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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정태호가 급히 말했다.

“그럼, 심 처장님을 방해하지 않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하고 나서 정태호는 심지어 잔에 든 술도 마시지 않은 채 그냥 돌아섰다.

정란과 기타 몇 명은 내키지 않았지만 정태호의 뒤를 따라 슬그머니 룸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정란 일가가 떠나간 후 심해윤은 성난 목소리로 공준호를 꾸짖었다.

“아들한테 사람을 데리고 와서 술을 권하라고 시키다니. 주임 자리를 내놓고 싶어요?”

심해윤은 연세가 좀 있지만 아직 노안이 오지는 않았다.

공민찬과 공준호가 그렇게 닮았는데, 심해윤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처장님, 잘못했습니다. 화내지 마십시오.”

공준호는 놀라서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방금 확실히 생각이 짧았다.

심해윤이 기분 좋으니 자기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정란 일가는 풀이 죽어 룸에서 나오다가 그때 마침 술잔을 들고 오는 진서준, 허사연과 마주쳤다.

굉장히 미인인 허사연을 보고 공민찬과 정민 두 사람은 눈이 번쩍 뜨였다.

“진서준, 넌 뭐 하러 왔어?”

정란은 허사연을 보지 못하고 방금 빈정상한 것을 진서준에게 분풀이했다.

진서준이 코웃음을 쳤다.

“술을 권하러 가지 않았어? 왜 벌써 나오는 거지? 설마 심 처장님이 반기지 않던?”

“헛소리하지 마. 우리 방금 심 처장님께 한 잔 올렸어. 처장님이 이따 우리 방에 오시겠다고 했어.”

대단한 미인 허사연 앞이라 정민은 미친 듯이 허풍 떨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정민 일가가 정말 심해윤과 술을 마신 줄 알겠다.

정씨 집안 사람들은 아무도 정민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고 모두 침묵했다. 스스로 체면 깎는 일은 할 수 없으니까.

진서준은 정민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그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즉각 알아챘다.

“술잔에 담긴 술은 심 처장님이 직접 따라주신 거라고 말할 거야?”

진서준이 정민의 손에 들린, 술이 가득 찬 술잔을 가리키며 코웃음을 쳤다.

자기 술잔에 술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정민은 멍해졌다. 이런 망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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