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은 하민규와 함께 놀고 있는 재벌 2세들이 그저 술친구로 보였다.하민규가 술친구 한명을 위해 자신과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여기 마그레라는 김성진의 가게였기에 양시후가 하민규를 때린다 해도 그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양시후는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하민규에게 말했다.“이렇게 의리 있으니, 그러면 하민규 씨가 그 친구를 대신해 스스로 팔을 부러뜨려요.”스스로 팔을 부러뜨리라고 하니 하민규는 승낙할 리가 없었다.“김성진 씨, 충고하는데 당장 사람을 데리고 떠나세요. 양시후 팔을 부러뜨린 사람은 당신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웃기는 소리! 서울시 그 몇몇 늙은이 외에, 나는 당신과 같은 애송이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도 않았는데요.”김성진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하민규 씨, 저는 지금 당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예요. 정신 차리세요.”김성진은 말하며 갑자기 손을 뻗어 하민규의 멱살을 잡고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이 상황을 본 다른 사람들은 하민규를 도와주고 싶었으나, 김성진의 신분을 생각하니 겁에 질려 침묵을 지켰다.이때 황은비가 이마를 찌푸리며 다가왔다.“김성진 씨, 지금 자신이 뭐 하는지 아세요?”이쁘게 생긴 황은비를 보자 양시후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김성진은 황은비를 보고 그녀가 황씨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는 황씨 집안이 두렵지 않았다.“은비 씨, 똑똑한 사람이라면 당장 물러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부하들이 은비 씨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노골적인 협박에 황은비의 안색은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다.뒤에 서있던 허윤진도 당황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김성진이 하민규와 황은비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서준 씨, 지금 어떡해요?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보세요.”“움직이지 마세요.”진서준이 말을 마치고 허윤진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더니 김성진에게로 걸어갔다.허윤진의 두 손은 옷자락을 힘껏 움켜쥐었고 얼굴에는 걱정이 가
강성철이 마그레라 가게를 보살펴 주고 있었다.그리고 강성철은 진서준의 부하였으니, 김성진은 당연히 지금 진서준과 맞서지 않았다.복수를 하려면 올해 생사결단 시합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룸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마그레라의 회장은 하민규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는데 진서준의 전화 한 통에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설마 이 진서준의 세력이 하민규보다도 더 대단한 걸까?’“허윤진, 네 보디가드는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전화 한 통에 저 사람들을 물리치다니, 말도 안 돼!”“우리가 아까 그렇게 놀렸는데 화내지 않겠지?”허윤진은 팔짱을 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내 보디가드일 뿐이야. 그렇게 대단한 인물도 아니야.”이때 진서준이 고개를 돌려 허윤진 등 사람에게 말했다.“여기 계속 있을 거예요?”사람들은 진서준이 말하자 즉시 룸을 떠나면서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진서준 일행이 전부 떠나자 양시후는 참지 못하고 김성진에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김성진, X발 무슨 뜻이야? 저 새끼가 내 손을 부러뜨렸다고. 찍소리 못하고 저 새끼들을 보내? 네 친형 김춘근은 그렇게 용감하고 당당하더구먼, 너는 왜 이리 겁쟁이야!”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김성진은 양시후의 뺨을 때렸다.그러자 그는 머리가 어지러웠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김성진을 바라보았다.“내가 오늘 그 청년을 건드리면 우리 모두 오늘 여기서 죽었을 거예요.”김성진은 양시후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요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용감해야 할 뿐만 아니라 똑똑해야 한다.강성철과 도진수도 진서준의 앞에서 쩔쩔매는데, 김성진은 더더욱 그를 건드려서는 안 되었다.게다가 방금 진서준이 보여준 실력도 김성진을 두렵게 했다.만약에 아까 정말 싸움이 일어났다면, 자신의 10여 명의 부하들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그 자식을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라도 있어요?”양시후는 아직도 마음이 내려가지 않은 듯 말했다.그러자 김
고민 끝에 백은수는 손승호에게 전화를 걸어 이 잔혹한 사실을 그에게 알리기로 했다.병원 병실에서 자고 있던 손승호는 핸드폰이 울리자,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누구야! 이 늦은 밤에.”백은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승호야, 지금 잠이 오니?”백은수의 목소리를 듣자 손승호는 갑자기 잠이 깼다. 그는 분명히 외눈박이 형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승호는 웃으며 물었다.“은수 형님, 혹시 좋은 소식이라도 있으세요?”“좋은 소식도 있고 나쁜 소식도 있지, 어느 것을 먼저 듣고 싶어?”백은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승호는 나쁜 소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약간 어리둥절했다.‘설마 상대방이 내가 준 돈이 너무 적어서 가격을 더 올리려는 걸까?’이번에 외눈박이 형제를 청하기 위해 손승호는 무려 20억 원이나 되는 전 재산을 전부 걸었다.20억 원으로 진서준의 목숨을 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만약에 지금 손승호에게 돈을 더 달라고 하면 그는 다른 사람한테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은수 형님, 상대방이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손승호가 묻자 백은수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사람도 다 죽었는데 어디 가서 돈을 더 달라고 하겠어?”손승호는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외눈박이 형제가 죽었다고요? 말도 안 돼.”손승호는 이 형제가 실력이 뛰어나고 무섭기로 소문났다고 들었다.그는 진서준의 실력으로 절대로 외눈박이 형제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지금 널 속이는 거 같아?”백은수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일단 킬러가 죽으면 제일 큰 손해를 입는 건 플랫폼이었다.20억 원을 전부 돌려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눈박이 형제마저 잃었다.외눈박이 형제 덕분에 그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손승호는 한참 침묵하다가 물었다.“은수 형님, 좋은 소식은요?”“좋은 소식은 권해철 마스터가 4일 후면 남주성에서 서울시로 온대. 권 마스터와 비기면 외눈박이 형제는 아무것도
전화가 통하자 진서준은 재빨리 물었다.“사연 씨, 무슨 일이 있어요?”그러자 허사연은 기분이 안 좋은 듯 말했다.“일이 없으면 전화 못 해요? 연인 사이인데.”그녀가 화를 내자 진서준은 서둘러 사과했다.“미안해요, 사연 씨. 요즘 머릿속에는 온통 수련 생각뿐이에요. 내일이면 권해철과 승부를 겨루는 날이니 제가 좀 예민한가 봐요. 이번에 꼭 그를 이겨야해서...”이번 권해철과의 승부는 진서준이 꼭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조희선의 두 다리를 꼭 치료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진서준의 말을 듣자 허사연은 서러움이 사라졌다.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서준 씨가 오늘 저녁에 시간 되는지 전화했어요. 아버지께서 집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진서준은 미래 장인어른의 초대를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고 그도 오늘 밤 푹 쉬고 싶었다.“당연히 시간 되죠. 언제 가면 될까요?”진서준이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지금 데리러 갈게요.”진서준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허사연이 차를 몰고 오면 그녀와 잠시 단둘이 있을 수 있었기에 알겠다고 했다.“좋아요. 그럼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릴게요.”전화를 끊은 후 진서준은 즉시 별장으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오빠, 데이트하러 나가는 거예요?”진서라는 진서준이 이렇게 깔끔하게 차려입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진서라에게 들키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응. 저녁은 밖에서 먹고 돌아올게.”“서준아, 누구랑 데이트하러 가는 거야? 유정이?”티비를 보고 있던 조희선도 데이트라는 말에 티비를 끄고 열심히 자기 아들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조희선이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진서준의 결혼이었다.예전에 진서준이 집에 있을 때, 조희선은 그를 보기만 하면 유정과 많이 친해지라고 말했다.요즘에도 유정은 틈만 나면 진서준의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도왔다.조희선은 그녀를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부지런히 일도 잘하고 게다가 예쁘게 생겼다.진서준이 유
신호등 골목에서 허사연은 스포츠카를 세웠다.“왜 자꾸 저를 쳐다봐요?”허사연은 수줍은 듯 진서준을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사연 씨, 오늘 너무 예뻐요.”진서준은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여자들은 모두 자기 남자가 자기를 칭찬하는 것을 듣기 좋아한다. 허사연도 마찬가지였다.허사연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얼굴은 더 붉어졌다.“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요?”허사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가볍게 쓰다듬었다.“줄곧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요.”진서준이 그녀의 손을 쓰다듬자 그녀는 살짝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이... 이러지 말아요. 아직 운전 중인데.”그렇게 말하면서 허사연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일부러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진서준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러자 진서준의 손놀림도 점점 대담해졌다. 손에서 허리, 마지막에는 그녀의 허벅지에 닿았다!날씬한 다리에 검은색 스타킹까지, 누구나 한 번쯤 더 쳐다볼 법한 여자였다.하지만 허사연의 남자 친구로서 그냥 보기만 할 진서준이 아니었다.진서준의 과감한 행동에 그녀의 예쁜 얼굴이 뜨거워졌다.“안... 안 돼요. 더 이상. 운전 못하겠어요.”허사연은 진서준의 손을 아래로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진서준은 허허 웃더니 손동작을 멈췄지만,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시동이 다시 걸리자 허사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오늘 저녁 식사에는 아버지뿐 아니라 황보식 어르신도 오기로 했어요.”진서준이 듣자 놀라운 듯 물었다.“황보식? 그 어르신이 왜요?”“서준 씨를 찾을 일이 있다고 하던데요.”허씨 별장.이때 황보식은 허성태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허성태의 신분으로 황보식 같은 큰 인물을 만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허성태는 신분이 남달랐다. 그는 진 마스터의 미래 장인어른이었으니 많은 명문 집안이 부러워했다.“성태 씨, 정말 부럽네요. 훌륭한 따님
황보식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우리 사이에 그런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진서준이 서울시에서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황보식의 공헌이 컸다.진서준이 흔쾌히 승낙하자 황보식은 매우 기뻤다.그전에 진서준이 검으로 원혼을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 황보식은 이미 그의 신선 같은 술법에 완전히 굴복했다.“서준 씨, 무도를 수련하는 친구가 있는데 일찍이 다른 사람들과 싸우다가 경맥을 다쳤어요. 얼마 전 종사경을 돌파할 때 이를 발견했어요...”진서준은 술법 마스터일 뿐만 아니라 무도 종사급이었고 또 신의였다.그는 진서준이 끊어진 경맥을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알겠어요. 별로 큰 문제는 아닐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바로 그 친구를 서울로 오라고 할게요.”황보식은 흥분에 찬 어조로 말했다.“어르신의 친구분께서 여기 계시지 않아요?”진서준이 이마를 찌푸리며 묻자, 황보식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친구는 지금 인천에 있어요. 지금 바로 출발하면 빨리 올 수 있을 거예요.”인천은 서울 바로 옆에 있고 빠르면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아니면 내일 아침에 내가 가서 그 친구분을 치료해 줄까요? 오늘 밤에 저는 좀 일찍 자고 싶어요.”“내일 아침에 만월호로 가시지 않으세요?”그러자 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끊어진 경맥을 치료하는 건 금방이면 돼요. 하지만 오늘 밤에 약재를 미리 준비해야 해요. 조금 있다가 제가 어르신께 약재들을 적어드릴게요.”“정말 고마워요! 서준 씨.”황보식은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이젠 밥 좀 먹죠. 음식이 다 식어요...”허윤진은 말하며 젓가락으로 큰 닭다리 하나를 집었다.“이 계집애야. 넌 그냥 먹기만 해.”허성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허윤진을 쳐다보았다.‘윤진이가 사연이처럼 예절 밝고 철이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밥을 먹은 후, 허사연은 차키를 꺼냈다.“언니, 술 마셨으니
이튿날 아침 6시.진서준은 일어나서 장청결을 한번 수련하고 시원하게 샤워했다. 그리고 황보식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했다.10여 분 후, 조철용은 벤틀리를 몰고 진서준의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서준 씨, 차에 타십시오. 어르신 일행이 이미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어요.”“알겠어요.”진서준이 차에 타자 물었다.“약재는 이미 다 준비되었어요?”“네!”조철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젯밤 황보식은 집으로 돌아온 후에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진서준이 사용할 약재를 찾으러 갔다. 끊어진 경맥을 치료하는 데는 그리 희귀한 약재가 필요 없었다....황보식의 별장 정원 안.두 어르신은 큰 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바로 황보식과 그의 오랜 친구인 오윤산이었다.오윤산의 뒤에는 늘씬한 몸매의 예쁜 여자가 서 있었다.어젯밤, 오윤산은 황보식의 전화를 받고 즉시 그의 집으로 달려왔다.원래 세 시간 정도의 거리였는데 오윤산은 두 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경맥이 끊어진 일은 오랜 시간 동안 그를 괴롭혔다. 경맥이 끊기지 않았더라면 그는 벌써 종사급이었을 것이다.끊어진 경맥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자 그는 당연히 매우 흥분했다.한밤중에 오윤산은 심지어 황보식을 보고 당장 자신을 데리고 신의님께 가달라고 했다.황보식은 한참 동안 그를 설득해서 먼저 하룻밤 자게 했다.“식아, 네가 말한 그 신의님은 아직도 안 왔어?”“그만 좀 물어봐, 철용이가 이미 가서 모셔 오는 중이야,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야!”오윤산이 재촉하면서 계속 이것저것 물으니, 황보식은 짜증이 난 듯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황보식은 오윤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어르신,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대단해요?”오윤산 뒤에 서 있던 늘씬한 미녀가 물었다.“그럼 당연하지. 그 사람도 네 할아버지의 경맥을 치료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아무도 치료할 수 없을 거야!”황보식은 말하며 허허 웃었다.“세정아, 물 한 잔 따라줘.”오윤산이 말했다.“네.”그러자
오세정은 두 어르신이 모두 서 있는 것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궁금해서 물었다.“할아버지, 혹시 그 신의님이 오셨어요?”그러자 정신이 돌아온 오윤산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 신의님이 나를 위해 지금 주방에서 한약을 달이는 중이야.”신의님이 약을 달이고 있다고 하자 오세정은 눈이 반짝거렸다.“제가 가볼게요.”“안돼. 가지 마. 신의님이 아무도 그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황보식이 급히 말했다.지금 황보식은 진서준의 말이라 하면 무조건 복종했다.진서준이 방해하지 말라고 했으니 절대 다른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었다.“알겠어요.”오세정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다시 오윤산의 곁으로 돌아갔다.주방 안.진서준은 황보식이 준비한 약재를 자기 앞에 놓았다.이어서 진서준은 체내의 장청결을 운행했다.지난번에 가마솥으로 단약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진서준은 장청결로 약재를 허공에 띄웠다. 그리고 그의 주문에 따라 약재들이 도자기 그릇에 떨어졌다.그러자 원래 있던 반 그릇 정도의 맑은 물이 약재 때문에 금세 청색으로 변했다.진서준은 모든 약재를 정제한 후, 한약 한 그릇을 들고 정원으로 나왔다.정원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오윤산은 진서준이 이렇게 빨리 나타난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서준 씨, 뭘 좀 도와드릴까요?”시간이 겨우 10분이 지나서 황보식은 진서준이 아직 한약을 전부 달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진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 이걸 드세요. 이 한약을 드신 후에 제가 직접 술법으로 이 약효를 흡수시켜 드리겠어요. 그러면 어르신 병이 다 나을 것입니다.”오윤산뿐만 아니라 황보식도 어리둥절했다.‘겨우 얼마나 지났는데 한약을 다 달였단 말인가? 단약을 만드는 고수들도 이렇게 쉽지는 않을 텐데?’오윤산은 한약을 받아 들고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 약을 쳐다보았다.진서준이 그 모습을 보자 웃으며 말했다.“혹시 저를 못 믿으세요?”“못 믿는 게 아니에요. 서준 씨의 솜씨가 너무 놀라운 것뿐이에요.”오윤산은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