여자는 내 여동생이고 우리는 장씨 가문 사람이야. 너희가 정말 이런 사소한 일로 우리 장씨 가문과 적대할 작정이야? 나중에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잃지나 말라고!”장문주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냉정하게 말했다.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는 말을 장문주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본인이 장씨 가문 사람인 이상, 종사라고 해서 그들을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다.심지어 대종사라고 해도 장씨 가문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를 꺼렸다.“그렇다면 네 여동생이 여기서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 돼.”진서준은 눈을 살짝 감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사과하지 않으면 죽는 길밖에 없었다.진서준의 말은 언제나 실행에 옮겨졌다.“오빠... 제발 날 살려줘...”장문주의 여동생은 말할 기력조차 거의 다해 두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듯했다.“조금만 버텨, 주호가 곧 올 거야!”장문주는 이제 말로 여동생을 격려하며 억지로 버티게 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간호사의 통통했던 얼굴이 공기가 빠진 농구공처럼 말라버렸다.여동생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갑자기 눈을 감았고 입을 살짝 벌렸으나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영자야! 눈 떠 봐!”그 모습을 본 장문주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급히 이름을 외쳤다.아무 반응도 없는 여동생을 보자 이미 숨을 거뒀음을 알 수 있었다.“이 망할 놈아! 감히 내 여동생을 죽여? 네 피로 이 빚을 갚아야 할 거야!”장문주는 머리를 들고 광기에 찬 맹견처럼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진서준을 쏘아보며 울부짖었다.하지만 진서준은 눈조차 뜨지 않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푹!순식간에 장문주도 여동생처럼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허벅지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생겼다.“아까 분명 경고했지? 종사는 모욕할 수 없다고.”진서준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말했다.장문주는 온몸을 떨며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을 보였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3화

    진서준은 배신과 약속을 어긴 사람들을 누구보다도 증오했다.그동안 바빠서 장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미뤘지만 공교롭게도 그들이 제 발로 진서준을 찾아왔다.이번 기회에 장씨 가문과 그때 일을 철저히 결산할 작정이었다.“네가 장씨 가문 사람이었어? 참 잘됐네. 너희 가주 장조인을 여기로 당장 불러.”진서준의 냉담한 목소리에 장문주는 순간 자기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다시 문지르고 믿기 힘들다는 듯 진서준을 바라봤다.“뭐라고? 우리 가주를 여기로 부르라고?”장문주는 이 녀석이 무슨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장씨 가문은 비록 강남에서 세 번째로 영향력 있는 가문이었지만 서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는 어느 세력도 감히 그들을 건드리지 못했다.그런데 이 애송이가 감히 그런 오만한 말을 내뱉다니, 장씨 가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 같았다.“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진서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장문주를 향한 눈빛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 시선에 장문주는 소름이 끼쳐 심장이 멎을 뻔했다.이렇게 살기를 띤 눈빛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것 같았다...“좋아! 네가 죽고 싶다면 내가 기꺼이 들어주지.”장문주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장씨 가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장문주는 장씨 가문의 외척일 뿐, 직계가 아니었다.장문주의 신분과 지위로는 장조인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었지만 장씨 가문의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 무인을 데려올 수는 있었다.곧이어 장문주는 휴대폰에 대고 병실 내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차갑게 세 글자를 던졌다.“기다려!”전화를 끊은 후, 장문주는 진서준을 향해 오만한 눈빛을 보냈다.“곧 우리 장씨 가문 사람들이 올 거야. 네 놈이 어떻게 비참하게 끝장날지 두고 보겠어.”장조인이 아닌 다른 장씨 가문 사람이라는 말에 진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자식이 멍청해서 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의심스러웠다.장씨 가문에서 진서준과 마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2화

    다음 순간, 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수간호사를 바라보았다.“1분 줄 테니 얼른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가족에게 네 장례 준비하라고 전화해야 할 거야.”장례 준비라니, 수간호사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단지 이 영감에게 몇 마디 욕설을 날렸을 뿐인데 장례 준비하라고 하다니, 이 남자는 너무 뻔뻔했다.수간호사 오빠를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는 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과연 누가 장례 준비를 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야. 우리 오빠가 곧 올 거야. 네가 끝장나는 건 시간문제야.”수간호사의 눈빛은 독기를 품고 있었고 그녀는 머릿속으로 이따가 진서준을 어떻게 괴롭힐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수간호사가 자기 말을 믿지 않자 진서준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수간호사가 부른 사람을 기다렸다.약 30초 후, 병실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수간호사와 살짝 닮은 중년 남자가 병실로 들어왔다.여동생의 참담한 모습을 본 남자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오빠, 드디어 왔어?”중년 남자를 본 수간호사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수간호사는 병원 교수인 오빠가 자기를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장문주는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와 피가 멈추지 않는 여동생의 다리를 보다가 마침내 시선을 진서준에게 고정했다.병실 안에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앉아 있는 이 청년뿐이었다.“이 사람이 병원 경호원을 때려 다치게 했고 그것도 모자라 무슨 수를 써서 내 다리를 이렇게 뚫었어. 오빠, 얼른 복수해 줘.”장문주가 침묵을 지키자 수간호사는 또 비명을 지르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다들 영자를 옆방으로 옮겨서 상처를 먼저 지혈해.”장문주는 뒤에 있는 경호원들에게 지시했다.경호원들이 수간호사를 들고 나갈 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아직 사과를 안 했어. 못 나가.”그때, 진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 평온한 목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1화

    경호원 대장은 말하면서 고무 막대기로 진서준의 머리를 톡톡 치려고 했다.그러나 대장의 고무 막대기가 진서준의 머리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대장의 배에서 엄청난 힘이 전해졌다.다음 순간, 경호원 대장은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차에 부딪힌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쿵!둔탁한 소리와 함께 경호원 대장의 몸은 병실 벽에 박혀버렸다.대장은 이미 기절한 상태였고 온몸의 뼈 역시 모두 부러졌다.수간호사와 나머지 경호원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남자가 정말 사람이 맞은가?단 한 번의 발차기로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를 저렇게 쉽게 날려버리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진서준과 권해철은 이 상황에 익숙한 사람처럼 아무런 동요 없이 담담하게 치료를 계속했다.모두가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방 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10초 안에 내 눈앞에서 사라져.”진서준은 권해철에게 약을 바르면서 경호원들에게 경고했다.진서준의 말을 듣고서야 경호원들은 정신을 차렸다.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몇몇 경호원은 곧바로 대장을 들어 올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병실을 나갔다.순식간에 병실에 남겨진 건 멍하니 서 있는 수간호사뿐이었다.수간호사는 오랫동안 멍해 있다가 겨우 공포를 이겨내고 이성을 되찾았다.“건방진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무도 쪽 사람인가 보네?”수간호사는 이를 악물고 흉측한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이건 마지막 경고야, 얼른 사과해.”진서준은 수간호사를 바라보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사과하라고? 꿈 깨. 이따가 너희 둘 다 무릎 꿇고 내게 사과해야 할 거야.”수간호사는 돌아서서 다시 사람을 부르려고 했다.하지만 이번엔 진서준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조금 전 진서준은 이미 수간호사에게 기회를 줬지만 수간호사는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진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수간호사의 허벅지에 닿았고 한순간에 수간호사의 허리보다 더 두툼한 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190화

    철썩!중년 여자는 따귀를 맞고 제자리에서 거의 여덟 바퀴 돌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그리고 동시에 입안의 이가 시뻘건 피와 함께 입 밖으로 튕겨 나갔다.진서준의 이 귀싸대기는 중년 여자를 어안이 벙벙하게 했다.여자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한 눈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이 병원에서 여자에게 대들거나 소리친 사람은 한 번도 없었고 여자의 얼굴에 손을 대는 사람은 더욱 있을 수 없었다.“감히 날 때려? 오늘 넌 이 폐인이랑 함께 끝장날 거야!”중년 여자의 눈이 붉게 달아올랐고 미친 사자처럼 화를 버럭 내며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진서준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쌀쌀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며 한 번 더 강조했다.“사과해.”“죽어도 안 할 거야.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지금 당장 사람을 부르러 갈 거니까.”중년 여자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진서준은 그 여자를 제지하지 않았다. 작은 수간호사가 과연 어떤 엄청난 배경이 있는지 지켜보려고 했다.“진 상경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사실 저 여자가 말한 것도 틀린 건 아니에요. 전 죽음을 앞둔 사람이에요...”눈에 서글픈 감정이 넘쳐나는 권해철은 자기 인생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웠다.여태껏 유명세를 누리며 살아온 자기 인생이 이렇게 비참하게 끝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런 우울한 말 하지 마세요. 오늘 점심 식사 전에 권 마스터님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습으로 치료해 드릴게요. 그리고 권 마스터님의 끊어진 경맥과 단전도 제가 해결해 드릴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경맥과 단전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진서준이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수간호사가 오지 않자 진서준은 간호사 스테이션에 가서 나이 많은 간호사 두 명에게 권해철의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권해철이 노인이란 사실을 알고 두 중년 간호사는 별다른 생각이 없이 권해철의 옷을 벗겨주었다.권해철의 옷이 벗겨진 후, 진서준은 어젯밤에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고약을 꺼냈다.이 검은색 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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