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낯선 남자가 들어오자, 모든 사람은 멈추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허윤진의 어깨를 움켜쥔 중년 남자는 흐릿한 눈빛에 새빨개진 얼굴이었다. 분명히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았다.그는 방 안의 모든 사람을 훑어보았고 모두 청년들이라는 것을 보자 그는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다.“이 계집애랑 아는 사이지? 이 년이 글쎄 방금 내 뺨을 때렸어. 이 일은 어떻게 할래?”진서준은 벌떡 일어나 허윤진을 향해 걸어갔다.비록 허윤진이 성질이 더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녀가 괜히 다른 사람의 얼굴을 때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흉측한 중년 남자가 허윤진에게 이상한 행동을 했을 것이 틀림없었다.“네가 분명히 나를 먼저 모욕했잖아!”허윤진이 눈시울을 붉히며 반박했다.중년 남자는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옷 입은 꼴을 봐. 나와서 몸이나 파는 그런 년이잖아? 몸 파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아직 어리둥절해 있던 사람들은 중년 남자와 허윤진의 대화를 듣고 바로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사람들은 중년 남자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허씨 집안은 원래 만만치 않았고 오늘 밤 이 자리는 심지어 하민규가 초대한 자리였다.중년 남자가 허윤진에게 손찌검하는 것은 하민규를 도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하지만 한 사람이 하민규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진서준은 허윤진 곁으로 다가가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에 얹힌 중년 남자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이 손 당장 놓아. 아니면 넌 죽을 줄 알아!”진서준이 자기 손목을 잡자, 중년 남자는 화가 나서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중년 남자의 뒤에 있던 보디가드들이 진서준을 에워쌌다.보디가드들의 몸에는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용맹함이 느껴졌다.그들이 따라다녔기에 중년 남자가 감히 이렇게 날뛸 수 있었다.“서준 씨, 구해줘요!”허윤진은 진서준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에는 간절함이 아른거렸다.갑자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룸 안에서 들려왔다.우드득!그러자 중년 남자는 가슴을 찢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윤진이 화를 내자, 다른 여자들은 더 이상 진서준을 에워싸지 않았다.그래도 몇몇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진서준의 연락처를 물어봤다.룸 안의 분위기는 다시 살아났다. 사람들은 노래도 부르고 함께 게임도 했다.허윤진은 돌처럼 가만히 앉아있는 진서준을 보고 입을 삐죽이며 물었다.“서준 씨, 함께 노래 할래요?”“아니요. 괜찮아요.”진서준이 고개를 저었다. 그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그녀는 체면이 깎인 듯 불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서준 씨, 저 여우 같은 여자랑 노래하지 말고, 저랑 노래하는 건 어때요?”황은비가 빙그레 웃으며 진서준의 팔을 껴안았다.“윤진아, 한 남자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몰라.”그러자 허윤진이 차가운 어조로 대꾸했다.그녀의 생각은 단순했다. 그저 진서준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직접 그 말을 전하기가 부끄러웠다.“네가 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뜻이야.”이 말을 들은 허윤진은 몹시 당황했다.“무슨 소리야! 내가 어떻게 저런 남자를 좋아해?”그녀는 말을 마치고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을 집어 들고 몇 모금 마시며 긴장한 마음을 감추었다....마그레라의 회장 대기실. 아까 그 중년 남자는 자기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안으로 왔다.대기실은 매우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었다. 력셔리한 테이블 뒤에는 캐주얼한 옷차림의 30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 남자의 품에는 치마를 입은 여자가 앉아 포도를 먹여주고 있었다.이 남자가 바로 마그레라의 회장인 김성진이었다.김성진의 다른 한 신분은 바로 김춘근의 동생이었다.서울시에서 김춘근은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부산시에서 그는 지하 세력의 왕이었다.“양 회장님, 룸에서 여자들이랑 놀지 않고, 저한테 와서 뭐 해요?”김성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싱겁게 물었다.“제 손이 하나 부러졌어요. 놀기는 개뿔! 더 놀다간 이 목숨도 날아가겠어요.”양시후는 진서준이 부러뜨린 손을 들어 김성진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 말을 듣자
김성진은 하민규와 함께 놀고 있는 재벌 2세들이 그저 술친구로 보였다.하민규가 술친구 한명을 위해 자신과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여기 마그레라는 김성진의 가게였기에 양시후가 하민규를 때린다 해도 그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양시후는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하민규에게 말했다.“이렇게 의리 있으니, 그러면 하민규 씨가 그 친구를 대신해 스스로 팔을 부러뜨려요.”스스로 팔을 부러뜨리라고 하니 하민규는 승낙할 리가 없었다.“김성진 씨, 충고하는데 당장 사람을 데리고 떠나세요. 양시후 팔을 부러뜨린 사람은 당신이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웃기는 소리! 서울시 그 몇몇 늙은이 외에, 나는 당신과 같은 애송이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도 않았는데요.”김성진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하민규 씨, 저는 지금 당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예요. 정신 차리세요.”김성진은 말하며 갑자기 손을 뻗어 하민규의 멱살을 잡고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이 상황을 본 다른 사람들은 하민규를 도와주고 싶었으나, 김성진의 신분을 생각하니 겁에 질려 침묵을 지켰다.이때 황은비가 이마를 찌푸리며 다가왔다.“김성진 씨, 지금 자신이 뭐 하는지 아세요?”이쁘게 생긴 황은비를 보자 양시후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김성진은 황은비를 보고 그녀가 황씨 집안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는 황씨 집안이 두렵지 않았다.“은비 씨, 똑똑한 사람이라면 당장 물러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부하들이 은비 씨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노골적인 협박에 황은비의 안색은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다.뒤에 서있던 허윤진도 당황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김성진이 하민규와 황은비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서준 씨, 지금 어떡해요?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보세요.”“움직이지 마세요.”진서준이 말을 마치고 허윤진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치더니 김성진에게로 걸어갔다.허윤진의 두 손은 옷자락을 힘껏 움켜쥐었고 얼굴에는 걱정이 가
강성철이 마그레라 가게를 보살펴 주고 있었다.그리고 강성철은 진서준의 부하였으니, 김성진은 당연히 지금 진서준과 맞서지 않았다.복수를 하려면 올해 생사결단 시합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룸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마그레라의 회장은 하민규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는데 진서준의 전화 한 통에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설마 이 진서준의 세력이 하민규보다도 더 대단한 걸까?’“허윤진, 네 보디가드는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전화 한 통에 저 사람들을 물리치다니, 말도 안 돼!”“우리가 아까 그렇게 놀렸는데 화내지 않겠지?”허윤진은 팔짱을 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내 보디가드일 뿐이야. 그렇게 대단한 인물도 아니야.”이때 진서준이 고개를 돌려 허윤진 등 사람에게 말했다.“여기 계속 있을 거예요?”사람들은 진서준이 말하자 즉시 룸을 떠나면서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진서준 일행이 전부 떠나자 양시후는 참지 못하고 김성진에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김성진, X발 무슨 뜻이야? 저 새끼가 내 손을 부러뜨렸다고. 찍소리 못하고 저 새끼들을 보내? 네 친형 김춘근은 그렇게 용감하고 당당하더구먼, 너는 왜 이리 겁쟁이야!”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김성진은 양시후의 뺨을 때렸다.그러자 그는 머리가 어지러웠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김성진을 바라보았다.“내가 오늘 그 청년을 건드리면 우리 모두 오늘 여기서 죽었을 거예요.”김성진은 양시후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요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용감해야 할 뿐만 아니라 똑똑해야 한다.강성철과 도진수도 진서준의 앞에서 쩔쩔매는데, 김성진은 더더욱 그를 건드려서는 안 되었다.게다가 방금 진서준이 보여준 실력도 김성진을 두렵게 했다.만약에 아까 정말 싸움이 일어났다면, 자신의 10여 명의 부하들도 그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그 자식을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라도 있어요?”양시후는 아직도 마음이 내려가지 않은 듯 말했다.그러자 김
고민 끝에 백은수는 손승호에게 전화를 걸어 이 잔혹한 사실을 그에게 알리기로 했다.병원 병실에서 자고 있던 손승호는 핸드폰이 울리자,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누구야! 이 늦은 밤에.”백은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승호야, 지금 잠이 오니?”백은수의 목소리를 듣자 손승호는 갑자기 잠이 깼다. 그는 분명히 외눈박이 형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승호는 웃으며 물었다.“은수 형님, 혹시 좋은 소식이라도 있으세요?”“좋은 소식도 있고 나쁜 소식도 있지, 어느 것을 먼저 듣고 싶어?”백은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승호는 나쁜 소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약간 어리둥절했다.‘설마 상대방이 내가 준 돈이 너무 적어서 가격을 더 올리려는 걸까?’이번에 외눈박이 형제를 청하기 위해 손승호는 무려 20억 원이나 되는 전 재산을 전부 걸었다.20억 원으로 진서준의 목숨을 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만약에 지금 손승호에게 돈을 더 달라고 하면 그는 다른 사람한테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은수 형님, 상대방이 돈을 더 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손승호가 묻자 백은수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사람도 다 죽었는데 어디 가서 돈을 더 달라고 하겠어?”손승호는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외눈박이 형제가 죽었다고요? 말도 안 돼.”손승호는 이 형제가 실력이 뛰어나고 무섭기로 소문났다고 들었다.그는 진서준의 실력으로 절대로 외눈박이 형제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지금 널 속이는 거 같아?”백은수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했다.일단 킬러가 죽으면 제일 큰 손해를 입는 건 플랫폼이었다.20억 원을 전부 돌려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눈박이 형제마저 잃었다.외눈박이 형제 덕분에 그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손승호는 한참 침묵하다가 물었다.“은수 형님, 좋은 소식은요?”“좋은 소식은 권해철 마스터가 4일 후면 남주성에서 서울시로 온대. 권 마스터와 비기면 외눈박이 형제는 아무것도
전화가 통하자 진서준은 재빨리 물었다.“사연 씨, 무슨 일이 있어요?”그러자 허사연은 기분이 안 좋은 듯 말했다.“일이 없으면 전화 못 해요? 연인 사이인데.”그녀가 화를 내자 진서준은 서둘러 사과했다.“미안해요, 사연 씨. 요즘 머릿속에는 온통 수련 생각뿐이에요. 내일이면 권해철과 승부를 겨루는 날이니 제가 좀 예민한가 봐요. 이번에 꼭 그를 이겨야해서...”이번 권해철과의 승부는 진서준이 꼭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조희선의 두 다리를 꼭 치료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진서준의 말을 듣자 허사연은 서러움이 사라졌다.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었다.“서준 씨가 오늘 저녁에 시간 되는지 전화했어요. 아버지께서 집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해서.”진서준은 미래 장인어른의 초대를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고 그도 오늘 밤 푹 쉬고 싶었다.“당연히 시간 되죠. 언제 가면 될까요?”진서준이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지금 데리러 갈게요.”진서준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허사연이 차를 몰고 오면 그녀와 잠시 단둘이 있을 수 있었기에 알겠다고 했다.“좋아요. 그럼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릴게요.”전화를 끊은 후 진서준은 즉시 별장으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오빠, 데이트하러 나가는 거예요?”진서라는 진서준이 이렇게 깔끔하게 차려입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진서라에게 들키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응. 저녁은 밖에서 먹고 돌아올게.”“서준아, 누구랑 데이트하러 가는 거야? 유정이?”티비를 보고 있던 조희선도 데이트라는 말에 티비를 끄고 열심히 자기 아들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조희선이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진서준의 결혼이었다.예전에 진서준이 집에 있을 때, 조희선은 그를 보기만 하면 유정과 많이 친해지라고 말했다.요즘에도 유정은 틈만 나면 진서준의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도왔다.조희선은 그녀를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부지런히 일도 잘하고 게다가 예쁘게 생겼다.진서준이 유
신호등 골목에서 허사연은 스포츠카를 세웠다.“왜 자꾸 저를 쳐다봐요?”허사연은 수줍은 듯 진서준을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사연 씨, 오늘 너무 예뻐요.”진서준은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여자들은 모두 자기 남자가 자기를 칭찬하는 것을 듣기 좋아한다. 허사연도 마찬가지였다.허사연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얼굴은 더 붉어졌다.“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요?”허사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진서준은 허사연의 손을 잡고 가볍게 쓰다듬었다.“줄곧 말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어요.”진서준이 그녀의 손을 쓰다듬자 그녀는 살짝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이... 이러지 말아요. 아직 운전 중인데.”그렇게 말하면서 허사연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일부러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진서준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러자 진서준의 손놀림도 점점 대담해졌다. 손에서 허리, 마지막에는 그녀의 허벅지에 닿았다!날씬한 다리에 검은색 스타킹까지, 누구나 한 번쯤 더 쳐다볼 법한 여자였다.하지만 허사연의 남자 친구로서 그냥 보기만 할 진서준이 아니었다.진서준의 과감한 행동에 그녀의 예쁜 얼굴이 뜨거워졌다.“안... 안 돼요. 더 이상. 운전 못하겠어요.”허사연은 진서준의 손을 아래로 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진서준은 허허 웃더니 손동작을 멈췄지만,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시동이 다시 걸리자 허사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오늘 저녁 식사에는 아버지뿐 아니라 황보식 어르신도 오기로 했어요.”진서준이 듣자 놀라운 듯 물었다.“황보식? 그 어르신이 왜요?”“서준 씨를 찾을 일이 있다고 하던데요.”허씨 별장.이때 황보식은 허성태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허성태의 신분으로 황보식 같은 큰 인물을 만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허성태는 신분이 남달랐다. 그는 진 마스터의 미래 장인어른이었으니 많은 명문 집안이 부러워했다.“성태 씨, 정말 부럽네요. 훌륭한 따님
황보식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우리 사이에 그런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세요.”진서준이 서울시에서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황보식의 공헌이 컸다.진서준이 흔쾌히 승낙하자 황보식은 매우 기뻤다.그전에 진서준이 검으로 원혼을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 황보식은 이미 그의 신선 같은 술법에 완전히 굴복했다.“서준 씨, 무도를 수련하는 친구가 있는데 일찍이 다른 사람들과 싸우다가 경맥을 다쳤어요. 얼마 전 종사경을 돌파할 때 이를 발견했어요...”진서준은 술법 마스터일 뿐만 아니라 무도 종사급이었고 또 신의였다.그는 진서준이 끊어진 경맥을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알겠어요. 별로 큰 문제는 아닐 겁니다.”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바로 그 친구를 서울로 오라고 할게요.”황보식은 흥분에 찬 어조로 말했다.“어르신의 친구분께서 여기 계시지 않아요?”진서준이 이마를 찌푸리며 묻자, 황보식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친구는 지금 인천에 있어요. 지금 바로 출발하면 빨리 올 수 있을 거예요.”인천은 서울 바로 옆에 있고 빠르면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아니면 내일 아침에 내가 가서 그 친구분을 치료해 줄까요? 오늘 밤에 저는 좀 일찍 자고 싶어요.”“내일 아침에 만월호로 가시지 않으세요?”그러자 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끊어진 경맥을 치료하는 건 금방이면 돼요. 하지만 오늘 밤에 약재를 미리 준비해야 해요. 조금 있다가 제가 어르신께 약재들을 적어드릴게요.”“정말 고마워요! 서준 씨.”황보식은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이젠 밥 좀 먹죠. 음식이 다 식어요...”허윤진은 말하며 젓가락으로 큰 닭다리 하나를 집었다.“이 계집애야. 넌 그냥 먹기만 해.”허성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허윤진을 쳐다보았다.‘윤진이가 사연이처럼 예절 밝고 철이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밥을 먹은 후, 허사연은 차키를 꺼냈다.“언니, 술 마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