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3화

여자가 생각하는 가장 얄미운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

바로 갖은 수단을 동원해 여자를 유혹해 은밀한 부위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마음과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야릇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갑자기 여자의 몸에서 일어나 이런 멘트를 던지는 남자였다.

“아차, 급하게 처리할 일이 생각났네.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이어서 하자.”

진서준이 바로 배수정에게 그런 남자였다.

물론 진서준은 배수정의 진심을 갖고 논 것이지 신체적으로 그런 건 아니었다.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장면은 흔한 클리셰지만 여자의 마음을 얻기엔 그만큼 효율적인 방법도 없었다.

예전에 진서준이 절에서 배수정을 구해줬을 때, 진서준의 당당하고 든든한 모습은 배수정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만약 두 사람의 인연이 그 정도에서 끝났다면 배수정도 더 깊이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몇 차례 진서준과 마주치며 진서준은 매번 배수정에게 새로운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배수정은 진서준에게 점점 더 마음이 끌렸다.

특히 진서준이 혼자서 진씨 가문과 서씨 가문이라는 거대한 세력에 맞섰을 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김연아를 구해낸 그날의 장면은 배수정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그 장면 이후, 배수정은 진서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더욱 확실해졌다.

하지만 진서준이 운대산에 들어가 수련에 몰두한 이후, 진서준은 세상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듯 연락이 뚝 끊겼다.

배수정은 매일 진서준에게 수십 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배수정의 불처럼 뜨거웠던 마음은 조금씩 식어갔다.

배수정이 진서준을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이 아니라 그저 반응 없는 짝사랑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배수정은 진서준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기로 결심했다.

진서준이 자기에게 주동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한, 자신도 더 이상 진서준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번에 또 우연히 만나더라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낯선 사람처럼 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진서준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