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진서준이 위로했다.“괜찮아. 진법이 파괴돼서 귀신들이 전보다 더 난폭해졌을 뿐이야. 내가 준 부적 절대 몸에서 떼지 마.”사람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 뒤 부적을 넣은 곳에 손을 올리며 당황한 얼굴로 주변을 보았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은태산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넋이 나갔다.그는 진서준이 정말로 그의 스승이 만든 진법을 파괴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발을 구르는 방법으로 말이다.이 젊은이는 대체 누구일까? 설마 정말 진 마스터는 아니겠지?문득 은태산은 자신의 곁에 아직 살귀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진법이 파괴되자 살귀는 더욱 난폭해졌다. 그는 은태산이 들고 있는 종규옥패는 신경 쓰지 않고 곧장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아아아...”은태산은 살귀에게 공격당해 만신창이가 되어 피 칠갑을 하게 되었다.그는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전부 너 때문이야. 네가 진법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면 살귀가 이렇게 강해지지는 않았을 거야. 너희들 모두 오늘 나랑 같이 이곳에서 죽자!”미쳐버린 살귀 앞에서 은태산은 승산이 전혀 없었다.은태산은 진서준도 살귀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진서준은 냉소했다.“미쳐버리면 뭐 어때요? 살귀를 죽이는 건 내게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운 일인데.”살귀는 갑자기 고개를 홱 들더니 진서준을 향해 울부짖었다. 진서준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말이다.“세상에, 저 살귀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이승재는 혀를 내두르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살귀를 바라보았다.이승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조금이라도 더 살 생각이 없다면 와 봐.”살귀의 얼굴에 같잖다는 표정이 드리워졌다. 그것은 이내 진서준을 공격했다.“죽어...”살귀는 울부짖으면서 말했다. 비록 귀에 거슬리는 소리고 똑똑히 들리지도 않았지만 다들 그 말을 알아들었다.이승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진서준이 살귀를 완전히 화나게 했음을 알았다.진서준이 살귀를 죽이지 않는다면 오늘 그들 모두
그가 정말로 살귀를 죽였다니. 게다가 내친김에 다른 원귀들까지 없애버렸다.은태산은 한동안 넋을 잃은 채로 신과 같은 진서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은태산은 자신이 아주 하찮게 느껴졌다. 그가 바닷가의 자갈이라면 진서준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큰 바다였다.은태산은 꿈만 같아서 자기 뺨을 때렸다. 강렬한 통증이 이것이 꿈이 아님을, 모든 것이 진짜 발생한 일임을 일깨워줬다.이승재와 주혁구는 진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한한 경외심이 드는 동시에 깊은 두려움이 들었다.그들의 머릿속에 자신이 진서준의 앞에서 건방을 떨었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만약 그들이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진서준과 싸우려 했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이승재와 주혁구 두 사람은 몸이 더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정신을 차린 주혁구가 서둘러 정중하게 진서준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이승재 또한 마찬가지였다.“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서준 씨!”와준 것이 진서준이라서 다행이었다. 만약 권해철이 왔더라면 은태산 같은 괴물과의 싸움에서 누가 죽고 누가 살 지 알 수 없었다.이때 은태산은 진서준이 바로 그 진 마스터라는 걸 믿고 서둘러 무릎 꿇고 사죄했다.“제가 조금 전에 진 마스터님께 대들었습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절 살려주세요.”지금 은태산은 사죄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계속 진서준과 맞서 싸우려 한다면 죽음밖에 없었다.“당신은 평범한 사람들을 해쳤어요. 내가 당신을 놓아준다면 그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에요!”진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은태산이 내뿜는 사악한 기운을 통해 진서준은 그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많이 빼앗아 갔음을 알 수 있었다.“제발 살려주십시오. 저한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는 절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제가 장담하겠습니다.”은태산은 몸에 남은 상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계속해 고개
“난 떠나기 전에 이곳에 진법 몇 개를 만들어 놓을 거야.”진서준이 말했다.방어 진법을 제외하고 진서준은 여러 개의 공격 진법을 만들었다.표기를 하지 않은 사람이 억지로 진서준의 진법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면 공격 진법이 발동될 것이다.하지만 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의 영기와 옥석이 필요했다.“주 사장님, 옥석 백 개 구매해 주세요. 옥석이면 됩니다.”진서준이 주혁구를 보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돌아가서 부하에게 찾으라고 시키겠습니다.”주혁구 등 두 사람이 떠난 뒤 진서준은 그제야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왔다....유혁수의 죽음을 혈운 조직의 몇몇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대성 종사들이 오늘 한곳에 모였다.“남주성에 나타난 천재가 권해철을 이기고 유혁수를 죽였다고 합니다. 만약 그를 우리 혈운 조직에 가입시킨다면 우리 실력이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한 중년 남자가 말했다.그러나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민머리의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그건 안 됩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우리 혈운 조직이 유혁수를 죽인 원수를 혈운 조직에 가입시켰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습니까?”정장을 입은 남자가 민머리 남자의 말에 동의했다.“그 진 마스터라는 사람 가만둬서는 안 됩니다. 죽입시다. 그를 죽여서 우리 혈운 조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겁니다.”“이런 천재를 우리 혈운 조직에 가입시키지 않는다니, 너무 아쉽군요.”중년 남자가 탄식했다.상석에 앉은 노인이 덤덤히 말했다.“천재는 어디에나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우리 혈운 조직의 체면은 하나뿐이죠. 진 마스터를 죽여서 우리 혈운 조직의 위엄을 떨칩시다.”네 사람은 남주성으로 가서 진 마스터를 죽이기로 결정을 내렸다.만약 세상 물정을 좀 아는 무인이 그 네 사람을 봤다면 겁을 먹고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그 네 사람은 모두 널리 이름을 떨친 대성 종사였다.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만약 네 사람이 협력해 진서준을
다음 날 아침, 우소영은 호텔을 떠나 홀로 북쪽의 별장 구역으로 향했다.이내 그녀는 한 별장 앞에 도착했다.벨을 누르자 이승재가 안에서 달려 나왔다.“우소영 종사님, 오셨어요!”우소영을 본 이승재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우소영이 말한 오래된 친구는 바로 이승재의 스승인 권해철이었다.며칠 전, 우소영은 권해철이 서울로 와서 진 마스터라는 사람과 대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권해철이 패배했다는 소식도 들었다.당시 우소영은 아주 놀라워했다. 그녀가 알기로 남주성에 권해철을 이길만한 사람은 그녀의 스승님인 탁현수뿐이었기 때문이다.남주성에는 오직 탁현수만이 반보 선천이었다.우소영이 권해철을 보러온 첫 번째 이유는 오래된 친구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고 두 번째 이유는 그 진 마스터라는 사람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만약 진 마스터가 반보 선천이라면 우소영은 권해철에게 그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네 스승님은?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시냐?”우소영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어제 새벽에 돌아왔을 때 스승님께서는 내상이 완전히 나으셨습니다. 지금 거실에서 종사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이승재가 대답했다.두 사람은 별장 거실로 들어갔고 편한 차림새의 권해철이 거실 소파에 앉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마시고 있는 걸 보았다.“너도 참, 내상이 다 나았으면서 직접 날 마중 나오지도 않고 말이야!”우소영이 원망스러운 어투로 말했다.권해철은 웃었다.“우리 사이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이승재는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한 것처럼 우소영에게 차를 따라준 뒤 곧바로 거실을 나섰다.권해철과 우소영은 나이가 비슷했지만 한 명은 술법을 수련하고 다른 한 명은 무도를 수련했다.두 사람은 젊었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 당시 두 사람은 수련에만 매진하여 연애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리고 연애할 마음이 들었을 때 둘은 이미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 않았다.“너 진 마스터라는 사람 때문에 크게 다쳤었다면서?”우소영이 걱정스
탁현수는 전설 속 선천 대종사와 겨우 반보 차이였다.그러나 그 반보는 그를 거의 10년간 괴롭혔다.“해철아, 진 마스터님을 뵐 수 있게 힘 좀 써줄 수 있겠어?”우소영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건 진 마스터님께 물어봐야 할 것 같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야.”권해철이 쓴웃음을 지었다.만약 진서준이 언짢아한다면 그는 평생 이 서울시에 누워있어야 할지도 몰랐다.“그래, 그러면 부탁 좀 할게.”권해철은 휴대폰을 꺼내 진서준에게 연락했다.이때 진서준은 방 안에서 수련하고 있었다.휴대전화가 울리자 진서준은 천천히 눈을 떠 침대맡에 놓였던 휴대전화를 들었다.“무슨 일이죠?”진서준이 물었다.“진서준 씨, 제 친구가 진서준 씨를 뵙고 싶어 하는데 혹시 시간 있으신가요?”권해철은 아주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그의 스승님을 대할 때처럼 말이다.권해철의 사문으로 가기 위해서는 권해철의 안내가 필요했고, 권해철의 부탁하는 태도도 무척 공손했기 때문에 진서준은 거절하기 어려웠다.“네! 언제 어디서 볼까요?”진서준이 물었다.진서준이 승낙하자 권해철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점심에 플라잉 호텔에서 볼까요?”“좋아요.”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진서준 씨.”전화를 끊은 뒤 권해철은 미소 띤 얼굴로 우소영을 바라보았다.“너도 들었지?”우소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들었어. 그런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주 젊은 것 같던데?”우소영이 이런 의문을 품는 것은 정상이었다.그녀가 만났던 사람들 중 종사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50대였다.40대에 종사 경지에 이르러도 천재라고 불릴만했다.그런데 진서준의 목소리는 40대도 되지 않은 듯했다.권해철은 피식 웃었다.“일단은 얘기해주지 않겠어. 진 마스터님을 뵙게 되면 넌 아주 깜짝 놀라게 될 거야!”다른 한편, 진서준은 권해철의 전화 때문에 수련을 방해받게 되자 계속해 수련할 마음이 사라졌다.“점심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회사에 가서
현대 사회에서 개인 기업 중 사장이 직원을 사람처럼 대우해 주는 곳은 드물었다.화진에서는 90% 이상이 개인 기업인데 대부분이 일주일에 겨우 하루 쉬었다. 그리고 4대 보험도 없고 야근해도 야근 수당이 없었다.유정과 고한영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그들도 착취당해 본 적이 있었다.그래서 유정은 회사 총괄 매니저가 된 뒤로 곧바로 회사 규칙을 노동법에 부합되게 수정하고 그것을 그대로 실시했다.이로 인해 회사 직원들의 업무 열정이 치솟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직장을 옮기기를 원했다.회사 업무 성적도 전보다 훨씬 더 좋았다.“그쪽은 어느 학교 졸업했어요?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길래 이력서도 가지고 오지 않은 거예요?”진서준의 앞에 있던 청년이 물었다.“저요? 그냥 평범한 대학 나왔는데요.”진서준이 대답했다.“그러면 가망이 없겠네요.”그 청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기 앞에 치마 입은 여자 보이죠? 그리고 저 앞에 안경 낀 남자 봤어요? 둘 다 명문대 졸업생이래요!”두 사람이 명문대 출신이라고 말할 때 청년의 얼굴에는 부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학교로 한 사람의 능력을 판단한다.진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정장을 입은 여자가 걸어와서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력서는 저한테 주시면 돼요. 잠시 뒤에 제가 순서에 따라 호명하면 안으로 들어가서 면접 보시면 됩니다.”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곧바로 자기 이력서를 순서대로 바쳤다.“안녕하세요, 이력서를 준비하지 않으신 건가요?”진서준이 가만히 있자 여자가 물었다.“전 이력서 없습니다. 잠시 뒤에 그냥 제 이름 불러주시면 돼요. 전 진서준이라고 합니다.”진서준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여자는 면접 보러 오는데 이력서를 챙기지 않은 사람은 처음 봤다.그녀는 잠깐 의아해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떠났다.“시간 낭비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이력서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어떤 회사가 뽑겠어요?”진서준은
“알겠어요. 돌려줄게요.”진서준은 껌을 청년에게 돌려준 뒤 곧장 회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줄 서서 면접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의아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진서준을 알아봤다.“대표님, 오셨어요?”“유정 씨는 어디 있어요?”진서준이 물었다.“사무실에 계세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안내데스크 직원이 앞에서 진서준을 안내하여 그를 유정의 사무실로 이끌었다.“유 매니저님, 진 대표님께서 오셨어요!”진서준이 왔다는 말에 유정은 기쁜 얼굴로 곧바로 그를 맞이했다.“서준 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회사 어떤지 보러 왔어요.”진서준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저랑 고한영 씨는 아직 연구 계단에 있긴 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둘 꼭 회사를 망칠게요!”유정이 장담하며 말했다.“두 사람 회사를 망친 게 아니라 오히려 회사를 아주 잘 관리했어요.“진서준이 칭찬했다.좋은 회사인지 나쁜 회사인지는 채용할 때 사람이 얼마나 왔는지를 보면 알 수 있었다.쓰레기 같은 회사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좋은 회사는 사람이 차 넘치는 법이다.“별일 없으면 난 먼저 가볼게요. 앞으로 업무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요.”진서준은 유정에게 당부했다.“특히 저번 같은 일은 절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돼요!”저번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 유정은 두려움이 들었다.만약 진서준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그녀와 고한영은 틀림없이 짐승 같은 그 자식에게 능욕당했을 것이다.“내가 배웅할게요!”유정은 진서준의 곁을 따르며 그를 회사 밖까지 배웅했다.회사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면접 예정자들은 의아했다.“참, 유정 씨. 우리 회사는 인재를 채용할 때 과하게 능력 있는 사람은 채용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인성만 바르면 돼요. 바람에 따라 돛을 다는 사람은 절대 채용하지 말아요!”진서준이 갑자기 말했다.진서준은 유정과 고한영 두 사람이 회사를 이렇게 크게 키우게 할 생각이 없었다. 회사가 그저
진서준은 경비원과 함께 주차장에 도착했고 경비원은 진서준의 마이바흐가 갇혀 있는 걸 발견했다.진서준의 차를 막은 차도 비싼 차인 걸 발견한 경비원은 난처해했다.“혹시 조금만 기다리시겠어요? 어쩌면 금방 나올지도 모르잖아요.”진서준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제 시간은 귀합니다. 당장 이 차 차주 불러오세요.”경비원은 자신이 진서준처럼 돈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잠시만요, 지금 당장 가서 조회해 보겠습니다.”곧 경비원은 마세라티 차주를 알아냈다.“선생님, 이건 차주분 전화번호입니다. 직접 연락해 보시겠어요?”진서준은 휴대전화를 꺼내 상대에게 연락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전화 건너편 여자의 말투는 굉장히 거칠었다. 마치 진서준이 그녀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진서준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차 번호 021 차주 맞죠?”“네, 전데요. 왜요?”“그쪽 차가 제 차를 막고 있어요. 내려와서 차 좀 빼주세요.”“기다려요!”상대방은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서준은 조금 화가 났다. 차를 막은 건 그녀인데 전혀 미안하지 않은 듯했다.그러나 진서준은 그 여자와 쓸데없이 다투고 싶지 않았다.약 5분을 기다린 진서준은 조금 짜증 났다.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3분이면 충분했다.진서준은 곧 여자에게 또 전화를 걸었고 여자는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내려왔어요?”진서준의 말투가 조금 거칠어졌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난 일을 아직 못 끝냈어요. 기다리지 못하겠으면 그냥 택시 타고 가요!”여자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 성질이 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를 끊은 뒤 진서준은 바로 조성우에게 연락했다.“진서준 씨, 무슨 일이세요?”조성우는 거의 1초 만에 전화를 받았다.“견인차 한 대 여기로 보내요. 그리고 허머 몇 대를 내가 보내준 위치로 보내요.”조성우는 원인조차 묻지 않고 곧장 동의했다.조성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