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식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우리 사이에 그런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진서준이 서울시에서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황보식의 공헌이 컸다.진서준이 흔쾌히 승낙하자 황보식은 매우 기뻤다.그전에 진서준이 검으로 원혼을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 황보식은 이미 그의 신선 같은 술법에 완전히 굴복했다.“서준 씨, 무도를 수련하는 친구가 있는데 일찍이 다른 사람들과 싸우다가 경맥을 다쳤어요. 얼마 전 종사경을 돌파할 때 이를 발견했어요...”진서준은 술법 마스터일 뿐만 아니라 무도 종사급이었고 또 신의였다.그는 진서준이 끊어진 경맥을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알겠어요. 별로 큰 문제는 아닐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바로 그 친구를 서울로 오라고 할게요.”황보식은 흥분에 찬 어조로 말했다.“어르신의 친구분께서 여기 계시지 않아요?”진서준이 이마를 찌푸리며 묻자, 황보식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친구는 지금 인천에 있어요. 지금 바로 출발하면 빨리 올 수 있을 거예요.”인천은 서울 바로 옆에 있고 빠르면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아니면 내일 아침에 내가 가서 그 친구분을 치료해 줄까요? 오늘 밤에 저는 좀 일찍 자고 싶어요.”“내일 아침에 만월호로 가시지 않으세요?”그러자 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끊어진 경맥을 치료하는 건 금방이면 돼요. 하지만 오늘 밤에 약재를 미리 준비해야 해요. 조금 있다가 제가 어르신께 약재들을 적어드릴게요.”“정말 고마워요! 서준 씨.”황보식은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이젠 밥 좀 먹죠. 음식이 다 식어요...”허윤진은 말하며 젓가락으로 큰 닭다리 하나를 집었다.“이 계집애야. 넌 그냥 먹기만 해.”허성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허윤진을 쳐다보았다.‘윤진이가 사연이처럼 예절 밝고 철이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밥을 먹은 후, 허사연은 차키를 꺼냈다.“언니, 술 마셨으니
이튿날 아침 6시.진서준은 일어나서 장청결을 한번 수련하고 시원하게 샤워했다. 그리고 황보식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했다.10여 분 후, 조철용은 벤틀리를 몰고 진서준의 별장 입구에 도착했다.“서준 씨, 차에 타십시오. 어르신 일행이 이미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어요.”“알겠어요.”진서준이 차에 타자 물었다.“약재는 이미 다 준비되었어요?”“네!”조철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젯밤 황보식은 집으로 돌아온 후에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진서준이 사용할 약재를 찾으러 갔다. 끊어진 경맥을 치료하는 데는 그리 희귀한 약재가 필요 없었다....황보식의 별장 정원 안.두 어르신은 큰 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바로 황보식과 그의 오랜 친구인 오윤산이었다.오윤산의 뒤에는 늘씬한 몸매의 예쁜 여자가 서 있었다.어젯밤, 오윤산은 황보식의 전화를 받고 즉시 그의 집으로 달려왔다.원래 세 시간 정도의 거리였는데 오윤산은 두 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경맥이 끊어진 일은 오랜 시간 동안 그를 괴롭혔다. 경맥이 끊기지 않았더라면 그는 벌써 종사급이었을 것이다.끊어진 경맥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자 그는 당연히 매우 흥분했다.한밤중에 오윤산은 심지어 황보식을 보고 당장 자신을 데리고 신의님께 가달라고 했다.황보식은 한참 동안 그를 설득해서 먼저 하룻밤 자게 했다.“식아, 네가 말한 그 신의님은 아직도 안 왔어?”“그만 좀 물어봐, 철용이가 이미 가서 모셔 오는 중이야,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야!”오윤산이 재촉하면서 계속 이것저것 물으니, 황보식은 짜증이 난 듯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황보식은 오윤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어르신,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대단해요?”오윤산 뒤에 서 있던 늘씬한 미녀가 물었다.“그럼 당연하지. 그 사람도 네 할아버지의 경맥을 치료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아무도 치료할 수 없을 거야!”황보식은 말하며 허허 웃었다.“세정아, 물 한 잔 따라줘.”오윤산이 말했다.“네.”그러자
오세정은 두 어르신이 모두 서 있는 것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궁금해서 물었다.“할아버지, 혹시 그 신의님이 오셨어요?”그러자 정신이 돌아온 오윤산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 신의님이 나를 위해 지금 주방에서 한약을 달이는 중이야.”신의님이 약을 달이고 있다고 하자 오세정은 눈이 반짝거렸다.“제가 가볼게요.”“안돼. 가지 마. 신의님이 아무도 그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황보식이 급히 말했다.지금 황보식은 진서준의 말이라 하면 무조건 복종했다.진서준이 방해하지 말라고 했으니 절대 다른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었다.“알겠어요.”오세정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다시 오윤산의 곁으로 돌아갔다.주방 안.진서준은 황보식이 준비한 약재를 자기 앞에 놓았다.이어서 진서준은 체내의 장청결을 운행했다.지난번에 가마솥으로 단약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진서준은 장청결로 약재를 허공에 띄웠다. 그리고 그의 주문에 따라 약재들이 도자기 그릇에 떨어졌다.그러자 원래 있던 반 그릇 정도의 맑은 물이 약재 때문에 금세 청색으로 변했다.진서준은 모든 약재를 정제한 후, 한약 한 그릇을 들고 정원으로 나왔다.정원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오윤산은 진서준이 이렇게 빨리 나타난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서준 씨, 뭘 좀 도와드릴까요?”시간이 겨우 10분이 지나서 황보식은 진서준이 아직 한약을 전부 달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진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 이걸 드세요. 이 한약을 드신 후에 제가 직접 술법으로 이 약효를 흡수시켜 드리겠어요. 그러면 어르신 병이 다 나을 것입니다.”오윤산뿐만 아니라 황보식도 어리둥절했다.‘겨우 얼마나 지났는데 한약을 다 달였단 말인가? 단약을 만드는 고수들도 이렇게 쉽지는 않을 텐데?’오윤산은 한약을 받아 들고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 약을 쳐다보았다.진서준이 그 모습을 보자 웃으며 말했다.“혹시 저를 못 믿으세요?”“못 믿는 게 아니에요. 서준 씨의 솜씨가 너무 놀라운 것뿐이에요.”오윤산은 쓴웃음을 지었다.
오세정은 진서준을 사람이 아닌 신명처럼 바라보았다.그의 손에 쥐어있는 천둥은 마치 죽음의 낫처럼 그녀의 목숨을 거두어들일 것만 같았다.천둥이 스치자, 오세정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녀는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진서준은 어느새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도 내가 사기꾼으로 보여요?”황보식과 오윤산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서준 씨, 실력이 또 강해졌네요.”황보식이 큰 소리로 말했다.오세정의 가슴에는 아주 선명한 탄 자국이 하나 생겼다.그들은 진서준이 그녀를 살려준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방금 공격은 충분히 오세정의 가슴을 꿰뚫었을 것이다!“서준 씨, 제 손녀를 살려줘서 고마워요.”오윤산은 정신을 차리고 진서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종사의 경지였어도 방금의 천둥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그제야 황보식이 이 청년에게 왜 이렇게 존경을 표하는지 알 수 있었다.종사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니 어느 집안이 감히 신처럼 모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오세정도 정신이 들었고 얼굴에는 민망함이 가득했다.방금 자신이 진서준에게 비아냥거렸던 말을 떠올리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만약 진서준이 봐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지금 이미 시체로 변했을 것이다.오세정은 이를 악물고 겨우 땅에서 일어났지만 두 다리는 여전히 부들부들 떨렸다.“죄송합니다. 당신은 진정한 고수예요. 아까는 제가 잘못했어요.”오세정은 진서준이 두렵고 존경스러웠다.나이는 그녀와 몇 살 차이가 안 났지만, 실력은 그녀의 몇 배나 될지 모를 정도였다.오세정은 천재 같은 진서준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러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오윤산에게 고개를 돌렸다.“이제 이 한약을 드실 수 있겠지요?”그러자 오윤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였다.“서준 씨, 바로 마실게요. 제 끊어진 경맥은 잘 부탁드립니다.”그는 말을 마치고 진
진서준과 권해철 둘의 대결은 며칠 전부터 황보식에 의해 홍보되었고, 서울 상류 가문 전체에 알려졌다.서울뿐만 아니라 남주성의 가문들에서도 둘의 대전을 주시하고 있었다.권해철은 남주성에서 유명했고 남주성 대부분의 가문이 그를 두려워했다.반대로 진서준은 그들에게 생소했다.서울 현지의 가문들을 제외하고 그의 이름과 실력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심지어 적지 않은 이들이 진서준이 권해철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고 생각했다.어찌 됐든 많은 강자가 그들의 대결을 보기 위해 서울로 찾아왔다.8시 15분쯤, 비싼 차들이 끊임없이 만월호 공원 입구에 멈춰 섰다.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서울의 거물들이었다.그들은 질서 정연하게 만월호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이때 비싸 보이는 벤틀리 한 대가 도착했고 사람들은 번호판을 확인한 뒤 걸음을 멈췄다.차 문이 열리고 허씨 집안 부녀가 차에서 내렸다.황보식이 주최한 파티에 참석한 가문들 중에 허씨 집안의 허사연과 진서준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오늘의 이 대결은 허씨 집안과 진서준의 생사가 달린 대결이었다.만약 진서준이 승리한다면 허씨 집안의 지위는 높아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진서준은 죽고 허씨 집안도 몰락할 것이다.“다 아는 얼굴들이네요.”낯익은 얼굴들을 바라본 허사연은 불안했다.“우리 집안과 진서준은 한배를 탄 거야. 오늘 우리들의 생사는 진서준에게 달렸어.”허성태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파티 때 허성태는 오늘 같은 날이 올 줄 예상했다.허윤진은 전혀 긴장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언니, 아빠. 뭐가 그렇게 심각해요? 진서준 씨는 본인이 이길 거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작은딸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이만 들어가자.”이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사연아, 아저씨!”그의 목소리에 허사연과 허성태는 미간을 좁혔고 허윤진의 눈동자에는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손승호는 휠체어에 앉아있었고 그의 사
사람들은 소리를 듣고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들에게서 백 미터 정도 떨어진 호수 중심에는 깨알만 한 크기의 사람이 서 있었다.그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갈수록 커졌다.그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아연실색했다.흰색의 긴 옷을 입은 권해철이 뒷짐을 진 채로 호수 위를 평지처럼 걷고 있었다.“세상에, 저분이 바로 권해철 씨인가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 같네요!”“맙소사, 호수 위를 걸을 수 있다니 인간 맞대요? 얼른 휴대전화로 찍어야겠어요!”“권해철 씨 그동안 실력이 더 늘었나 봐요. 진서준이라는 사람 틀림없이 지겠네요!”허사연 부녀는 그 모습을 보자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았다.눈앞의 권해철은 기운도, 실력도 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진서준이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권해철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했다.주변 사람들은 허씨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연민의 눈빛으로, 누군가는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또 누군가는 탐욕적인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진서준이 틀림없이 패배할 거라고 여겼다.권해철은 빠르게 호숫가에 도착해서 걸음을 멈추었다.그가 팔 하나를 뻗어 손을 살짝 움직이자 그의 앞에 있던 호숫물이 솟아오르며 의자로 변했다.뒤이어 그는 덤덤하게 호숫물로 된 의자에 앉아 눈을 살짝 감은 채 진서준이 오기를 기다렸다.권해철의 실력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금 놀랐다.“아버지, 저는 권해철 씨를 스승님으로 모실래요!”“잠시 뒤에 권해철 씨가 진서준이라는 놈을 혼쭐내준 뒤에 권해철 씨에게 완벽한 인상을 남겨야겠어요!”공규석의 눈동자에도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물었다.“유혁수 종사님, 종사님과 권해철 씨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강한가요?”중년 남성은 숨기는 기색 없이 솔직히 말했다.“권해철 씨가 저보다 더 강합니다!”공규석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중년 남성의 말을 들으니 역시나 놀라웠다.유혁수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공규석은 그가 손으로 총알을 막는 걸 두 눈
진서준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차에서 내린 진서준을 본 이들은 전부 멍해졌다.“이럴 수가. 무능력한 진서준이 이 대결의 주인공이라고?”휠체어에 앉아있던 손승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만약 진서준을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손승호는 자신이 얕잡아보던 진서준이 이 대결의 주인공이라는 걸 절대 믿지 않았을 것이다.다른 지방의 권력가들과 무인들도 얼굴에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저 사람이 바로 진서준이라고요? 장난하는 거 아니겠죠?”“외모를 보니 서른도 되지 않은 듯한데요?”“서른이요? 제가 보기엔 기껏해야 스물다섯인 듯한데요?”“스물다섯에 종사라고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공규석 곁의 유혁수는 실눈을 뜨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저 사람이 바로 진서준인가요?”“맞습니다!”공규석은 원망스러운 눈길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는 재가 되어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진서준의 얼굴을 잊지 않을 것이다.“어린 나이에 종사라니, 혹시 경성 어느 가문의 자제인가?”유혁수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사색에 잠겼다.그러다 갑자기 뭔가 떠올린 건지 안색이 돌변했다.“경성 4대 가문 중 진씨 가문이 두 번째인데. 설마 진씨 일가의 자제인가?”유혁수는 여러 해 동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가문과 종사를 만났다.가장 젊은 종사는 강남의 첫째가는 가문의 자제였다.그는 겨우 서른의 나이에 종사가 되었고 같은 경지에 있는 10명의 종사들을 제쳤다.그런데 눈앞의 진서준은 겨우 25 정도 돼 보이는데 기세를 거두어들일 줄 알았다. 유혁수조차 그의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없었다.이런 무시무시한 괴물을 키울 수 있는 곳은 경성 4대 가문과 자취를 감춘 파벌을 제외하고 다른 세력은 떠오르지 않았다.“진서준 씨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나요?”유혁수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의 신분은 일찌감치 조사해 봤습니다. 얼마 전 출소했고 다리가 부러진 어머니와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허씨 집안과 황보식 씨가 없었
기운을 조종하여 천둥을 만든 것이다.엄청난 실력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헛숨을 들이켰다.진서준이 파티에서 만들어냈던 것보다도 더욱 무시무시했다.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속으로 결론을 냈다.진서준이 틀림없이 패배할 거라고 말이다.무시무시한 24개의 뇌검을 마주하게 된 진서준은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재능이 별로 없네요. 다섯 수 안에 당신은 패배할 겁니다.”짧은 말이었지만 권해철은 큰 충격을 받았다.호숫가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미친놈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권해철 씨를 보고 재능이 없다고 하다니, 미친 거 아닐까요?”“자기한테 하는 말 아니었을까요? 본인이 재능이 없는 거겠죠!”“다섯 수라고요? 진서준이라는 사람 참 건방지네요. 그가 권해철 씨의 뇌검들을 상대할 수 있다면 실력을 인정해 주겠어요.”적지 않은 사람들이 진서준의 말을 듣고 그가 큰소리를 친다고 생각해 콧방귀를 뀌었다.허사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참, 사람이 좀 겸손해야 하는 법인데.”허윤진은 작게 중얼거리면서 두 손으로 자신의 옷깃을 꽉 잡았다. 조금 전처럼 여유롭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70세 고령인 권해철은 진서준의 말에 화가 나 가슴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래요. 어디 한번 그 대단한 실력 좀 확인해 보자고요!”권해철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서 진서준을 향해 식지를 튕겼다.다음 순간, 뇌검 하나가 공기를 가르면서 진서준을 향해 날아들었다.눈 깜짝할 사이, 뇌검은 이미 진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사람들은 그 순간 숨을 참고 긴장한 채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별 볼 일 없는 수작이군요. 당신의 도전장보다 살짝 더 나은 수준이네요.”진서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피식 웃었다.진서준은 권해철이 만월호를 선택한 이유를 깨달았다.만월호는 기운이 좋았고 호수 속의 영기는 아주 짙었다.권해철이 이곳에서 진서준과 싸우기를 선택한 이유는 지리적인 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