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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그런데 배수정의 결연하고 슬픈 표정을 보자 진서준의 마음도 괴로워졌다.

“수정아, 좀 천천히 가, 같이 가자.”

양지천 일행은 곧장 배수정을 따라잡기 위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배수정은 점점 더 빨리 걸었고 한 손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양지천과 일행에게 들키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그만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삐었고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배수정의 신음에 떠나려던 진서준은 즉시 뒤를 돌아보았다.

배수정이 바닥에 주저앉은 것을 본 진서준은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달려갔다.

“수정아, 괜찮아? 혹시 너무 빨리 걸어서 발목을 삐었어?”

양지천 일행도 서둘러 배수정의 곁으로 달려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배수정은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눈물까지 흘리면서.”

배수정이 흘리는 눈물이 발목 때문이라고 착각한 양지천은 마음이 아파서 어쩔 줄 몰랐다.

“무슨 일이죠?”

진서준도 이때 다가와 배수정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발목을 다친 거예요? 내가 좀 볼게요.”

진서준이 다가오자 양지천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봐요, 당신은 그냥 당신 갈 길이나 가세요. 수정은 우리가 돌보면 됩니다.”

배수정도 냉담하게 한마디 보탰다.

“그냥 발목을 삔 거예요. 서준 씨, 얼른 가보세요. 괜히 이런 사소한 걸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요.”

진서준은 배수정이 자기에게 단단히 화난 걸 눈치채고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지난번 김연아 사건 때 배수정이 정보를 주며 도와준 덕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 은혜를 갚지 못한 채 이렇게 떠나자니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배수정이 아무리 자기를 원망하더라도 진서준은 배수정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괜찮아요. 아직 경성행 비행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요.”

진서준은 태연하게 양지천과 일행을 밀어내고 배수정 앞으로 다가가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양지천은 진서준의 행동을 보고 몹시 불쾌해하며 물었다.

“뭐 하는 거야?”

“당연히 발목을 치료해 주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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