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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수정 씨, 여행하러 온 거예요?”

배수정이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지난 만남 이후로 진서준과 배수정은 4개월 가까이 서로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동안 진서준은 수련에 전념하느라 다른 일에는 시간을 쏟을 수 없었다.

그 사이, 배수정은 진서준에게 카톡으로 수십 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진서준은 하나도 확인하지 못했고 당연히 답장도 없었다.

진서준이 이런 태도를 보이자 배수정은 깊은 상처를 받았고 진서준에 대한 마음을 접게 되었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배수정은 산을 오르며 여행을 통해 잠시 진서준을 잊어보려 했다.

하지만 진산 기슭에서 진서준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던 배수정이었지만 진서준을 보는 순간, 그녀의 가슴은 또다시 통제할 수 없이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맞아요, 친구들이랑 진산에 놀러 왔어요.”

배수정은 선글라스를 벗고 진서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배수정의 곁에는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 총 네 명의 청년이 함께 있었다.

청년들의 분위기와 외모는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하긴, 국내 최고 핫한 연예인 배수정의 친구들이 평범할 리는 없을 터였다.

배수정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한 청년이 배수정이 진서준을 바라보는 시선을 감지하자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 청년의 이름은 양지천이었다. 양지천은 배수정의 추종자일 뿐만 아니라 경성 양씨 가문의 직계 자손이었다.

양지천은 배수정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추구해 왔지만 배수정이 이렇게 그윽한 눈빛으로 다른 사람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양지천이 눈앞의 이 진서준이라는 남자가 배수정과 각별한 사이임을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배수정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진서준은 어색하게 몸을 돌렸다.

여러 여자의 관심을 받아본 적 있는 진서준이었기에 배수정의 마음을 짐작하지 못할 만큼 미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서준은 허사연과의 약속을 깨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이랑 잘 놀아요, 난 이만 가볼게요.”

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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